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찾아봐도 이제는 사라진 주소이지만 분명 그때는 편지가 배달되던 주소였읍니다. 제가 나고 자란 둥지의 주소랍니다. 아득히 오래전 어린시절 기억이야 희미해 질수 밖에 없겠으나... 오늘은 두눈 감고서 그 주소를 찾아가 보려 합니다.
어제 심야에 친구랑 통화를 장시간 했읍니다. 무려 32년만에요. 아직도 우린 상당히 많은 부분을 같이 기억하고 있었답니다. 희미한 기억으로 서로를 찾다가 어제사 통화가 되었답니다. 녀석이 그런데, 커다란 교회 목사님 이시라네요. 으~휴.
녀석은 잘 생겼읍니다. 공부도 잘했읍니다. 그림도 잘 그리고. 얄미울 정도로 모든것을 나보다 잘했읍니다. 무엇보다 녀석이 부러웠던것은 어깨동무(소년중앙) 같은 월간지를 늘 사서 본다는 것이었읍니다. 우주소년 아톰과 손오공과 요괴인간 그리고 타이거 마스크등 별책부록 만화는 어린 동심을 잠 못들게 하는 간절함 이었기에 녀석을 따라 그의 집을 가곤 했읍니다. 북문 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고추전(고추 시장) 입구에 커다란 교회가 있는데, 녀석은 거기에 살았읍니다. 녀석의 아버지가 목사님이었기 때문 이지요. 지금 기억에도 참 예쁜 사내녀석 이었읍니다.
그런데 녀석은 윗 주소의 우리집을 먼저 기억하더군요. 커다란 나무들과 사과 포도나무 잣나무가 있고 새와 물고기를 기르고, 사냥개가 몇마리씩 살던 집. 무엇보다 기억 하는것은 전축처럼 앞을 옆으로 밀어서 열던 텔레비젼이 있던것을 이야기 하더군요. 수요일 인가? '용감한 린티'라는 서부극을 같이 보았었답니다. 서부 개척시대에 기병대에 어린 꼬마 군인 하나가 세퍼트 군용견을 기르면서 인디언과의 싸움에서 늘 커다란 공을 세우는 저녁시간대 미니 드라마였읍니다. 사실 저는 심야의 서부극 '로 하이드'를 더 좋아 했었답니다. 늘 혼자이기를 좋아하는 목동이 개척민을 괴롭히는 아파치족을 너무나 멋진 총솜씨로 싸워 이겼으니까요. 그리고 음악이 뒤따랐는데.....얼핏 (로벤 로벤 로벤... 로 하이드 로하..헤르만...)
개구장이 짓 빼고는 모든것을 나보다 얄미울 정도로 잘하던 녀석은 어느날 새교회로 부임하시는 아빠를 따라 서울로 전학을 갔읍니다. 그게 초등학교 5학년이던 1971년 이었답니다.
충주시 교현동에 위치한 저의 모교는(국민학교) 개교 100년이 넘은(충북 2번째의 긴 역사) 당시 3.600명의 학생이 다니던... 요즘으로는 상상키 어려운 초 매머드급 학교였읍니다. 그리고 저는 5학년의 아주 소문난 개구장이 였답니다. 6학년 여자애들이 저를 발견하면 일제히 놀이를 그만두고 피했으니까요. 고무줄 끊어가기 오재미 중간에 가로채 가기 등등.... 그렇게 빼앗아 간것은 제마음에 드는 여학생에게 슬쩍 던져주곤 했는데.... 아쉽게도 그때 기록해둔 치부책을 찾을수 없다는 것입니다.
동편 야트막한 언덕엔 반쯤 쓰러져 가는 기와집 하나가 있었는데 교내 이발관 이었읍니다. 옛날 사진에 나타나는 더벅머리 꼬맹이들.... 반정도는 빡빡이 이고(잦은 이발비 절약)....기계충 이라고 머리가 듬성듬성 빠져 물빠진 움벙을 몇개씩 머리에 달고 다니던 녀석들... 때가 꼬질꼬질한 허연 의상(작업복)의 깍새(이발사)아저씨는 기계손좀 잘 보시지 가끔은 머리를 깍는게 아니라 찝혀서 잡아 뽑는것 처럼 아팠답니다. 그래도 덤벼들지 못하는 것은 제법 무게있어 보이는 쇳덩이를 기둥에 못박아논 가죽 허리띠 같은데다 한참을 문지르면 연필깍던 칼보다 더 잘드는 면도칼이 되는 마술 때문이었읍니다. 추운날에 대충 작은 그릇에 담겼던 비누거품 솔을 뒷덜미에 문지르면 벌벌 떨었답니다. 어린 마음에 그런 대접이 미웠으나 말은 못하고(뜨신 물로 해줌 안되요?)... 그러나 제가 누굽니까?
