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을 두배로 올려달라고 하던 사람은 그렇게 할수는 없다고 하자 그 날로 짐싸서 가버립니다.
다시 난감해 졌습니다. 그렇다고 그 밤에 야외에서 혼자 잘수 도 없고 해는 지고 밤이 되었습니다.
코랏의 아는 태국 목사님에게 긴급히 전화해서 상황설명하고 아는 사람 소개좀 해 달라고 하니
전직 경비출신의 60이 넘은 분을 소개해 줍니다.
캄캄한 밤에 그 집 찾아가서 노인을 태우고 학교땅에 다시 와서 설명해 주고 다음날 아침에 오겠다고 했습니다.
다행이 다음날 부터는 학교 직원인 태국자매의 아버지가 방콕에서 오는데 농한기라 2-3일은 와서
지킬수 있다고 합니다.
아침예배 마치자 마자 태국직원 자매의 아버지와 함께 학교땅에 도착하고 밤사이에 지난밤을 보낸 노인을
집에 데려다 주었습니다. 공구를 몇개 싣고 다시 학교땅으로 가는데 하늘엔 먹구름이 가득하고 비가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새로 만난 건축사에게 전화해서 언제쯤 일 시작할수 있냐고 물으니 일주일 가까이 걸린다고 합니다.
아 일주일을 막막하게 또 기다려야 하는가 하는 답답함이 몰려옵니다.
비는 퍼붓듯이 쏟아집니다. 기도조차도 할수 없는 답답함이 마음을 조여옵니다.
학교땅에 도착하자 그곳은 날씨가 멀쩡합니다. 땅도 하나도 젖어있지 않습니다. 불과 몇 키로차이밖에 되지 않는데
가지고간 망치와 못으로 태국자매의 아버지에게 진입로쪽에 나무로 바리케이트라도 만들어서 외부인 출입을
막을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더니 익숙한 솜씨로 한시간도 되지 않아서 근사한 바리케이트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담장공사를 시작하려면 배수로 공사한다고 파혜져놓은 땅을 먼저 매꾸어야만 합니다.
파헤쳐진체로 두달 넘게 방치되었던 땅들을 볼때마다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갑자기 내 손으로라도 해치워 버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건축경험이 많으신 코랏에 있는 박선교사님이 생각이 났습니다.
갑자기 전화를 걸어 상황 설명을 드리니 한시간내로 오신다 합니다.
교회 건축을 직접 해보신 경험이 있고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신 다재다능하신 분입니다.
내일 당장 인부4명 불러서 그냥 하자고 하십니다.
나도 그 말에 용기를 얻었습니다.
중장비를 사용하려면 보통 몇일전에 예약을 해야 하는데 늦은 오후에 중장비 대여회사에
연락을 했는데 마침 내일 아침에 사용할수 있다는 것입니다.
박선교사님은 건축자재 가게에 연락을 해서 필요한 시멘트와 모래와 시멘트 연결관을 주문하였습니다.
그리고 동네에서 일할 인부도 구하겠다고 하시며 내일 아침에 오신다고 합니다.
얼떨결에 막연히 생각하던 일을 이제 내 손으로 팔 걷어부치고 해야 할 상황입니다.
내일 하루는 바쁜 하루가 될것 같습니다.
아침 일찍 학교땅 나가서 하루종일 배수로 공사 십장 역할을 해야 할 판입니다.
저녁마다 단기선교사들과 큐티를 하는데 느혜미야서를 읽는 중입니다.
예루살렘 성벽재건을 위하여 애쓰는 느헤미야 선지자의 마음이 더 깊이 와 닿습니다.
"힘도없는 유대사람들이 무슨 성벽을 쌓겠다고 하는거냐? 여우 한마리만 기어 올라가도 무너질것" 이라고
아유하는 암몬사람 도비야의 비웃음을 뒤로한채 묵묵히 자신들에게 맡겨진 일을 다하던 사람들과
"우리의 하나님 들어주십시오" 라고 기도하던 느혜미야의 간절함이 마음에 그대로 남겨진 저녁 큐티였습니다.
기독교 인구 0.1%도 되지 않는 태국 동북부이산지역에 기독교학교를 세우겠다고 이땅에 발을 디딘지
6년이 되었습니다. 외국인이 국제학교를 세운다고 하니 돈 많은 부자라고 여기며 다가오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다 떨어져 나가고 여전히 완성되지 않은 건물을 바라보며 기도하고 있는 저에게
1미터의 당장을 세울 비용도 없어서 기도로 의지하며 진행하여 나가야 하는 상황이지만
우리의 하나님 들어 주십시오 라고 기도하는 느혜미야의 기도는 오늘 나의 기도가 됩니다.
우리의 하나님 들어주십시오.
이 땅에 새날이 선포되고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그 날이 이르도록
어린 생명들이 주의 복음과 사랑으로 이 땅을 새롭게 만들어 나갈 하나님의 사람들로 만드는
영적인 전초기지가 될 웨슬리 국제학교를 이제 주님의 이름으로 세워 주시옵소서.
첫댓글 아멘.
느혜미야도 십장 역할 했을 것 같습니다. 선교사님도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