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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삼십세.
봄날의 기운이 성큼성큼 다가오는 사월 초순. 엽사마는 주섬주섬 짐을 싸고 김해 공항으로 간다. 사월 십일일 저녁 8시 비행기를 타고 싸와디캅의 나라, 태국으로 향한다.
아 얼마만의 외국행이던가. 단순히 쏭크란(태국 물 축제) 때문에 지른 티켓이다. 버킷 리스트 중 하나를 이루기 위해 퇴사 후 처음으로 움직인다. 뭔가 옛날처럼 몸이 방방 뜨는 것 처럼 기대되진 않는다. 약간의 덤덤함과 함께 몸을 좌석에 맡기고 눈을 감는다. 곧 비행기가 이륙한다. 좋은 만남들과 발걸음을 순적히 인도해 주십사 하고 짧게 화살 기도를 올린다. 태국아 기다려라, 곧 보자.
# 가는 길의 고난
5시간의 장시간 비행인데다 저녁 시간이라 아직 잠이 쉽게 오지 않는다. 책 한권을 꺼내 본다. <내가 혼자 여행하는 이유>. 작가의 다른 책인 <내가 함께 여행하는 이유>를 보다 은혜 받아 또 샀다. 삶과 여행을 적절하게 엮은 책. 생각할 거리도 와닿는 것도 많아 소장할 만 하다. 좋아하는 치토스를 야금야금 먹듯이, 아껴서 읽는다. 다 읽으면 나중에 지루할 때 보기 힘드니까 조금씩 조금씩만 보고 눈을 감는다. 3시간이 지나니 몸이 힘들다. 왜 이러지, 구역질도 나고 속이 메스껍다. 화장실에 누가 들어가 있다. 너무 힘들어 토할꺼 같아 기내 통로에 누워 버린다. 몸이 버티지 않는다. 옆에 있던 승객이 급히 와 도우려 한다. "괜찮으세요?!" "네... 속이 불편해서요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 승무원에게 얼른 물을 얻어 받아 먹고 나니 조금 나아진다. 아 이래서 여행 할 수 있겠나. 몸 관리를 그 동안 너무 안한걸까. 나중에 순례자의 길은 갈 수 있으려나. 별별 생각이 머릿속에서 다 든다. 그래도 주사위를 던졌으니 가야한다. 마음 굳게 먹자.
길었던 비행기 이륙 이후 드디어 도착한다. 연착이 되어 새벽 2시에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 여기는 인천공항 급처럼 으리으리 하다. 입이 쩍 벌어진다. 우와 이렇게 태국이 삐까번쩍한 곳이었나. 봐두었던 숙소로 이동하려니 체크인 시간도 이미 지났고 새벽길에 갈 자신이 없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공항에서 자리를 깐다. 어쩔 수 없이 나도 강제 노숙행. 예상치 못한 '터미널'을 찍는 수 밖에. 다행이 24시간 하는 세븐일레븐에 들려 간단한 요기거리를 사고 자리를 잡는다. 아침 6시면 공항에서 바로 연결된 지하철이 운행하니 일어나서 바로 카오산으로 가는 걸로. 유심을 사고 가족 단톡방에 톡을 남긴다. "둘째 무사 도착. 강제 노숙. 잘 놀다 오겠습니다 ~" 즐거운 시간을 보내라는 가족의 응원에 힘입어 잠자리를 만든다. 카트에 짐을 싣고 의자에 최대한 붙여 도난을 막는 구조로 만든 후 단잠을 청한다.