봄이 지날때면 그 깍새 아저씨는 저 땀시 치를 떨었읍니다. 그 쓰러져 가는 이발소 뒷켠에 무지무지하게 큰 살구나무가 있는데, 그 가지가 거의 이발소 기와지붕을 다 덮고 있었읍니다. 노르스름 주황빛을 띤 살구들이 그 자태를 드러낼 쯤이면 씩씩하게 무리를 모아서 작전을 치르러 갑니다. 한 넘이 망을 보고, 그새 뒤로 돌아 올라가 살구를 모조리 따재키는 것입니다. 왜 냐구요? 배가 터지게 먹어도 다 못먹을 그 살구를 깍새 아저씨가 나누어 줄리가 만무니까요. 들킬낌새면 소리질러 도망을 갑니다. 그러나 다음 쉬는시간 땡그렁 땡그렁 종소리 울리면 또 나타납니다. 이번엔 사방에서 돌맹이들을 주워다 살구 나무를 향해 사격연습을 합니다. 실력없는 넘들이 던지는 돌맹이가 기왓장위에 부딪치면 깍새 아저씨 쫒아나와서 고래고래 고함을 칩니다. 그러나 저는 꿋꿋이 남아서 하던 폭격을 마져 합니다. 그 아저씨 단거리 순발력과 사격술을 이미 파악하고 있으니까요. 적당히 다가갔다 물러섰다.... 떨어진 살구라도 주워서 먹으려 하면.... 깍새 아저씨의 가히 발광에 가까운..... ' 너.. 야련이 넘. 내 선생님게 일러준다.' 그 상황이 되면 저도 작전상 후퇴를 합니다.
북서쪽 울타리옆... 맨날 물퍼내는 온실 옆에 아주 쬐끄만 매점이 있었읍니다. 키가 크시고 아주 깡마른 아저씨와 할아버지의 중간되는 분이 계셨는데 워낙 한적하고 그늘진 곳이라 지금도 그 아저씨 생각하면 늘 추워보였단 생각이 먼저 떠오릅니다. 색종이 하나.표지 두장. 색도화지 세장....물파스.분도기. 지우개. '콤파스랑 공책 주세요.' 어느날 매점이 폐쇄되어서 그 아저씨 걱정을 했었는데 북문다리 건너 문구사를 하나 내셨다 하더니.....지금은 동*상사 라고 지역에서 젤큰 문구도매점을 하시던데... 그 아저씨는 아주 오래전 부터 안보이셨답니다.
이제 학교에서 개구장이 짓이 재미없어 지면 집으로 나섭니다. 서편 정문을 나서다 돌아보면..... 학교 본관 지붕에 커다란 간판이 뜨문뜨문 서있는데 이렇게 절혀 있었답니다. <반공><방첩><승공><<통일> 어린 그때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답니다.
정문을 조금 나서면 신작로가 나타납니다. 물론 비포장의 넓찍한 도로 이지요. 가로수는 키빼기만 쭉쭉 뻗은 미류나무 랍니다. 차 한대 지나가면 먼지가 일던 도심의 비포장 도로는 아는 사람만 압니다. 미류나무 가로수랑..... 처음 만나는 건물이 브라운 색상의 벽칠을 한 5층정도 높이의 조망탑이 있던 소방소(현 교현 동사무소) 였읍니다. 옆으로 접어서 밀던 아주 커다란 빨간 철문들에는 하얀 글시로 <불조심> 이라고 적혀있었읍니다. 그리고 그 문이 걷히면 안에 커다란 불자동차 두대와 꼬마 불자동차 한대가 빨간색의 이쁜 모습으로 서있었읍니다. 늘 지나다니면서도 그 불자동차가 물을 세차게 니뿜는것을 생각하면 늘 수수께기 같은 생각을 하면서 지났읍니다.
