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7주일은 '예수 승천 대축일'입니다.
예수님의 승천에 대한 말씀은 신약성경 루카 복음서와 사도행전, 그리고 2세기경 마르코 복음서에 추가로 덧붙여진 내용에 간략히 언급되고 있습니다.
<루카복음> 24,50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베타니아 근처까지 데리고 나가신 다음, 손을 드시어 그들에게 강복하셨다. 24,51 이렇게 강복하시며 그들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셨다.
<사도행전> 1,9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이르신 다음 그들이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오르셨는데, 구름에 감싸여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지셨다.
<마르코복음> 16,19 주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다음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 |
이처럼 성경에 비교적 짧게 언급된 예수님의 승천 장면의 말씀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의미는 무엇인지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성경이 전하는 승천의 본래 의미
• 성경의 예수님의 승천 말씀은 단순히 예수님이 하늘로 올라가면서 보는 이들, 곧 제자들의 시야에서 사라진 것이 아님을 알려 줍니다.
• 승천 말씀에 그 최종 목적이 분명히 드러나 있는데, 루카 복음사가는 자신의 두 작품 안에서 예수님 승천 장면을 가시적으로 묘사함으로써
• 부활하신 분이 지금 중간 상태, 곧 새로운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에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 예수님의 승천은 예수님이 지금까지 살았던 이 세상으로 되돌아온 것도 아니며,
• 승천 순간에 예수님이 도달하셔야 하는 궁극적 영광에 이미 도달한 것도 아님을 말해 주고자 합니다.
• 루카 복음서와 사도행전 두 작품에서 유념해야 할 부분은 예수님 승천 후에 제자들이 예루살렘으로 되돌아왔다는 사실입니다.
• 제자들의 예루살렘 귀환 목적은 그곳에서 성령 강림을 준비하며 기다리기 위함이었습니다(사도 2, 1-4).
• 사도행전에 따르면, 성령 강림은 예수님의 현양(顯揚, 높이 드러냄)을 뒤따르는 사건으로,
• 부활하신 예수님이 궁극적 영광에 도달한 다음에,
• 곧 성부 오른편에 앉으신 다음에 성령 강림 사건이 발생하였다는 것입니다(사도 2, 33).
• 이렇게 볼 때 예수님 승천의 목적은 예수님이 성부 오른편에 오르시기 위함에 있습니다.
• 그러므로 성경에서의 승천 말씀은 부활하신 분의 현양을 위한 하나의 중간 사건 또는 그 준비 과정으로 이해된다는 것입니다.
2. 루가복음서와 사도행전 승천 이야기의 차이점
① 성경 묘사의 차이점
• 같은 루카 복음사가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두 작품의 묘사에는 차이점이 드러납니다.
• 루카복음에서 예수님의 승천은 예수가 제자들과 헤어지는 사건을 중심으로 묘사됩니다(루카 24,51).
• 부활 후 제자들에게 발현한 예수님은 그들을 베타니아 부근으로 인도하여 그곳에서 그들에게 축복한 후 승천하십니다.
• 이에 제자들은 엎드려 절한 후 예루살렘으로 귀환합니다(24, 52).
• 반면, 사도행전의 승천 말씀에서는 특히 '구름' 을 중심으로 한 천상적 · 상징적 표현을 통하여 예수님의 재림이 강조되고 있습니다(사도 1, 11).
• 이같이 구름 속에 휩싸여 공중으로 사라지는 장면은 당시 사람들에게 지상의 모든 차원을 뛰어넘는 초월적 사건으로서
• 예수님이 바로 궁극적 심판관이라고 깨닫게 해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② 승천 시기의 차이점
• 루카의 두 작품에 나타나는 승천 시기도 다릅니다.
• 루가복음에서는 이야기 흐름으로 보아 부활 다음날 아침에 예수님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납니다(24, 50-53).
