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는 와이파이가 서울역후문쪽(충정로 방향) 공원에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는데 올해는, 아니 핸드폰을 이번에 새롭게 바뀐 후에는 와이파이가 터지지 않아 와이파이가 되는 서울역 후문쪽 계단근처에서 일주일에 세네번 새벽을 보내고 서울역 오픈때 바로 대합실로 직행하곤 했습니다.
이 후문쪽에는 계단 10개 묶음의 5개층으로 이루어질 정도로 조금은 아찔한 곳입니다. 엘리베이터가 옆에 있지만 대부분 이 계단을 이용해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오르고 내려가는 데 계단 옆에는 바퀴달린 캐리어를 배려해 계단형식이 아닌 눈썰매 매장처럼 되어 있지만 너무 경사져서 캐리어를 끌고 올라오는 것이 더 위험해 보였습니다. 이 계단 맨 위에는 가로등이 양쪽으로 있는데 엘리베이터쪽은 자리 잡기가 편하고 와이파이가 그나마 되는 곳이라 이 곳에서 자리를 잡고 앉아서 하다보면 졸음에 핸드폰을 놓치거나 가방을 발로 차서 너부러지길 자주 했는데...어제는 가로등에 기대어 그냥 새벽 4시 20분 서울역 오픈되는 때까지 앱테크를 하자라는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서 있어면 졸음은 방지될 것이라 생각했는데...한번씩 소변이 마려워 일찍 일어나기도 하는데..
그런데 새벽 3시쯤 핸드폰 시계를 보고, 두 시간 이상 서 있다보니 다리도 아프긴 했지만 소변이 마렵지 않아 계속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자 마자 졸음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몸이 돈다는 생각가 동시에 스턴맨처럼 제가 바로 아래 10계단을 돌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 속도감이면 50계단 맨 아래 까지 굴러갈 것으로 느껴질 정도로 빠르게 돌았습니다. 이런 제 자신에게서 스턴트맨을 생각할 정도로 액션영화에서는 계단을 굴러가는 장면이 많이 보이는데 이들은 의식이라도 하고 나서 계단을 굴렀지만 저는 일반인으로서 아무 의식도 못한채 계단을 굴렀습니다. 안정장치도 없이...
그러다 다행히 몸이 멈추는 것을 느꼈고 10계단 아래 평평한 곳, 다음 10계단을 위한 평평한 면에서 멈추었습니다. 잠시 주변을 의식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 곳은 대합실과 달리 사람들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잠시 지금 무슨 상황이 벌어졌는지 정리한 후에 일어나 가로등 아래에 가서 앉아서 지금 일어난 상황에 대해 당황스러움과 함께 몸에 타박상이나 이상증상이 있는지 확인하였습니다. 다행히 서 있는 상태에서 다리가 풀리며 계단과 평행하게 한 상태에서 구른 것으로 보였는데 머리나 얼굴쪽에는 타박상이 없었고 왼쪽 정강이쪽에 시큰한 기분이 들은 것으로 봐서 이 곳에 조금 타박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의식도 못한채 10계단을 굴렀지만 다행히 몸이나 정신적으로 큰 데미지는 없었고 작년 공원 평상에서 졸음에 처음으로 바닥과 무릎을 찍은 기억이 나서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전날 분당우리교회 이천수목사님 설교에 등장하는 수르보니게 여인에 대한 믿음과 관련해서는 나중에)
그리고 나서 1시간 뒤 서울역 오픈으로 화장실까지 걸어가면서 조금 몸이 경직된 기분이 들었고 대합실 의자에 앉아 핸드폰을 만졌습니다. 한 시간이나 지났지만 영화에나 볼 법한 계단을 구른 경험을 한 당황스러움은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졸음(약간 추운데서 따뜻한 곳으로 들어오니)이 찾아왔고 잠시 후 제 몸은 다시 대합실 바닥을 나뒹굴었고 여느때처럼 아무일이 없다는 듯이 일어나(주변 사람들에게 안심감을 주기위해) 자리에 앉아 핸드폰을 만지작 거렸고 잠시 후 다시 몸이 바닥에 나뒹굴었는데 이번에는 계단을 구를 때에도 타박상이 없었던 오른쪽 이마를 찍었고 이로인해 혹이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다시 아무 일이 없다는 듯이 자리에 앉아 핸드폰을 하였는데 잠시 후 세번째로 몸이 바닥을 찍었고 이번에는 처음 두번과 달리 왼쪽으로 몸이 바닥에 먼저 닿았습니다. 계단을 한번 구른 것과 함께 연달아 대합실에서 3번 바닥에 나뒹굴고 나자 핸드폰에 충격이 갔는지 안갔는지 살필 겨를도 없이 이 생활의 종착점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다행히 이마에 먼저 바닥이 닿았지만.혹 이빨부분이나 턱 부분이 먼저 닿으면 얼굴인상이 달라질 정도로 큰 상처를 입을 것으로 보여...
----------------------------------------------------------------------------------------------------------------------------------------- 그리고 나서 용산도서관 2층 열람실에서 어제 있었던 이찬수목사님의 설교에서 개보다 못한 취급을 받은 수로보니게 여인의 심정이 지금 제 심정이라는 생각이 들면서...(이에 대해서는 영적생각 게시판에서 언급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