소방서를 지나면 다방과 여관 건물이 있었고 목욕탕이 함께 있었읍니다. 그리고 꽤나 너른 면적의 벽돌 공장이 있었읍니다. 요즘의 벽돌(렝가라 했음)과는 좀 다른 브로꾸(블럭) 공장이라 했지요. 커다란 구멍이 세개씩 뚫린, 팔뚝가지 쑥쑥 들어가는. 힘께나 쓰는 어른이 양철판 위에 모래를 체 같은것으로 곱게 치고, 커다란 양철판 위에다 모래랑 시멘트를 섞는데 양쪽에서 마주서서 해나가는 삽질이 예술입니다. 수북히 모아 한가운데 웅덩이를 만들고 물을 붓고는 터져서 흘러나가는 쪽을 우선으로 반죽을 합니다. 다음에 탄약통 같이 생긴 쇳덩이 통에 반죽을 퍼 넣고는 바닥에 탁탁 쳐가면서 흔들었다가 나무 판자를 하나 밑에 대고는.... 햇볕든 너른 마당에 가서 뒤로 팍 하고 뒤집어 털면....... 부로꾸 하나가 맹글어 집니다. 허구한날 조루로 물을 뿌려 주지요. 그래야 단단해 진다나?
이 벽돌공장에서의 숨박꼭질은 무척이나 재미 있읍니다. 주인에게 혼나서 도망칠때 까지 계속 됩니다. 단 그때나 이때나 사람들은 안보이는 데서는 못된짓을 잘한답니다. 똑바로 살피고 다녀야지 잘못하면 * 을 밟는 답니다. 벽돌 무더기 사이는 최고의 간이 화장실이었기 때문 입니다.
이제 또 골목을 하나 지나려면.... 길 건너에 까만 치마에 하얀상의 교복을 입은 누나들을 구경을 하고 가야 합니다. 여름 한낮의 철조망안 교정 포플라 나무 그늘엔 바글바글 누나들이 책상을 들고나와 수다들을 떨고 있읍니다. 가끔 비명 소리도 들려 옵니다. 그때는 포플라 나무에 송충이라는 방해꾼이 누나들을 골탕 먹이기를 곧 잘 했으니까요. 철조망 사이로 보면 왼쪽은 제법 색시티가 나는 (가슴 빵빵 궁디 탱탱) 누나들이고 오른쪽은 아직 젓비린내 나는 누나들 이랍니다.
오른쪽은 여중생이고 왼쪽은 여고생(현 예성공원) 이니까요. 그리고 곧... 용산동 소재의 충고가 지현동(현 충고)으로 이사하면서 여고가 충고 자리로 이사를 따라가고.... 그 자리에 새로운 국민학교가 생겨났는데 바로 예성국민학교 였지요. 얼마후 예성국만학교가 현 위치로 이사하게 되자... 건물을 헐어내고 공원과 도서관을 건립한것이 바로 예성공원 이랍니다.
암튼, 여자학교 점심 시간에 철조망에 접근하는 사내가 하나 있었는데... 그만 나타나면 사방에서 여학생들이 소리치고 난리를 부렸답니다. 요즘의 서태지 공연장을 방불케 하던 그 사내는 무거워 보이는 커다란 파란 통을 하나 어깨에 멜빵으로 걸머메고 있었읍니다. 통에는 하얀 글씨로 < 아리랑 8 > 이라고 적혀있네요. 그는 외치더군요. ' 아이스~ 께끼나 캰데~~~~에 ' 그는 바로 아리랑당 제과점 여덟번째 아이스크림 외판원이었던 것입니다.
길 건너에서 아무리 쳐다보았자.... 녹아서 없어지면 없어졌지 내 차지가 없다는것을 실감하고는 못내 아쉬운 걸음을 옮겨봅니다.
그러면 넓은 공터안에 커다란 건물이 철조망 사이로 나타나는데 그곳이 바로 경찰서 입니다. 본관과 별관 두동이 있었는데 일제식 목조 건물에 온통 가만색 칠을 한것이 특색 있었읍니다. 정문에는 군복차림(당시는 경찰복장이 없었음)에 총을하나(칼빈) 옆구리에 세워들은 군인(경찰 위병근무자)가 서있다가 까만 찌프차가 지나가면 모라고 소리를 지르며 경례를 했읍니다. 거수 경례를.... 그래서 훗날 군대가서 그때 그 위병은 가짜라는걸 알았읍니다. 총을 들었음 (받들어 총)을 해야지... 총들고 거수 경례는 교본에도 없는 얻어 터질 행동이라는 것을.
꼼짝않고 눈을 부릎뜬 그 군인 앞을 지나다가 궁굼한 것이 있어서 되돌아 왔읍니다. 그리고 한참을 올려다 보면서 질문을 던졌읍니다.