# 렛츠고 숙소
아침에 웅성웅성 하는 소리와 함께 깨어난다. 지하철이 열렸다. 꾀죄죄한 몸을 이끌고 주섬주섬 짐을 챙겨 간다. 밤새 도난 당한 것 없나 보니 물건은 다 있다. 코쿤캅. 태국은 좋은 나라다. 지하철을 탄 뒤 예정해둔 숙소로 간다. 지하철은 꽤 깔끔하다. 부산 지하철보다 더 좋은것 같기도 하고. 더운 나라답게 에어컨을 씨게 튼다. 얇은 가디건 덕분에 추위는 피한다. 카오산 로드, 모든 태국 여행자들의 시작역이자 종착역, 그곳으로 간다. 구글맵을 이용하지만 길치인 나는 사람들에게 묻는게 더 좋다. 사실 묻는게 더 좋다. 아날로그 한 교감, 그리고 눈짓 발짓을 통한 소통. 그게 여행의 맛이지 않는가.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숙소에 도착한다. 'Once in a Bangkok' 숙소 답게 깔끔하고 좋다. 6인 혼숙 도미토리에 짐을 풀고 샤워를 한 뒤 폰을 충전기에 꽂고 침대 벌러덩 눕는다. 아직 35도의 햇살이 내리쬐는 지라 밖에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 푹 쉰뒤 여러 친구들에게 카톡 안부 문자를 하고 네이버 웹툰을 보고 페북을 눈팅 하다 눈을 붙인다. 쏭크란에 참여하는 것 말고는 이번 여행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기에 무계획으로 왔다. 무엇 하고 놀까 이것 저것 검색하며 쉰다. 그 중에 제일은 쉼이니라.
# 레게 머리 도전 !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셋째날이니라. 셋째날 아침에 검색하다 재밌는걸 발견했다. 레게머리. 그렇다 이거다. 자유와 청춘의 나라 태국, 방콕. 한국에서 하면 20-30만원 돈인데 여기는 십분의 일 정도만 주면 된다. 3만원 돈이 작은 돈은 아니지만 도전해볼만직 하지 않은가. 다만 걸리는건 한국 돌아갈 떄 까지 정리가 될건지, 그리고 페북에 포스팅은 절대 아니된다 (아버지와 페친이기에) 아빠는 괜찮은데 엄마 아시면 진짜 가정의 평화가 깨진다. 스무살 때 꾹 도사님의 참관하에 호일펌을 했었다. 늘 그렇듯 집에 돌아와 엄마와 허그를 시도했으나 머리를 보고 엄마는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셨고 나는 평화롭게 잤다. 다음날 엄마는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비니를 쓰고 교회에 가라고 하셨다. 그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엄마한테 미안하다. 그런데도 또 레게를 하겠다니 참 좋아하는 것과 가정의 평화를 지키는 것은 쉽지 않다. 사도 바울은 형제가 실족할까 할 수 있는 것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사도 바울은 위대하나 그 말씀대로 살기는 쉽지 않도다. 스무살 떄 아프리카 가서 레게 하고 싶었는데 방콕 여기서 해야겠다. 그리고 꼭 집에 가기전에 머리 정리하고 가야짓.
물총 싸움이 씐나게 벌어지는 카오산 거리를 헤치고 골목으로 들어가니 레게 집이 있다. 흥정을 한후 3만 5천원 낙찰. 무슨 머리를 해줄까 묻기에 레게를 가르킨다. 직원들도 다 놀랜다. 아유 슈어? 를 ㅅ세번 듣고 얘기한다. "렛츠 두잇" 쉼호흡을 크게 한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짧은 내 머리를 꼬아 가짜 레게 머리를 붙인다. 핀으로 콕콕 쑤셔가며 붙이는데 조금 따갑다. 아프다는 태국단어를 네이버로 검색해 발음하니 얘들이 다 웃는다. 언어의 즐거움이다. 1시간 가량 힘들게 끝낸 후 거울을 본다. "Oh my God..." 내가 봐도 큰 일 났다. 하아... 왜 그랬을까. 라는 후회와 함께 숙소로 돌아오니 주인 아줌마도 놀랜다. 어쩔 수 없다. 이대로 태국 놀아야지. 누군가의 말이 떠오른다. "인생에 두 가지 비극이 있다. 하나는 하고 싶은데로 하는 것, 다른 하나는 하고 싶은데로 하지 못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했으니 책임도 내가 지고 후회해도 내가 감당해야 한다. 모든 걸 다한다고 즐거운 것도, 다 하지 못한다고 슬픈 것도 아니다. 외국인 친구들의 "Wow Man !" 감탄사를 위로 삼아 잠든다. 이제 당분간 집이랑 영상통화 못한다.
