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의 끈을 놓아버리다
"너 내 친구 맞어? 날 지금 비웃는거지 , 그런거지 ,내가 남자한테 채였다고 날 우습게 보는구나..그런거구나 "
로라가 울면서 소리 지른다. 아니. 발악한다. 조용한 동네의 시커먼 밤하늘로 로라의 울부짖음이 퍼져간다.
"..."
나는 할말이 없다. 아니 할말이 많은데 할수가 없다. 하면 안된다. 못한다. 그래 못하는거다.
"처음부터 넌 선배를 못마땅해 했어. 그래서 지금 넌 무척이나 기쁘겠네, 내가 처참하게 채인 꼴을 보니까 맘 편하니?"
로라는 점점 더 꼬여지면서 악이 받힌 말들만을 내뿜는다
"그래, 나 오늘 고백했는데, 처참히 차였어, 그래서 내가 우습게 보이겠지. 그사람처럼 너도 날 지금 우습게 보는거잖아"
로라가 드디어 흐느낀다. 작은 어깨를 들썩이면서 그대로 땅에 쪼그리고 앉는다.
나는 다가갈수가 없다. 내 마음은 당금이라도 달려가서 작은 어깨를 감싸고 울지말라고 다독여줘야 하는데 , 나는 그러질 못한다.
"왜 그랬어? 그 사람앞에서 왜 내 날 비방한거니? 왜 그랬어? 넌 내 친구잖어? 내가 그사람 얼마나 좋아하는데 , 왜 방해했어?"
"..."
"혹시 너도 선배를 좋아한거야? 그런거야? 그래서 날 이렇게 만든거야? 이렇게 비참하게..그런거야 "
"..."
"말을 하란 말이야. 너 진짜 나쁘다. 우리 5년째 친구잖아.근데 왜 그랬어 ...말을 하라구 왜 그랬냐구 "
로라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내게로 다가온다. 애가 얼굴이 파랗게 질린채 눈에 불을 일군다.
우린 그렇게 서로를 마주했고 난 바르르 떨리는 두 주먹을 로라한테 보여주지 않을려구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어찌나 긴장했던지 등골로 식은땀이 흘러내렸고 , 혀끝까지 넘어오는 수많은 말들을 참느라 현기증까지 났다.
로라는 한참이나 그렇게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어깨를 돌렸다
"우리 이만 찢어지자 . 난 다신 널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
로라가 돌아선다. 로라가 멀어져간다.
밤은 깊고 , 사방은 조용하기만 하고 , 로라의 멀어져가는 발자국소리만이 내 귀에 쿵쿵 들려오는데
이렇게 보내면 끝인줄 아는데, 내가 어떻게 여자인 내가 여자인 로라를 좋아해서 그랬다고 말할수 있단 말인가
로라가 점점 작아져간다. 5년동안을 밤낮으로 함께 뒹굴었던 내 사랑하는 로라가 나랑 찢어지자는 결별을 남기고 사라져간다.
안돼 !!!!
"로라 .......!!!!!"
난 미친듯이 달려가서 로라를 막아섰다.
"로라 !"
내가 불현듯 자기 앞에 다시 나타나자 순간 놀랐던지 로라가 눈을 동그렇게 뜨더니 이내 차갑게 식어졌다.
"됏어. 그만해 "
"아냐, 안돼, 가지마 "
로라가 입꼬리를 비탈며 웃는다. 내가 가소로워 보였을게다.
로라가 다시 등을 돌리고 몇발작 걷는다.
난 더이상 참지를 못하고 3년을 참았던. 3년을 앓았던 내 목소리를 밖으로 끄집어냈다.
"널 그딴 자식한테 보내기 싫었어 !!"
난 실성을 하듯 고함을 질렀다.
로라가 멈칫 하더니 돌아서서 나를 본다.
"내가 널 좋아해"
로라가 흠칫한다 .
"내가 널 좋아한다구 ! 너도 여자고 나도 여자인걸 알어. 그래도 널 좋아한다구. 나 변태아냐, 난 다만 로라 너 자체를 좋아하는것뿐야"
로라의 눈망울이 커진다.
"다른 여자를 좋아한적도 없어. 로라. 네가 처음이야. 나도 너무 헛갈려서 힘들었다고. 그런데 도저히 안돼겠어. 난 널 좋아해"
로라가 너무 놀란것 같다.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다가 다시 입을 다물엇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가를 몇번이나 반복한다.
"로라. 네가 날 이렇게 만들었어. 너 내 볼에 자꾸 뽀뽀 도 하고 내 손 잡는걸 좋아했잖아. 3년전에 너 내 입술에 뽀뽀도 했었잖아"
"그..그건,,"
"넌 장난이었겠지. 근데 바로 그때로부터 난 널 좋아한게 된거라고, 너의 그 무심한 장난이 날 이렇게 만들었는데, 넌 날 흔들어놓고 이제 다른 남자한테 갈려고 하잖어, 내가 이렇게 오래동안 힘들어하는데 넌 너무 쉽게 갈려고 하잖어...안돼, 너 가면 안돼 "
로라가 다시 작은 어깨를 바르르 떤다.
