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 땅에서 지킬 제사 규례[민 15장]
[내용개요]
본장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간 후에 지켜야 할 몇 가지 규례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소제와 전제에 대한 규례와(1-16절) 첫 곡식의 소산을 드리는 법(17-21절) 그리고 공동체와 개인의 범죄를 인하여 드리는 속죄제에 관한 규례와(22-31절) 안식일을 어긴 자에 대한 처벌 규례가 나타난다(32-36절). 하나님께서는 자손 대대로 이 계명을 기억하고 준행할 것을 요구하셨다(37-41절). 이스라엘 백성들이 범죄로 인해 심판받은 사건 다음에 기록된 본장의 계명은 그들의 후손들에게 계명을 통해 소망을 주고자 하는 의도를 포함하고 있다.
[강 해]
불평과 원망으로 인해 이스라엘 백성은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40년 간 험한 광야 생활을 해야만 했습니다. 이러한 광야 생활 중에서도 하나님은 이스라엘에 대한 당신의 약속을 한시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즉 하나님은 본장에서 가나안 땅에 들어가 지켜야 할 각종 규례들을 제시하심으로써 아브라함 이후 거듭 확인해 오셨던 가나안 땅에 대한 당신의 약속의 신실성을 확신시켜 주셨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인생이 아니시기에 식언치 않는 신실한 분이십니다.
1. 소제와 전제에 관한 규례
1) 가나안 땅 입성을 전제한 명령
하나님은 비록 이스라엘 백성이 그 죄와 허물로 광야에서 유리, 방황한다고 할지라도 그들을 기필코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입성시키고자 하셨습니다. 그러한 하나님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 바로 광야 생활 중에서의 율법 규례를 제시한 일입니다. 즉 하나님은 가나안 땅에서의 생활을 전제한 여러 규례들을 미리 제시해 주심으로써 비록 이스라엘 백성이 자신들의 실패로 광야에서 죽어 가야 하는 슬픈 신세로 전락했지만, 그럼에도 약속은 반드시 성취되고야 만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히셨습니다. 이처럼 오늘 우리가 구원을 얻고 영원한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우리 스스로의 높은 도덕률 때문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의 크고 놀라운 은혜와 거룩한 집념 때문인 것입니다.
a.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신뢰(롬1:20)
b.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약속(딤후1:1)
2) 이스라엘 진 내의 모든 백성에게 주어진 명령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각종 규례와 법도와 그에 따른 축복은 단순히 순수한 혈통의 이스라엘 백성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이스라엘 영내에 거하는 모든 자들, 즉 이방인들까지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실로 하나님 앞에서는 혈통적 이스라엘인이나 이방인이나 상관없이 모두가 하나님의 구속의 은총을 받아야 갈 수 있는 죄인이요, 모두가 하나님의 사랑을 덧입어야 할 연약한 인간이라는 것입니다. 오늘도 하나님은 모든 지역, 모든 민족에게 이 구원의 문을 열어 놓고 계십니다.
·모든 사람에게 개방된 구원(롬10:12-13)
3) 모든 복의 근원이신 하나님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모든 처음 난 것을 바칠 것을 명하셨습니다. 이처럼 처음 난 것을 드리게 한 것은 이 땅의 모든 소출이 하나님의 은혜로 되어진 것이요, 인간이 누리는 모든 복이 하나님에게서 비롯되었음을 분명히 깨우치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복의 원천이신 하나님(시127:1-2)
2. 속죄제에 관한 규례
1) 인간의 실수와 연약함을 아시는 하나님
하나님은 인간을 매정하게 다루시거나 혹은 무조건 학대하시는 폭군이 아니십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연약한 본성을 아시고 그 약한 체질을 익히 아시는 분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그릇 범죄한 일이 발생할 것을 염두에 두시고 피할 길을 마련해 주셨던 것입니다. 여기서 '그릇 범죄 한다'라는 것은 어떤 구체적인 고의성이 없이 인간이면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실수와 연약함으로 인한 비고의 적인 범죄 행위를 가리킵니다. 이처럼 인간의 비고의적인 허물에 대해 하나님은 무조건 매도하지 않으시고 그 죄를 속량하고 해결할 방도를 마련해 주셨던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지극한 사랑입니다.
a. 인간을 체휼하시는 분(히4:15)
b. 인간의 죄를 해결하는 길(히9:2)
2) 하나님의 보편적인 사랑
하나님은 어느 지역 어느 민족에게만 예속되어 있는 지방 신이 아니십니다. 하나님은 온 우주 만물을 친히 창조하시고 그 모든 질서를 주관하시는 만왕의 왕이시요 만주의 주가 되십니다. 그런 점에서 하나님은 선민 이스라엘을 사랑하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밖에 있는 자들도 사랑하시며 그들에 대한 깊은 애정을 지니고 계십니다. 만약 이방인일지라도 하나님이 정하신 법에 따라 참회의 자리에 선다면 하나님은 그 모든 허물을 용서하시고 그를 구원해 주실 것입니다.