# 버킷 리스트를 향하여.
태국에 온 이유는 단 하나다. 쏭크란 (태국 물 축제). 우리로 치면 추석 정도의 명절로, 이 곳에서도 민족 대 이동이 시작된다. 그리고 물을 서로에게 뿌리며 복은 빈다. 그것이 조금더 커져서 꼬마들은 대야에 물을 담아 뿌리고 장난감 물총을 사서 서로에게 쏜다. 더운 나라 답게 아침부터 짤 없다. 카오산 로드는 그 중에 핵심이다. 대부분 외국인들인 이곳에서 서로 웃으며 즐겁게 물총 싸움을 한다. 물총도 하나 구입해야 하는데 가격도 천차 만별이다. 작은 것은 오천원부터 큰것은 사만원까지. 작은 걸 사면 별로 재미가 없다. 큰 물총을 사야 재밌는데, 그러려면 돈이 좀 더 필요하다. 행복은 선착순이 아니지만 가진 물질에 의해서 그 즐거움의 크기도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무겁게 느껴진다. 어쨌거나 물총을 가지고 씐나게 논다. 갑자기 요란 스러워진다. 알고보니 제초기 물통을 들고 카오산 거리를 점령하러 나온 한국군들. ㅋㅋㅋㅋㅋ 대한민국 예비군들 진짜 킹왕짱이다. 물안경까지 쓰고 ㅋㅋㅋ 태극기 꽂고 나왔으면 완전 끝내줬겠다. 역시 전투민족 대한민국. 흥겨운 클럽 음악도 들리고 밀짚모자를 쓴채 돌격 앞으로 보이는 대로 쏜다. 그러다 응징 당하기도 하고. 너무 즐겁게 놀다보니 춥다. 편의점에 들어가 뜨끈한 라면 국물로 몸을 데운다. 그래도 으슬으슬하다. 으으 역시 이십대에 와서 놀아야 한다. 젊을 때 여행하라는 어른들 말씀이 틀린 게 없다. 아쉽지만 발걸음을 돌려야지. 4시간동안 이렇게 즐거웠던게 언제인가 싶다. 아듀 쏭크란 ! 그리고 버킷 리스트 완성 !
#태국에서의 부활절
그렇게 즐거운 불금을 지내고 방콕에서 사이드 쪽에 있는 간사님댁으로 향한다. 내가 신입생 때 담당이셨는데 태국 지부로 오셔서 5년동안 섬기고 계신다. "하나도 안 변했네 ㅎㅎ" "간사님도 여전하시네요 ㅎㅎ" 만날때마다 해괴한 머리로 인사하게 되어 죄송하다. 사모님과 꼬마들과 인사를 나누고 짐을 푼다. 저녁에 함께 롯데 야구 경기를 보기도 하고 썰전을 보며 휴식을 취한다. 환대해주심에 감사하다. 올 떄 한국 라면 좀 부탁 하셔서 한 박스 들고 가니 좋아하신다. 역시 한국 사람은 한국 라면이다 싶다. 주일 아침에는 현지 교회를 간다.
현지 목사님이 메인이고 미국인 선교사님과 간사님이 함께 도와 교회를 섬긴다. 다만 구성원이 독특하다. '사마리탄 공동체' 성매매 여성들을 건져내어 함께 성경공부를 하고 인형 만들기 등을 통해 수입을 얻는다. 이전 직업보다는 훨씬 적다. 그러나 복음이 말하는 삶을 살기 위해 포기하고 감수한다. 복음은 삶이다. 내게 주어지는 불이익과 어려움속에서도 살아내는 것, 그 삶이 차 멋지고 위대하다. 나는 복음을 위해 무얼 포기하고 감수하는가. 태국의 문화권은 철저한 불교 문화권이다. 그 속에서 복음을 받아들인다는 건 아웃사이더의 삶을 선택한다는 말이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이 염불을 외우고 모든 인사가 불교식 합장이다. 복음 전하러 왔다 아이들 불자 만들뻔 해 비싸지만 외국인 학교로 옮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들으니 마음이 무겁다. 다함께 부활절 아침을 기념하기 위해 활짝 웃으며 사진을 찍는다. 만약 복음이 거짓이라면 이들의 삶은 헛되고 헛될진데. 문득 짐 엘리엇의 말이 머리속을 스친다. "영원한 것을 위해 영원하지 않은 것을 버리는 사람은 바보가 아닙니다.
