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남의 인생노트 『출렁이는 강물처럼』 > NEW BOOK YOUTUBE | 북랜드 (bookland.co.kr)
칠곡 김길남
1899년 간도로 이주한 뒤 교육회장을 거쳐 최초의 한인회장을 역임한 독립운동가 김약연 목사님이 세상을 떠나신 날, 1942년 3월 29일 낙동강 칠백 리 푸른 물줄기가 흐르는 강촌 칠곡에서 태어났다.
대구 영남고등학교와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노조위원장을 시작으로 40여 년 단체활동을 했다. 한미교류협회장, 미주한인회 총연합회장, 해외한민족대표자협의회장을 거쳐 단국대학교 초빙교수로 재외동포연구소장을 역임했다. 정부 포장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부인 안희자와의 사이에 장남 회계법인대표 김성은과 차남 Heritage Inc 대표 김성진, 삼남 Cassden Inc 대표 김성현을 두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발발한 6·25로 기차 화물칸의 지붕에 올라타고 부산으로 피란 갔다가 돌아오니 집은 불타 없어지고 잿더미만 남아있었다. 1942년생인 저자가, 일인이 남기고 간 적산가옥, 대구 10·1폭동 사건, 미군정시대 등 해방 후 동족상잔의 암울한 전조로 온 나라가 혼란스러웠던 유년의 그즈음을 떠올리며 써 내려가는 이 회고록은 한 개인의 소중한 인생 기록이면서 살아 있는 한국역사의 기록이다.
전후 복구도 채 안 된 대한민국의 어두운 시기에 생존에 급급했던 눈물겨운 일화나 국민소득 5~60불로 대학을 졸업해도 취직자리가 없어 파독 광산 근로자로 떠나야 했던 1960년대 당시 한국사회의 가난에 대해 저자는 담담하게 회상한다. 회피하지 않고 시대를 정면으로 관통하며 살아온 저자에게 이후로도 인생은 도전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3·15 부정선거 규탄 시위에 참여하고, 4·19혁명 5·16 군사 쿠데타를 거치며 수의대를 졸업하고 미8군에서 군 생활을 하고 취업한다. 서슬 퍼런 유신 치하에서 노동조합활동을 하다가 1977년 해외 근로자가 되어 열사의 땅 사우디아라비아로 간 다음 미국에 정착하는데, 이민 42년이 지난 2020년 현재, 저자는 재외국민이자 미국 시민권자이다. 이렇듯 저자의 인생은 책 제목인 ‘출렁이는 강물처럼’ 80년 가까운 격동의 세월을 흘러 왔다.
저자의 이력 속에 담겨 있는 불굴의 도전정신과 용기 있는 삶의 역사는 특히 미국 이민 이후를 기록한 글에서 두드러진다. 시카고 한인회장, 미주한인회 총연합회장, 해외한민족대표자협의회 의장으로 활동하며 미주 교민사회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재외국민의 권익증진에 매진한 일, 재외국민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한국의 해외 이민사 정립에 이바지한 일, 각종 문화 활동, 사회단체 강연, 대학 강의, 칼럼 등 집필활동, 수필가로의 등단 등 저자의 쉼 없는 도전의 역사는 후세의 모범이 되기에 충분하다. 책 속에는 미주 한인들의 이민 생활과 관련된 이야깃거리가 풍부하고, 신문기사, 저자의 생애를 보여주는 사진, 미국 주류사회에 당당히 자리 잡은 저자의 자손들이 존경하는 아버지, 할아버지에게 쓴 글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키에르케고르가 말한 삶의 정의로 회고록을 마무리한다.
<사람은 오직 한 번 태어난다. 만일 당신의 생애가 올바로 보낸 생애라며 즉 당신의 생애가 영원한 것이라면 영구히 감사하라. 그렇지 않으면 어찌할 도리가 없다. 인생은 오직 한 번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