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선문화관 개관
_2024. 3. 28
_6.25 당시 구상 이중섭 등 문화예술인들의 예술담론공간 '대지바' 리모델링한 대구정신 서린 역사문화공간
대구광역시 문학진흥시설(대구문학관, 이육사기념관, 한국전선문화관)의 운영주체인 대구문학관(관장 하청호)은 2024. 3. 28. 오후 3:00 한국전선문화관 개관식을 가졌다.
대구는 학문의 고장으로 일제 암흑기에도 문학활동과 출판활동의 저변이 두터웠다. 광복 후 극심한 좌우대립으로 전국문화단체총연합회 경북지부 설립이 불발된 가운데 6.25가 발발하였다.
전국문화단체총연합회(全國文化團體總聯合會, 약칭 문총)는 중앙문총구국대(대장 김광섭)로 개편되어 대구로 남하해 와 경북지대(대장 이효상)와 합류, 젊은 학도병들의 전의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 『전선시첩』을 제작 배포하고 <8·15기념행사>를 한일극장에서 갖는 등 선무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했다. 1951년 1월에 나온 『전선시첩』 2집은 경북지대원만으로 꾸몄고, 3집은 편집을 해놓고서도 햇빛을 보지 못하다가 1984년 죽순문학회 이윤수의 집념에 의해 『전선시첩』 합본이 나왔다.
조지훈, 구상, 서정주, 이한직, 박두진, 유주현, 김동리, 박목월, 황순원, 전숙희, 박계주, 안수길, 김송, 임긍재, 박화목, 이정호, 서정태, 조흔파, 김윤성, 유치환, 오영수, 홍영의 등 실로 많은 문인들이 참여한 문총구국대는 육군종군작가단, 해군종군작가단, 공군종군문인단 등으로 나뉘어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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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고예술학원 발기인 명부 | 상고예술학원 설립 취지서 |
대구 출신의 상화(1901∼1943)와 고월(1900∼1929)에서 한 자씩을 딴 ‘상고예술학원(원장 마해송)’이 6·25전쟁 당시 피란도시 대구에 설립되었다. 당대 최고의 교수진을 갖춘 국내 최초의 문학예술 전문교육기관으로 90명의 예술가가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소설가 박종화 김기진 김말봉 김동리 장덕조 최정희 정비석 최상덕 최인욱 박영준 김영수 김동사, 시인 이은상 오상순 유치환 구상 조지훈 박목월 박두진 양명문 김달진 박귀송 백기만 이효상 이호우 이설주 이윤수가 뜻을 더했다. 국문학자 양주동 이숭녕 김사엽 왕학수, 평론가 최재서, 아동문학가 마해송, 극작가 유치진, 연극인 이해랑, 수필가 전숙희, 음악가 김동진 김성태, 화가 서동진 박명조 등 문학을 넘어 여러 예술 분야의 인사가 참여하였다.
1953년 휴전 협정 때까지 대구는 명실상부한 한국 문학의 수도였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때 형성된 '전시문단'은 학생들의 문학동인 활동에 불을 지펴 대구문학의 저변을 더욱 두텁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장안의 지가를 들썩이게 하는 문사들을 많이 배출하였다.
대구는 서울을 제외하면 문인이 가장 많은 도시이자 출판활동이 활발한 도시다. 6.25때 대구사람들이 외지인을 대하는 후한 인정, 새로움을 받아들여 더욱 새롭게 하는 융화력 등 대구정신의 한 면모를 한국전선문화관에서 읽을 수 있다.
향촌동의 다방과 음악 감상실은 전국 각지에서 피란온 예술가들이 모여 예술에 대한 열정을 논하고 한편으로는 나라 걱정을 하던 아지트였다. 외신이 타전한 것처럼,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바흐의 음악을’ 들으며 한 시대를 뜨겁게 달구었던 문화예술인들의 발자취는 북성로와 향촌동 일대에 아직도 그 향기를 흩뿌리고 있다.
도심 재개발의 격랑 속에서도 북성로와 향촌동 일대 그 흔적들의 중심에 대구문학관과 한국전선문화관, 그리고 향촌문화관이 있다. 대구 중구청이 구상 시인과 이중섭 화가가 자주 묵었던 호텔급 화월여관을 비롯하여 음악감상실 르네상스와 녹향, 백조다방, 백록다방, 꽃자리다방 등 예가터의 표징을 동판에 새겨 붙였다. 인걸은 가시고 없으나 그 흔적과 예술혼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구광역시 문학진흥시설 중 하나인 한국전선문화관은 6.25때 구상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피란온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치열하게 예술담론을 펼쳤던 <대지바>를 대구시가 리모델링하였다. 앞길은 '구상 이중섭 길'로 명명될 것이라 한다.
북성로 향촌동은 요즘 젊은이들과 동남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대구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대구광역시 문학진흥시설'은 대구광역시를 대신하여 전문인력 풀을 갖춘 (사)대구작가콜로퀴엄(이사장 박재복)이 수탁 운영하고 있다.
대구문학관은 전국 자치정부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견학을 오는 등 가성비 높은 문학관으로 정평이 나있다.
첫댓글
대구시 향촌동이 그야말로 문화의 거리로 자리 잡았네요. 문득 윤장근 회장님이 생각 납니다. 기대가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