• 반면 사도행전에서는 구약성경으로부터 전통적 준비 과정으로 이해되는 40일 동안의 활동 시기를 가진 다음에 승천하시는 것으로 묘사됩니다(1, 2-3. 9-11).
• 부활하신 예수님는 이 기간 동안 제자들과 더불어 지내면서 그들을 격려하고 가르치십니다.
3. 루가 복음사가의 신학적 의도
• 루가 복음사가가 예수님 승천 이야기를 통하여 전하려고 하는 것은
• 부활한 분이 역사적으로, 곧 실제로 제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술된 대로 그렇게 하늘로 올라갔다는 사실에 대한 묘사가 아니며,
• 루가 복음사가는 승천 내용을 통하여 부활하신 예수님의 현양을 그리스도론적으로 더욱 선명하게 조명하고자 할 뿐이라는 것입니다.
• 루카의 두 작품 안에는 '사람의 아들' [人子]인 예수님이 구원자요 심판자로서 '구름을 타고' 오리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 루가복음 21장 25-28절에서는 구름을 타고 오는 분의 모습이 강조되며,
• 사도 행전 10장 42절에서는 심판자로서의 모습이 강조됩니다.
• '구원자'로서의 모습은 루카복음 2장 11절에서 '주님' 및 그리스도' 와 함께 명시적으로 등장합니다.
• 예수님을 '궁극적 심판자' 로 고백하는 이러한 장면이나 사상이 예수님의 승천 이야기를 구성하는 데 직접적 바탕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4. 그리스도론적 측면에서의 승천
① 부활 신앙과의 관계
• 예수님의 승천은 초대 교회의 예수님 부활 신앙과는 떨어질 수 없는 관계에 있습니다.
• 예수님 승천의 본래적 의미는 예수님 부활에 대한 신앙 고백, 즉 인간으로 세상에 오신 주님이 궁극적으로 본래의 영광을 차지하셨다는 믿음에서 찾아야 합니다.
• 예수님 승천은 인간의 가장 비참한 처지,
• 곧 십자가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자신을 낮추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드디어 하느님 아버지의 권능에 찬 본래의 삶으로 귀환하셨음을 의미합니다.
• 예수 그리스도는 인류의 구원을 원하시는 성부의 뜻에 순명하심으로써 자신을 낮추어 사람이 되셨고(필립 2. 6- 11),
• 그분은 이제 하느님 아버지의 뜻에 따라 인류 구원을 위해 자기 비하(自己卑下)의 과정을 마치고 본래의 처지로 돌아가심으로써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셨습니다.
• 예수 그리스도가 지상의 모든 여정을 마치고 하늘 나라로 돌 아가는 마지막 과정을 승천 사건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이렇게 승천하신 분 안에서 온 인류는 하늘의 모든 피조물과 하나되어 궁극적으로 또 영원히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상속을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 하늘나라에, 곧 그분이 베푸시는 상속에 한몫 차지할 수 있기 위한 기준은 복음서 곳곳에 제시되어 있습니다.
• 형제들과의 나눔(마태 25, 31-46)을 비롯하여 주님 앞에 가난한 자세(루가 4, 18-19),
• 예수님의 모범을 따르는 삶(요한 13, 1-17)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다른 측면에서 로마 1, 17 ; 3, 21-26 참조).
② 예수님 재림의 시작
• 다른 한편, 예수님 승천은 예수님 재림의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왜냐하면 죽음으로부터 부활하여 성부 오른편에 앉으신(현양되신) 예수님이 세상에서부터 잠시 동안 도피한 것이 아니라
• 그분은 부활하여 현양되심으로써 이미 모든 피조물을 그 최종 목표로 인도하여 하느님과 궁극적 화해를 이루셨기 때문입니다.
• 이로써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궁극적 다스리심에 온전히 참여하기 시작하신 것입니다.
