「능엄경 제1장 이야기(楞嚴一章)」, 청허 휴정(淸虛休靜, 1520-1604) 스님 지음
2023년 11월 16일
서산대사 청허 휴정 스님께서는 수도(修道)하는 선정(禪定)공부에 앞서 입문하는 견도(見道)방법으로서 오근 원통(五根圓通) 방법을 배우기 위하여 『능엄경』에서 원통(圓通)하는 수양공부에 착수하신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공안(公案)을 참구(參究)하여 제6식의 능작용(能作用)에 착수하는 간화선(看話禪)보다는 제1념(念)의 분별(分別)이 없는 오근(五根) 가운데 이근(耳根)에 착수하여 내관(內觀)하셨나 봅니다. 이것은 초심자가 견도하려는 방편(方便)공부로서 제6식을 버리고 오근 특히 이근에 착수한다는 사식용근(捨識用根)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능엄경』을 읽고 또 외우며 원통하는 방법을 두루 이해하셨다고 「독파능엄(讀罷楞嚴)」 시(詩)를 지으셨습니다. 아래 시(詩)는 일반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생명 현상(부부가 아이를 낳고 잘살아가는 것)이 출가자에게는 진실이 아니라고 깨우쳐주시려고 지으신 것 같습니다.
한마디 덧붙이면, 우리나라에서 『능엄경』을 가장 좋아한 사람은 이규보(李奎報, 1169-1241) 선생을 첫째로 꼽을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능엄경』 법회에 참가하시고 『능엄경』에 관한 시(詩)도 많이 지으셨습니다. 이규보 선생은 돌아가신 뒤에 강화도 진강산(鎭江山) 동쪽에 묻혔습니다. 현재 강화도 진강산 동쪽에 무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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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엄경 제1장 이야기」, 청허 휴정(1520-1604) 스님 지음
애(愛)와 욕(欲)이 서로 얽혀서 조장하는 생명(生命) 현상은 인지(因地) 마음의 심소법(心所法)인데,
아난(阿難)은 이런 심소법이 발현하여 음녀(淫女) 마등가(摩登伽)에게 끌려서 매음굴에 들어갔구나.
부처님께서 문수사리(文殊師利)를 빨리 보내 여인의 주문을 풀고 아난을 데리고 나왔는데,
불려온 아난은 부처님께서 손을 폈다 오므렸다 친절하게 가르쳐주신 수양공부들(最初方便, 禪那, 三摩, 妙奢摩他)을 이해하고 얼마나 오랫동안 수행하여야만 무루(無漏)한 큰 아라한(大阿羅漢)이 되어 부처님이 가르쳐주신 자비심에 감사할 수 있을까?
「楞嚴一章」(淸虛休靜) :
愛欲因心目(애욕인심목), 心目起攀緣(심목기반연).
趣裝不留客(촉장불유객), 何日謝金拳(하일사금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