·이방인도 사랑하신 하나님(행10:12-15)
3) 고의적이고 완악한 범죄에 대한 형벌
하나님은 인간의 실수와 비고의적인 죄에 대해서는 너그러이 용서의 길을 마련해 주셨지만 고의적으로 하나님의 권위를 무시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멸치한 자에게는 예외 없는 심판을 행하십니다. 실로 하나님은 이러한 완악한 범죄자들을 준엄히 다루심으로써 당신의 영광과 거룩을 친히 보존해 가십니다.
a. 용서받지 못할 죄(마12:31-32)
b. 죽어 마땅한 죄(요일5:16)
3. 안식일과 옷단 술에 관한 규례
1) 하나님과의 관계의 중요성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이 비록 열악한 광야 생활을 하고 있든, 혹은 가나안 땅에 정착하여 살고 있든 모든 상황을 초월하여 그들과의 온전한 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하셨습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는 규례 가운데 하나가 바로 안식일 준수 규례입니다. 하나님은 이 안식일을 통하여 당신의 백성을 만나기를 원하시며 그들로부터 영광과 찬미를 받기 원하십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날인 안식일을 지킴으로써 자신들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며 하나님께 대한 올바른 신앙을 유지해 갈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어떤 경우에든 소극적으로는 노동을 금하고 세상적 즐거움을 절제하며, 또 적극적으로는 하나님을 영화롭게 함으로써 안식일을 온전히 준수해 가야 했습니다. 사실 인간에게 있어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올바로 가지는 일보다 더 우선되고 더 중요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a. 안식일 준수 명령(출20:8-11)
b. 안식일의 기원(창2:3)
2) 하나님의 친백성임을 기억케 하는 규례
이스라엘은 하나님으로부터 특별히 구별된 선민이었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가증스러운 우상 숭배자들과는 다른 삶의 자세와 마음가짐을 가지고 살아가야 했습니다. 더욱이 그들은 온 마음과 온 생활에서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거룩과 정결을 유지해 가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어떤 경우에서든 자신들이 바로 하나님의 친백성임을 항상 자각하고 있어야만 했습니다. 이러한 선민으로서의 자각은 자신을 죄악에 방임치 않으며 하나님과의 온전한 관계를 이뤄 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에게 요구된 옷단의 술과 같은 규례는 바로 이 같은 사실을 반영한 규례라 하겠습니다. 자신의 삶에서 하나님의 백성임을 자각할 수 있는 확실한 끈을 가지고 있는 자는 세속에 쉽게 물들지 않을 것입니다.
a. 참된 경건(약1:27)
b. 거룩에의 요구(레11:44-45)
결론
이스라엘 백성은 그들 스스로의 도덕성과 종교성으로서는 결단코 하나님이 약속하신 가나안 땅에 들어갈 수 없는 허망한 존재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마침내 가나안 땅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와 초월적인 능력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 같은 사실을 아는 자라면, 더 이상 자행 자지할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며 하나님과의 온전한 관계를 이뤄 가는 데 가장 큰 관심과 열심을 나타내야만 하겠습니다.
[단어해설]
3절. 낙헌제. 화목제에 속하는 제사로 하나님께 대한 경외와 감사를 나타내기 위해서 행하는 것.
5절. 전제. 번제와 소제 때 함께 행해지는 제사로 포도주나 독주를 하나님께 드려진 제물 위에 붓는 것을 중심으로 함.
10절. 화제. 모든 제사 때에 행해지는 것으로 하나님의 봉헌물을 모두 불로 태워 연기를 내는 것.
19절. 거제. 하나님께 드린 제물이 다시 제사장에게 돌아오는 것을 나타내는 제사. 이때는 제물을 높이 올렸다가 내림으로써 이 목적을 사람들에게 전함.
[신학주제]
계명의 역할. 본장은 하나님을 불신한 죄로 인해 가나안 입성이 좌절 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미 언급된 계명을 다시 한번 말씀하고 있다. 그것은 계명을 통해 드러나는 하나님의 축복에 대한 보증을 의미한다. 계명은 원래 축복과 심판이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에게 계명을 주신 것은 불순종한 자에게 심판을 내리시기 위함이 아니라 순종을 통해 축복을 수여하시기 위함이다. 본장에서 절망에 빠진 이스라엘에게 계명을 주신 것은 순종을 통해 축복의 기회를 다시 제공하시기 위함이다. 이러한 축복의 통로로서 계명의 역할은 신약 시대에도 유효하다. 계명은 인간의 죄성을 폭로함으로 그리스도의 은혜로 나아가게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울은 율법을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하는 몽학 선생이라고 표현하였다(참조, 갈3:24).
[영적교훈]
죄로 인해 소망이 끊어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은 속죄의 제사에 관한 규례를 주시면서 위로하신다. 이는 비록 범죄한 자라도 회개하고 돌아오기를 기다리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잘 보여 준다. 하나님께서는 죄를 미워하시나 죄인에 대하여 심판하시기를 늦추시고 당신에게로 돌아오기를 기다리신다. 그러므로 아무리 큰 잘못을 범하였을지라도 참된 마음으로 뉘우친다면 하나님께서는 용서하지고 위로하여 주실 것이다. 성도들은 죄를 범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죄를 지었을 때 주저하지 말고 하나님께 나아와 회개하는 것도 중요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