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상한 사람 아니야
성민이라는 직장 동기가 의경으로 근무하던 시절의 일이다.
그 당시 꽉 짜여진 의경 생활에 지쳐 있던 성민이는 어느 지하철 역사 안에서 선 채로 졸았다고 한다. 그때 누군가 큰소리로 성민이를 깨웠고 눈앞에는 한 중년 아주머니가 서 계셨다. 그 아주머니는 성민이를 불쌍한 듯 쳐다보면서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려 하셨다.
불현듯 사이비 종교 신자가 선교하려고 책자를 꺼내는구나 싶어 성민이는 재빨리 다른 자리로 몸을 피했다. 그래도 자꾸 따라오는 아주머니를 이리저리 피하며 혼잣말로 “아이 끈질긴 아주머니, 정말 왜 저러는 거야.” 하고 중얼거렸다.
5분 뒤 성민이는 아주머니가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그런데 그분이 다시 성민이에게 다가오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 이상한 사람 아니야. 우리 아들도 군대에 가 있는데 피곤해서 졸고 있는 젊은이 모습을 보니 아들 생각에 안쓰러워 그랬어. 저기 빵집에 3만 원 맡겨 뒀으니까 부담 갖지 말고 빵 사 가서 동료들이랑 같이 먹게.”
그날 성민이는 동료 의경들과 함께 그 빵을 아주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힘들었던 시기에 그분의 따뜻한 친절을 경험한 성민이는 그 얘기를 할 때마다 눈물을 글썽이곤 한다.
우연히 만나는 누군가에게 베푸는 친절이 많아질수록 세상은 더욱 따뜻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옮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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