# 돕는 손길들 & 만남의 복
삶에서 참 큰 것 중 하나가 '만남'의 복이다.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진다.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력을 알게 모르게 영향력을 주고 받는다. 되도록이면 좋은 영향력을 받고 싶고 흘려 보내고 싶다.
생판 모르는 타국에서는 만남이 더욱 중요하다. 정보도 없는 가운데 과연 이 사람을 신뢰해도 될까. 나쁜 짓을 하지는 않을까, 사기를 당하지 않을까 전전긍긍 하다 어느 한 순간에 마음 문을 연다. "괜찮을꺼야." 라는 말로 나를 안심시킬 때도 있고, 유쾌한 대화로 서로를 신뢰하기도 한다.
부활절 예배를 마친후 짐을 주섬주섬 싼다. 태국에서 라오스까지 국경을 넘어 가기로 결정하고 저녁 7시 기차를 탄다. '호구'와트에 가는 해리포터 마냥 신난다. 기차가 현대식이라 깔끔하다. 무궁화호처럼 생긴 좌석을 젖히면 시트가 침대로 변신한다. 어찌 하는지 몰라 헤메고 있으니 옆에 미얀마 친구들이 도와준다. '땡큐땡큐'를 연발하고 에어컨으로 추운 기차에 몸을 뉘인다. 겁나 추우니 따뜻한 데워진 타올로 온 몸을 감싼다. 누워서 책을 볼라니 대각선 방향 여자분과 눈이 마주친다. 뭔가 께림칙해 커튼으로 다 가리고 누워 다시 책을 들여다 본다.
열차 직원이 와서 깨운다. 한 시간후에 라오스 국경 까지 도착이란다. 문커튼을 젖히고 눈을 비비고 간단하게 세면을 하고 짐을 다시 챙긴다. 미얀마 친구들과 굿모닝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으려니 옆에서 아저씨가 말을 건다. 어디서 왔느냐, 꼬레압니다. 남한이냐 북한이냐, 당근이 남한이쥬, 오 남한 정세 요새 장난 아니던데 프레지던트 팍 때문에, 뭐 이젠 괜찮쥬. 이런 말로 이어가다보니 이 아저씨가 라오스 외교부에서 일한단다. (작년에 박 대통령 라오스 왔을때 직접 봤다고) 역시 사람은 외모로 절대 평가하면 아니된다 라는 교훈이 다시 뒷통수를 후린다. 어제 살짝 경계했던 여자분은 이 아저씨의 와이프분. 괜히 죄송스럽다.
그렇게 국경 지대에 도착해 아저씨 가족(훈남 아들내미까지)과 미얀마 친구들을 동행하여 도착한다. 아저씨 덕분에 편하게 출입도 무사통과 !
고맙다는 말과 함께 명함도 받고.
미얀마 친구들 덕분에 함께 꼽사리 껴 핫스팟도 찍고 방비엔 까지 같이 온다. '런닝맨' 얘기도 하고 한국 드라마 얘기도 한다. 한류의 힘은 위대하다. 친구들에게 신세 많이져서 한국 맥심 커피를 노나주었다. 커피는 맥심이지. 한국꺼라하니 좋아한다. 더 많이 줄걸 그랬다.