내 사랑하는 로라가 상처를 입은 작은 새처럼 바르르 떤다. 이내 가슴이 너무나도 아려온다. 내가 죽을놈이야. 로라가 상처받을줄 알면서 , 죽을때까지 지켜야 하는 비밀인데 이렇게 로라한테 짐이 되게 하다니..
"아냐,,로라..네탓이 아니야.내탓이야.미안해 ..미안해 .널 사랑해서 너무 미안해 ..로라 ...나도 알어..이제 널 다시 보는것도 힘들겟지?"
로라가 끝내는 입을 열지 않는다.
이제 내 눈에서 눈물이 막앗던 뚝을 넘어뜨리고 갑자기 쏴 밀려나온다. 난 무작정 로라옆에서 도망을 쳐야한다.
발부리에 돌이 걸리는줄도 모르고 난 무작정 돌아서서 뛰였다. 분명 로라는 날 부르질 않았다.
눈물이 하염없이 흐른다.
바보같이 친구를 사랑해서 친구가 던진 이유없는 한마디에 하루에도 수십번씩 천국가 지옥사이을 오르내리면서 3년을 지냈는데,
로라의 입맛대로 내 식단도 바꾸고, 로라가 좋아하는 색상으로 , 로라가 좋아하는 영화로, 모든 삶의 생활을 로라만을 위해 맞췃는데,
이젠 더이상 그럴수가 없는게다.
이제 끝이다. 내 인생의 가장 소중한 우정이 사랑이였던 시간들이 이젠 추억으로만 남아야하는거고 난 우정과 사랑을 동시에 잃는거다.
가슴이 무너지는 기분이다. 이런게 남들이 말하는 벼랑끝에 선 심정이라는걸까? 세상 모두를 잃는 느낌이다. 로라는 내게 세상 전부였으니까
끝까지 핸드폰은 울리지를 않는다. 큰 기대는 없었는데 혹시나 하는 바램은 있었건만. 역시 나는 이젠 혼자다.
한순간에 , 나는 절망을 맛보았다.
지옥의 고통이 이보다 더 할까?
첫댓글 ..............훌쩍 ㅠㅠㅋㅋㅋㅋㅋ 자꾸 뽀뽀로 헷갈리게 햇으면서 .... 밉네요 ㅋㅋㅋ
그쵸그쵸 ㅜㅜ 그 사람이 밉죠 .ㅡㅡ,
슬프네요ㅠ 이런 내용은 오랜만이네요ㅋㅋ 잘읽었습니다ㅋㅋ
감사요~~ ㅜㅜ 댓글 고마브^^
헛.. 연재 요망 !! 꼭 잘됐음 좋겠는디 ㅠ
내두 정말 잘 됐음 좋갰다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 ^^
1번가방 달고있는거 처음봐요 오호~ 신기해라 가지님에게도 이런시절이~?? ㅋㅋㅋㅋㅋ
글 좀 슬프지만 잘 보고 갑니다~ ㅎㅎ
땡큐~~~
가끔은 자기 감정을 잘 컨트롤 못하고 맘을 드러내어서 일을 망치는 경우가 있죠..!! 때론 숨겨야 할 때도 있는데 말이죠.... 저도 지금 기분이 그래요ㅡ.ㅡ;; 좋은 친구로 남을 수 도 있었는데..제 욕심때문에 이도 저도 아닌 일들이 생기니 말이죠..^^;; 돌이킬수 없는 시간이 있더라구요.....맘이 아프네요 ...공감하는 이야기였습니다...ㅠㅠ
스스로가 건 기대때문에 스스로가 무너지는 ㅜㅜ
저두 연재 요망!! ^^ // 꼭 연재 아니더라도.. 계속 글 올려주세욤...!!ㅇ.ㅇ!!
열씨미 ~~해볼께요
공감.. 저렇게 되면 어떡하지..ㅠㅠㅠ
사랑 꼭 잡으세요 ..ㅡㅡ
안타깝네요...ㅠㅠ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글 마니마니 부탁드립니다!!!
댓글 감사하구요~~잘 부탁드립니다
!! 잘봤어요^^신선한 글이네요 연재 요청이요^^
댓글 감격~~~ ^^
이제 해피앤딩으로 가셔야죠 ㅎㅎ 고고 다음편은 언제쯤?
아..... 이해가 되고맙니다.....잘봤습니다!
아 순식간에 눈물이......ㅋㅋㅋ 미친건가
짝사랑.. 고백하지 못하고 바라만 봐야했던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요...ㅜ.ㅜ
친구에게좋아한다고말하기전 신중해야해요!!
고백해서 속이 시원해졌다면..ㅡㅡ물론 결과는 감당해야 되겠지만..ㅡㅡ속이 시원한걸로 됐다고 생각하는게 나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곁에서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3년... - - 아고골이야 ... 쥐어짜는 고백에 마음이 짠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