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울토마토 달린 모습이 참 예쁘다
수박과 참외가 익어간다
머루
복분자
헛개나무 열매
헛개나무 아래 평상
천도복숭아
오전 10시. 덥지만 밭에서 풀을 뽑곤 가지와 방울토마토, 검게 변한 복분자 열대여섯 알과 청양고추와 일반고추와 엄청 크고 튼실히 자란 꽈리고추를 땄고 잠깐씩 헛개나무 아래에 놓인 넓은 평상에 앉아 물 마시며 쉬었다. 머위대도 조금 수확을 하니 벌써 점심 먹을때가 되었다. 땀으로 흠뻑 젖은 몸을 씻고 완두콩밥에 소소한 몇가지 반찬으로 지인과 먹는 밥은 꿀맛. 에어컨 켠 농막에서 무한 휴식 타임에 들어가곤 달콤한 낮잠을 잤다. 오후 네시, 잠시 밖에 나가 보니 온실에 들어선 것처럼 에어컨 켠 안과 밖의 기온차가 꽤 났다. 하늘의 먹구름이 습한 기운을 몰고 조만간 비를 뿌릴 것 같은 기세다. 비가 내리면 더위가 좀 물러나려니 싶었다. 다시 작업복으로 갈아 입고 또 텃밭 일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깻잎 따기와 오전에 못한 일 마저 하기다. 깻순까지 딸 여력이 없어 큰 깻잎만 따서 차곡차곡 바구니에 담는데 빗방울이 툭툭 떨어진다. 반가운 비가 내리며 찜통 더위가 좀 가셨고 일도 제법 할만해서 비를 맞으며 깻잎을 계속 땄다. 우두두두두, 갑자기 몰아치는 소나기와 바람이 기세 사납게 몰려왔다. 난 그런게 재미있어서 밭가에 선 나무아래에서 비를 피해 쪼그려 앉아 하늘과, 바람에 흔들리는 헛개나무들과 굵은 빗줄기와 그 비를 다 맞으며 밭에서 꺽은 방울토마토 웃가지를 마늘 캐고서 농작물이 빈 공간에 심고 있는 지인을 번갈아 보며 모처럼 호탕하게 웃었다. 역시 나는 자연과 함께할 때가 행복하다는 걸 여실히 깨닫는 순간이었다.
미소퀸의 수다였습니다 ~♡
첫댓글 방울토마토가 어찌 저렇게 열렸는지 신기하네요.
넘이뻐요. 자연으로 저리 됐을거 같진 않네요. 인공방식 인가요?
자연적으로 저리 되었는데 제가 봐도 신기하고 감탄스러워요. 심는건 지인이 하는거고 저는 풀 뽑고 거드는 일을 주로해요. 수확 담당이라서 아직 농사는 잘 모르지만 조금씩 배우며 익히고 있지요. 웃자란 방울토마토 가지를 잘라서 또 심었는데 어찌 자라고 어떤 식으로 열매가 달릴지 저도 궁금하답니다. 무농약 재배라서 벌레에 취약하지만 마음 편히 먹을 수 있어서 더 좋네요~^^
지기님 늘 감사해요 ~^^
청포도인줄 알았는데 머루,
거기다 복분자, 천도복숭아까지...
범상치 않은 농부시군요.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 살으리랏다...
종종 안빈낙도의 삶을 즐기시는 미소퀸님이 부럽기도 합니다.
아, 저중에 빈은 해당사항이 없겠지만요.
아이구, 제가 농부는 아니에요. 농부 거드는 조수 정도 되고요. 알고 지내는 지인이 저리 농사를 잘 짓는데 저는 숟가락만 얹은 거랍니다. 실제 경험해보니 농사가 얼마나 손이 많이 가는 일인지 알게되네요.정성도 꼭 필요하고요~
헛개나무 아래 평상에 누워
매미소리 들으며 스르르 잠들고 싶어요,
산모기가 가끔 나를 깨우면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하늘과 인사를 하고
어스름 해가 질 무렵
들깻잎 따서 된장으로 쌈을 싸고
가지 두개 쪄서 조물조물 간장에 무치고
보리밥을 지을래요, 늘보리로 부드럽게~~
별님의 풍부한 감성 실린 글에 가끔 놀라곤합니다. 글을 쓰셔도 잘하실 것 같아요. 혼자서도 뭐든 잘하는 별님처럼 저도 혼자놀기의 달인이라 여겼는데 아무래도 달인까지는 아닌가봐요. 가끔은 지인들과 만나 수다 떨고 저리 자연과 하나되는 즐거움에 취해도 보고 맛난 것 먹는 시간이 행복하더라고요. 서로에게 빛이 되는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지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