5. 교회론적 측면에서의 승천
① 성령을 보내심을 예고
• 예수님 승천은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 온 인류의 구원을 이루는 예수 그리스도의 활동은 하느님 백성인 교회 안에서 가시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 예수 그리스도의 활동은 일차적으로 성령을 보내심에서, 이어서 그분의 영인 성령의 활동 안에서 더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 나눔과 친교의 성사인 성체성사를 비롯한 교회의 모든 성사 집행을 비롯한 성령의 작용을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인류 구원 활동은 지속되기 때문입니다.
② 지상과 천상을 하나로 묶는 분이심을 강조
• 루카 복음사가가 부활과 승천 사이에 은총과 구원을 위한 준비 과정을 상징하는 숫자 40을 두는 데는 각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 부활을 통하여 이미 영광에 도달한(현양 되신) 그리스도는 한편으로는 지상에 남아 있는 믿는 이들에게
• 전과 변함없이 아직도 체험할 수 있는 분으로 머문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부활하신 그리스도는 세상의 유한성과 하늘나라의 영원성 사이를 넘나드는 분임을,
• 곧 지상과 천상을 하나로 묶는 분이심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6. 교리에서의 의미
① 십자가 사건은 승천의 시작
•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 높이 들리심은, 그가 승천으로 하늘로 높이 오르실 것임을 의미하고 예고합니다.
• 그래서 요한 복음서는 "나는 땅에서 들어 올려지면 모든 사람을 나에게 이끌어 들일 것이다." (요한 12, 32)라고 전합니다.
• 그런 의미에서 십자가는 승천의 시작(《가톨릭 교회 교리서》 662항)이었습니다.
② 부활의 영광에서 신적 지위로 옮겨감을 뜻함
• 이는 다음의 말씀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 "내가 아직 아버지께 올라가지 않았으니 나를 더 이상 붙들지 마라. 내 형제들에게 가서 '나는 내 아버지시며 너희의 아버지신 분, 내 하느님이시며 너희의 하느님이신 분께 올라간다.'고"(요한 20, 17).
• 이 말씀은 부활한 예수의 영광과 하느님의 오른편으로 오르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가리킵니다.
• 역사적이며 동시에 초월적인 성격을 지닌 승천 사건은 전자에서 후자로 넘어가는 표지입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660항).
• 그렇기에 예수님 승천은 예수님의 인성이 하느님의 천상 영역으로 결정적으로 들어감을 나타냅니다.
• 그리스도는 그곳에서부터 다시 올 것이지만, 그때까지는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을 것이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665항).
③ 승천은 육화 강생의 결과
• 사실 승천은 육화로 실현된 강생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 '아버지로부터 떠나 오신' 분, 곧 그리스도만이 '아버지께 가실' 수 있습니다(요한 3, 13 : 16, 28).
• 인간은 자신의 자연적 능력만으로는 '아버지의 집' (요한 14, 2)과 하느님의 생명 · 지복에 다다를 수 없습니다.
• 오직 그리스도만이 인간에게 이 길을 열어 주시어, '우리의 으뜸이 되시고 머리가 되시어 앞서가시면서, 당신 지체들인 우리도 당신이 가신 데로 따라가게' (승천 감사송) 하실 수 있습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661항).
• 그렇기에 예수님의 승천으로 인간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처럼 성경에서의 부활하신 예수님의 승천에 관한 말씀은
▶ 예수님의 승천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것이 아니라
▶ 부활하신 예수님이 성부 오른편에 앉으실 분이라는 것과
▶ 예수님께서 궁극적인 심판관이시라는 것과
▶ 부활하신 예수님이 다시 신적인 지위로 들어 높여짐으로써
▶ 인간으로 세상에 오신 주님이 궁극적으로 본래의 영광을 차지하셨다는 믿음인 부활신앙과
▶ 인류 구원을 위해 자기 비하(自己卑下)의 과정을 마치고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심으로써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셨음과
▶ 예수님의 승천으로 인간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가톨릭굿뉴스 가톨릭대사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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