예측할 수 없는 타지에서 도움, 그리고 만남들.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곳에서 늘 예비하신 손길과 사람들을 만난다. 그게 여행의 즐거움이지 않은가. 그리고 만남의 복이리라.
나는 그들에게 어떤 사람이었을까. 앞으로 새로 만나게 될 곳에서 나도 돕는 자가 되고 싶다. 내가 받았던 것처럼 그렇게 흘려보내면 또 다른 이에게서 기쁨이 흘러갈테니 말이다.
# 서른번째 생일
수없이 도와준 미얀마 친구들을 뒤로하고 한인 숙소에 거쳐를 마련한다. 현지 정보도 얻고 액티비티도 신청한다. 밖에 나가니 온데 한국말 천지다. 연변 자치구 마냥 라오스 자치구 온거 같다. 길가의 절반이 한국 사람이다. 여기 한국인데 잘못 온거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맛있는 쌀국수도 먹고 원액 망고 주스도 먹고 쉼을 누린다. 한적한 곳을 걸으며 한템포 쉬는 이 여유가 너무 좋다. 순수한 사람들의 미소도 너무 좋다. 서른번째 생일 4월 18일. 아침부터 카약킹을 하러간다. 물은 별로 안 깊지만 너무 맑고 좋다. 강가에서 멱감는 꼬마들 표정이 너무 행복해보인다. 한국에서는 스맛폰, 장난감 많은 것들을 가진 꼬마들이지만 이 아이들 만큼 행복한 표정을 못봤다. 소유한 것과 상관없이 자연을 벗 삼아 사는 꼬마들이 부럽다. 카약킹을 끝내고 짚라인을 한다. 유격이랑 비슷한데, 무서우면서 재밌다. 여덟 코스에서 안전 장치를 줄에 걸고 몸을 맡긴채 타잔처럼 뛴다. "오빠 꿀잼~?" 이라며 한국말을하는 라오스 아저씨들을 보니 웃음이 안 나올수 없다. 이건 누가 가르쳐준거야 ㅋㅋㅋ
고소공포증에도 불구하고 여덟코스를 해낸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 생일에 해외에서 이런 꿀잼이라니 넘나 좋은것. 마치고 숙소에서 생일을 알게 된 다른 일행들이 축하를 해준다. 바나나 로띠에 이쑤시개 3개 꽃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준다. 넘나 좋은것. 생일 축하 노래는 정말 좋은 것이다. 행복하게 야경을 보며 커피 한잔 하니 천국이 따로 없다. 좋은 곳에 오니 가족이 생각난다. 아까 낮에 엄마랑 같이 온 젊은 여대생을 보니 부럽다. 모녀끼리 이렇게 다니는 것 보니 넘나 좋아 보인다. 담엔 가족과 함꼐 와야겠다 싶다. 그러고보니 이제 집에 갈 때가 되었네.
# on the way back to home
모든 짐을 챙겨 싣고 국경을 넘어 방콕으로 돌아온다. 17시간의 버스행. 넘나 지겹다. 책만 잃지 않았어도 더 씐나게 올텐데 아쉽다. 시간은 어째저쨰 흘러 결국 방콕 도착. 공항으로 간사님이 픽업해주신단다. 꼬마들에게 100밧 씩 주고 인사한다. "삼촌 간다잉. 엄마 말씀 잘듣고 또 보자." "삼촌 잘가여~" 이 곳에서 행복하기를. 순수함이 지속되기를 두손 모은다. 공항으로 가는 길에 간사님과 이것저것 나눈다. 태국에서 비지니스 사역의 중요성을 듣고 누군가 하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을 고용하고 삶으로 존중하며 복음을 살아낸다면 자연스레 복음이 흘러가지 않을까. " 땅위에서 별 것 없다 재엽아. 영원한 것을 보고 살자" 라고 웃으며 배웅해주신 간사님. 마지막 까지 울림을 주셔서 감사하다. 9박10일이 일장춘몽 인것 마냥 지나간다. 앞으로 한국에서의 내 삶은 어떻게 흘러갈까. 방랑 삼십세, 이제 진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