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글
오늘은 제 81주년이 되는 광복절이다.
최근 한 여배우 증조부의 친일 활동들이 알려져
광복절 시기에 뉴스가 됐다.
그 여배우가 증조부의 역사를 잘 알지 못한것일수도 있으나 파장이 너무크다.
인기 여배우와 진행중인 작품이나 관련회사들의 피해도 크겠다.
수세대전 조상의 잘못이라도 후손은 진지한 반성이 있어야 하고 겸손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이 사회에 봉사하는 일들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 될수 있겠다.
이번 주말은 광복절 대체 공휴일를 포함하여 3일간 휴일이기도 하다.
지난달 7월 21일 걷고 나서 남파랑길 고흥군의 마지막 구간을 걷기 위해 출발했다.
오늘은 남파랑길 76번코스로 고흥군 신기수문에서 보성군 득량만 방조제를 걷는 코스이다.
수일전 캐나다 토론토에서 생활하던 딸이 호주 멜버른으로 이동했다.
딸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해외 도시에서 일을 하며 경험을 쌓고 있었는데
호주 멜버른 영화 촬영 현장에서 2개월 일정으로 영화일을 하기 위해 출발했다.
나는 그가 경험한 시간들이 인생에 교훈이 되고 단단한 사람되어 돌아오길 기다린다.
보성 득량만에서 바라 본 해안은 아득하고 멀고 먼 길 같았다.
그러나 나는 저 해안을 몇일만에 걸어 왔으며 또 남은 길도 계속해서 걸을 것이다.
지금 대륙을 넘나들며 여러가지를 경험하는 내 딸도 더 큰 사람이 되어 돌아 올거라 믿는다.
오후에 내린다는 비는 내리지 않았다.
-걸었던 날 : 2026년 8월 15일(토요일)
-걸었던 길 : 고흥-보성구간 76코스(신기수문-창선해수욕장~득량만방조제~해평선착장~비봉공룡공원)
-걸었던 거리 : 13.6km( 20,000보. 3시간30분)
- 누계거리 : 1,160.5km
-글을 쓴 날 : 2026년 8월15일.(일요일)
모처럼 이른 아침 6시에 출발했다.
날은 이미 밝았고 바쁘게 사는 사람들은 이미 움직이고 있는 시간이다.
우리도 더운 낮 시간을 피하여 일정을 빨리 끝내려고 일찍 출발한 것이다.
도로는 한가했고 차는 빠르게 출발지점에 도착했다.
고흥군 대서면 신기항 방문자 센터앞에 주차를 하고 걷기 시작했는데
조금씩 하늘의 그림자가 걷혀지고 있는 바다에 작은 어선들이 정박하듯 떠 있는 모습을 보고
저 어선들은 어떤 목적으로 떠 있는건지 괜히 궁금했다.
그래서 마을 입구에서 서성이는 주민 한분을 만났고 그분에게 물었다.
"저 어선들이 잡은 어종들은 뭔가요? " 라고 물었더니
"우리 마을은 새꼬막 양식을 전문적으로 하는 마을입니다" 라고 설명해 주신다.
햐얀 새꼬막이 이곳 바다에서 길러지고 있었다.
그분과 그렇게 몇마디 나누는 순간 아내는 상당한 거리를 앞서 걸어가서
부지런히 한참을 뛰어 걸어야 했다.
해안가 단층 지질 관찰로 라는 데크길을 만난다.
데크길은 길지 않았으며 고요한 바다만 바라보며 아무생각없이 지나쳤다.
왜냐하면 설명하는 현판이 없어서 알수 없었고
지질 전문가가 아닌 나로서는 그저 평범한 해안 데크길이엇기 때문이다.
멀리 득량만 방조제가 보이는 낮은 야산을 넘었다.
야산의 밭에는 고추와 땅콩,그리고 옥수수가 자라고 있었고
손길이 덜 닿은 고추는 바이러스를 이기지 못하고 힘없이 시들어 버린 모습이다.
"할것 없으면 시골에 가서 농사나 지을까?"
"은퇴하면 공기 좋은 시골에 가서 농사나 지으면서 살아 볼까?"
라고 말들은 쉽게 하지만 보기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창선해수욕장의 아담한 송림 공원을 만나 정자에서 한참동안 쉬어 간다.
말복(末伏)이 지나 찌는 무더위는 한풀 꺽였지만 아스팔트를 걷는동안
지열(地熱)이 올라와 땀이 나기 시작했다.
오늘 걸어야 하는 거리가 짧아 여유가 있었다.
가져 온 복숭아를 새참으로 챙겨 먹으니 다시 힘이 충전되고~
득량만 방조제는 중간에 고흥군과 보성군의 경계가 있었으며
제방의 거리는 5km쯤 되어 한 참을 걸어야 했다.
이 제방은 일제 강점기에 주민들이 동원되어 원시적인 방법으로 제방을 쌓았으며
만들어진 농지에서 수확한 쌀을 일본인들은 해평 선착장에서 일본으로 가져갔다.
오늘 모두 걷고 나서 원점으로 가면서 현지 득량택시 기사님에게서 들었던 이야기들이다.
슬프고 가슴아린 이야기였다.