' 아저씨. 이 안에 수사반장(최불암 씨) 아저씨 살아요??? '
'.... 꼬마야. 너 빨리 집에 안가면 순경아저씨가 잡아간다....'
얼른 되돌아서서 걸음을 빨리 합니다. 세상엔 모 그리 잡아가는 거ㅓㅅ이 많은지 모르겠읍니다. 삼신 할머니. 몽달 귀신.달걀귀신. 호랭이. 무장공비. 공산당. 거기에 순경 아저시 까지..... 비로서 세상이 무섭다는걸 알았읍니다.
경찰서를 다 지나칠려면 철조망 옆에 간이 스레트 지붕 건물이 있는데 자잔거(자전차) 보관장 이었읍니다. 당시 무지하게 많은 자전거가 서 잇었읍니다. 아마도 우리 동네서 자전거가 젤 많은데는 경찰서 였든것 같읍니다.
지나놓고 생각하니 빠트리고 온게 있읍니다. 경찰서 시작되는 골목으로 쭈욱 들어가면, 가끔 심부름 가던 간장 도가가 있었읍니다. 학교 동북쪽 철조망과 붙은. 일본식 양조 간장을 만들던 곳이지요. 간장 받으러 가는 심부름은 자주 했읍니다. 집에 항아리에 담긴 간장은 짜기만 한데.... 거기서 사오는 간장은 밥을 비벼먹으면 맛있었으니까요. 거기에 가면 지붕위에 무척 커다란 나무통이 올려있었고... 사용하는 모든 그릇들이 나무통들이었읍니다.
됫병에 깔때기 꼽고는 사각형 자루달린 나무 되박으로 퍼 담아주었읍니다.
이제 걸음을 옮기면..... 고구마 거리로 들어서게 되는 것입니다. 왜 고구마 거리라 불렸는지는 모르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 일대를 고구마 거리라 불렀읍니다.
경찰서 지나 처음 만나는 것은 장의사 였읍니다. 누런 에나멜 칠을 한 비틀려 잘 열어지지도 않는 문에 먼지가 뽀얗게 쌓인 장의사는 거의 대부분 문이 굳게 잠겨 있었읍니다. 어쩌다 문이 열려있고 드나드는 사람이 보일때는.... 아마도 어느집인가 누가 돌아가셨구나 짐작할 수가 있었읍니다. 누런.. 그냥 줘도 안입을 옷과 문종이... 가끔 까만칠을 한 관들이 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읍니다.
그때는 그냥 누가 죽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몰랐답니다.
그러고나면 이발소. 미장원. 만화가계.찐빵가계.목공소. 철물점. 그리고 차부가 있었읍니다. 차부란 간이 버스정류장 매표소를 말합니다. 요즘과 다른것은 남자 아저씨가 매표를 하고, 섰다가 가는 완행버스에도... 아주 먼 산길로 가는 버스에는 남자 차장이 있어서 ' 오라잇! 쓰톱! ' 이라고 했었읍니다.
가장 사연이 많은 곳은 당연히 만화가계였지만... 그만큼 개구장이인 저에게는 아픈 기억이 많아서 만화가계 이야기 만은 빼겠읍니다.
그러나 그 만화 가계 앞에는 늘 올망졸앙 꼬맹이들이 진을치는 재미난것이 있었으니다. 화덕에 연탄불 피워서 내놓은 ( 똥과자 ) 파는 곳이 있었읍니다.
엉성하게 만든 까만 미니 국자에 설탕을 조금 담아주면...쇠젓갈로 빙빙 돌리면서 연실 그 단맛에 입으로 젓갈을 빨아가면서 설탕을 녹입니다. 타지않게 온 정성을 다해 설탕이 녹으면 젓갈로 소다를 직어서 혼합해 저으면 부풀어 오릅니다. 양철 책받침에 엎어 쏟아 꾹 늘러서 얇은 동그란 철판처럼 만든뒤, 쾌종시계 태옆으로 만듬직한 강아지 크로바 모양의 틀을 얹어서 다시 국하고 누르면.....
형상대로 떼어내면 한번 더 준다는 말에, 딱따하게 굳기전에 떼어도 보고 바늘로 콕콕콕 찔러 떼어 보지만..... 고넘의 아슬아슬한 모가지를 넘어서기가 쉽지를 않읍니다. 커다란 국자에 고체 빨래비누 덩이 잘라논것 같은 달구나 를 넣고 돌려가면서 녹입니다. 잘 녹인뒤 역시 소다를 조금 넣고 저은뒤 퍼먹으면.... 이제사 무슨 맛이었는지 기억은 없으나 무척이나 환장하도록 맛있었읍니다.
