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심봉석 시, 신귀복 곡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얼굴,
내마음 따라 올라갔던 하이얀 그때 꿈을,
풀잎에연 이슬처럼 빛나던 눈동자,
동그랗게 동그랗게 맴돌다 가는 얼굴,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무지개 따라 올라갔던 오색 빛
하늘아래 구름속에 나비처럼 나르던 지난날,
동그랗게 동그랗게 맴돌다 가는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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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사자 심봉석(1941년생)충남 공주출생 서울사대 생물과 출신의 시인
작곡자 신귀복(1937년생)경기도 안성출생, 작곡자이며 교육학자,
경희대학교 음악대학과 동 대학원 졸업 후
중,고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며 후학을 양성 했다.
주요작품으로는
<얼굴><산 새알 물새알><말하기 좋다고><사랑의 언덕><넝쿨타령>등이 있다.
가곡“얼굴(신귀복 작곡)”이야기
<얼굴>은 사춘기 소녀가 풋사랑 소년의 모습을 생각하는 노래 같다.
소녀 취향의 로맨티시즘과 수줍고 풋풋한 사랑의 감정이 표출돼 있다.
그러나 실상은 소녀도 아니고 사춘기는 오래 전에 안녕을 고한 두 청년 교사가
즉흥적으로 나름의 구원의 여인상을 머릿속에서 상상하며 만들었다.
때는 1967년 어느 날,
두 사람은 서울 동도공고에서 교편을 잡고 있었는데 이 학교 교무실이 “얼굴”의 요람이다.
아침에 교무회의가 열리고 있었는데 교장님의 말씀이 몹시 지루하게 느껴졌다.
지리함에 지친 생물교사 심봉석(沈奉錫)이 먼저 소근대며 말했다.
“교장 얘기 따분한데 서로 애인 생각하면서 노래하나 지웁시다.
제목은 ‘얼굴’이 어떻습니까?” “좋죠,
심교사가 가사를 짓고 나는 곡을 지어서 나중에 연결하면 좋겠군요”
음악교사 신귀복(申貴福)도 대 찬성이었다.
두 사람은 열심히 메모지에 작업을 시작했다.
드디어 조회가 끝 난후 두 교사와 동료교사 10여명이 음악실로 갔다.
악보에 심교사의 가사를 써 놓고 피아노를 쳤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썩 좋다고 칭찬했고
어떤교사는 “맹물(생물)교사가 무슨 가사를 쓰느냐”며 농도 걸었다.
심교사는 좀더 멋진 노래를 만들고 싶어서 보름 동안을
소공동 모 음악다방에 매일 퇴근 후 두 시간씩 앉아 다듬었다.
1절 마지막 구절의 ‘맴돌다’를 ‘맴돌곤 하는 얼굴’로 바꾸면서
멋을 부리는데 만 일주일 간 고심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