제2배수갑문을 지나 제방위에서 두개의 큰 거치대에 카메라를 올려 놓고
바다를 주시하는 분을 만났다. 바다 새를 관찰하시는분 같았다.
그런데 바다에 새는 없다.
그래서 가까이 가서 뭘 찍으신가요? 라고 물으니
"그물을 찍습니다" 라고 말씀하신다.
그러고 보니 바다에 자연스럽게 올망졸망 설치된 그물망이 있었는데
그 그물망 모습이 사진의 모델인 것이다.
나는 웬지 그분의 작업을 방해하고 있는것 같아서 서둘러 벗어났다.
그리고 적당한 거리를 벗어나 나도 그분처럼 한컷 사진을 찍어 본다.
전문가의 카메라는 조리개와 속도를 조절해서 작품 사진을 촬영하는것이지만
나의 핸드폰 카메라는 단순한 자동기능이다.
그런데 요즈음은 핸드폰 카메라가 화소가 크고 기능이 많아져 핸드폰으로 사진작업을 하는 동호회도 생겼다.
그러나 나는 그냥 조작없이 찍어대는 평범한사람이다.
내가 찍은 득량만 바다 그물 사진이다.
제목은 뭐가 좋을까?
한참을 생각했는데 딱히 떠 오른 단어가 없다.
그래서 "득량만 그물" 이렇게 지어 붙혀 본다.
제방 반대편에 "예당 생태공원"이 넖게 펼쳐져 있었고
축사옆 사료용 옥수수가 튼실하다.
해평 선착장을 지나 비봉리 공룡 조형물 앞을 지났다.
현판의 글을 인용하면 비봉리는 약 1억년전 공룡들이 알을 낳았던 산란지였다.
공룡의 알이 부화한후의 화석이 발견되어 그 모습을 형상화한 공룡의 조형물인
스테인레스 공룡이 바다에 서 있다.
그리고 오늘 종착지점인 비봉 마리나항에 도착했다.
오후에 비 예보가 있어서 그런건지 하늘은 어둡고 요트는 가지런히 정박한 모습이다.
그리고 딸들이 보내오는 카톡의 수신음이 들리니
은여사를 불러 서둘러 사진을 찍어 가족 카톡에 올린다.
"딸들아 우리는 이렇게 잘 놀고 있다!" 는 증거 사진이다.
마리나항에서 남파랑길을 역으로 걷는 나이 지긋한 노년부부을 만났다.
그 부부의 남편분은 49년생 77세로 나와는 띠동갑 이시다.
그분들은 서울에 거주하시는데 어제 여수시에 도착하여 보성을 거쳐 율포에서 숙박를 하고
오늘 새벽 5시부터 출발하여 5시간 동안 10km 걸으셨다.
그러고 보면 서서히 걷는 슬로우 트레킹인데 오후까지 걷는다면 족히 20km를 걸으실것 같았다.
그 부부와 잠시 나눈 대화를 요약하면 남편분은 백두대간을 연속 주행하여 54일만에 주파하셨고,
한국의 100대 명산을 등반하셨다. 그리고 해외 원정등반도 하셨는데 일본 10대 명산을 올랐고
히말라야 5~6천 고지를 수회 등반하셨다고 하셨다.
나는 여성분께 "젊은시절 산으로만 다니시는 남편분을 쫓아내지 않고 사셨내요?"
라고 물었더니
"나도 같이 다녔고 지금도 이렇게 같이 다니잖아요!"
라고 말하시니 할 말이 없다.
그리고 부부는 해파랑길을 완보하고 지금은 70대 후반의 나이에 남파랑길을 걷고 있으니
나는 오늘 고수(高手)중에 고수(高手)부부를 만난것이다.
그리고 그분은 전문 산악인 같았으나 일반인이시고 서울시청 공직자이셨다.
그리고 나에게 지리산 둘래길이 좋다며 꼭 지리산 둘래길을 걸어 보라고 권장하셨다.
무협지를 읽다보면 중원에 고수가 많다는 상황들이 자주 나온다.
현세의 세상에도 너무 다양한 능력자들이 많다. 나는 오늘 또 한번의 충격을 크게 받았고
나는 아직 젊고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걸 느끼도록 깨우쳐 준 분이다.
그리고 차로 이동하는중에 다른 트래커들이 걷는 모습들을 봤다.
남파랑길에서는 드물게 만나는 경우인데 여성 두분이 걷거나
또는 남성 두분이 걷는 팀을 봤고 혼성팀이 걷는 모습도 봤다.
남파랑 길은 다소 지루한 길인데도 묵묵히 걷는 이 길이
저분들에게 행복한 시간이 되고 지혜를 얻는 땀이 되길 소망한다.
낚시보트는 따게비 청소와 페인트 작업을 위해 트레일에 오르고
득량택시를 콜하여 기다리다가~
갑자기 검은 구름이 낮게 몰려와 금방이라도 소나기를 쏟아 부을 기세이다.
그리고 차를 회수하여 율포항으로 이동하고
율포 녹차해수탕에 들어가 씻고 나오니 하루가 게운하다.
내일은 종일 비 소식이 있으니 하루를 쉬고
월요일(대체공휴일)에 한코스를 더 걸어야겠다.
2026년 8월 15일 걷고,
저녁에 트레킹 일기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