그 옆에는 요상스럽게 함석으로 둥글게 만든 간이 풀장이 있읍니다. 둥근 테두리따라 작은 칸칸이 만들어져 있고, 칸마다 명패가 있읍니다. 연필. 껌 한통. 사탕 열개.비가(누가 캔디) 3개.... 그리고 군데 군데 필수인 - 꽝 -
명패를 내가 원하는 곳으로 이동시킨뒤 한 가운데 물방개 한마리를 놓아두면... 묘하게 이넘은 꽝만 찾아 갑니다. 화딱지 나서 주머니를 뒤적이다 혓바닦까지 다 꺼내 털어보지만... 달랑 유리구슬 세개밖에 없답니다.
그 옆에 환상의 설탕을 녹여서 만들어논 조형예술의 극치. 또 뽑기가 잇읍니다.장기판 같은 숫자판에 돈 낸 만큼으리 패를 골라 배치하고.... 점쟁이 점치는 쾌담은 통처럼 ... 숫자가 적힌 기름종이가 접혀서 빼곡히 꽃혀있읍니다. 설탕 1kg는 들엇음직한 폭격기 모형이 뽑히기를 기대하면서... 아님 배 모형이나. 권총이나..... 그러나 뽑아든 숫자는 아까 내가 비행기 명패를 놓으려 망설이다 옮겨논 곳의 숫자만 뽑힌답니다. 또 -꽝- 이지요.
이제 신작로를 건너야 하는데... 요상 시럽게 늘 발길을 분잡는 것이 그곳에 있읍니다. 까만 쇳덩이 틀에 작은 구멍이 한 스므 여나무게 나잇는데..... 작은 자루달린 붓같은 것으로 그 구멍 하나 하나를 빠트리지 않고 기름칠 하는 솜씨 부터가 예사롭지 않읍니다. 그러더니 급기야는 주전자에서 하얀 액체를 쏟아내는데... 절묘한 타이밍과 안배로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안게 삽시간에 그 작은 구멍들을 모두 채우는 묘기는 가히 달인의 경지랍니다. 이어 한손에 커다란 주걱에 단팥덩어리를, 다른 한손에 끝이 휘어진 젓가락 같은 것을 빼어들면은.... 와호장룡의 주윤발 이상의 솜씨로 익어가는 구멍구멍의 먹거리 한가운데에 정확하게 앙꼬를 첨가 합니다. 잠시 뜸을 드리다가 절대무공의 진수를 보여주듯이 왼손은 맨손으로 오른손엔 갈고리 젓가락 하나로...... 갈고리가 상대 무사의 가슴을 찔러가듯이 구멍의 앙꼬 사이를 찌르는듯 하면 어느새 등이 누렇게 변한 먹거리가 주름잡힌 모양새로 딸려 나오고... 나온듯 쉽게 왼손이 스치면 뒤집어져서 다시 제 구멍을 찾아드는데.... 그손길이 한번식 스치고 지나가면 어느새 판 전체가 엎어져 노랗게 익어가는지라........ 좀 더 지나 다 익어서 갈고리 하나로 완성품을 꺼내는 엄숙한 행위를 보라. 도공이 불가마에서 도자기 꺼내는듯한 저 달인의 경지를...... < 풀빵 > 나는 그 아줌마를 풀빵 아줌마라 불렀다.
1원에 10개. 단골이면 13개 가지 가능했떤 그 시절...........
누군가가 풀빵을 사먹을때 먹고품에 샘이난 어떤넘이 살풀이를 하는데.....
--- 아지 공갈 염새이 똥. 일원에 열 두개. 이자부쳐 스물네개. 진짜는 두개 --
별로 차량도 없던 그시절 넓직한 비포장 도로를 건넌다. 그당시 고구마 거리는 지금처럼 십자형 교차로가 아니었다.(동아 아파트 사거리) 그저 시내서 목행가는 길게 늘어진 신작로에 버스가 섰다가 가는 간이 터미날 이었다.
그나저나....
이제사 반쯤 왔고, 아직 집에 가려면 기욱거릴데가 많으니.... 도대체 집에는 언제 가다냐?
좀 쉬었다가 마져 가봐야 겠다.
너무나 오래전... 이제는 제 기억에서도 잊혀지려하기에, 저 자신의 기억을 위해서 적어 봅니다.
야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