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회는 5월에 야유회를 가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다.
그러나 금년은 가을로 야유회를 잡았다.
모교 백주년 행사를 기해 해외에서 찾아온 동문들과 함께 소풍을 가기 위해서 였다.
그래서 날자를 10월 16일로 정했다.
우리들의 자랑스러운 동문인 장영신 애경회장이 전 동문을 애경리조트로 초대했다.
애경리조트는 가평군 설악면에 위치한, 경관이 빼어나게 수련한 곳이다.
2007년 5월 봄 야유회 때도 장영신 동문이 우리를 초청했었다.
그날 비가 얼마나 세차게 내렸던지, 우리들은 빗속을 뚫고 남이섬까지
배를 타고 갔었다.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우리들 뇌리에 새겨 있다.
어제는 완연한 가을 날씨,
강을 끼고 굽이굽이 돌아가는 길목에 이미 나무들은 곱게 물이 들고
적당히 흐려 안개 낀 강 너머로 산봉우리들은 몽환처럼 아득했다.
구수한 재담가인 친구의 익살로 시간 가는줄 모르는 사이
우리 앞에 현수막이 걸려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개교 백주년 기념 43회 야유회".
게다가 갖은 색의 풍선을 나무마다 꽃처럼 엮여서 달아 놓았다.
풍선으로 만든 아취도 리조트 입구에 보기 좋게 만들어져 있었다.
우리는 귀빈이 된 느낌이었다.
누가 있어 우리를 이렇게 환영한단 말인가.
강물이 잔잔히 흔들리고 있는 강가에 식탁은 셋팅되어 있고
서울 유명호텔에서 공수된 맛갈스러운 부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환하게 웃으며 동기동창들을 맞이하는 장회장이 새색시처럼 고았다..
큰 그룹을 이끌어가는 막중한 일이 어떻게 수월할 수만 있을 것인가.
그럼에도 동기동창들을 위해서 마음을 다 해주는 장회장이 너무도 고마웠다,
식후에, 해외에서 찾아온 12명의 친구들의 그 간의 일들과 소감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어머니가 계신 곳이 고향이라고 했던가,
어머니 돌아가시고 없는 고국이 고향이 될 수 있는 것은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고 보니 여고 동기동창인 우리는 각자가 서로의 고향의 존재로구나.
43회에게는 43회만의 특별한 것이 있다고 언젠가 말했다.
세계 여러나라의 의상을 마련해 놓고 인사말을 알아놓고 범세계적 행진을 해보는 것이다.
어제는 스웨덴, 일본, 중국, 월남, 인도, 이락, 화와이등의 의상을 커풀로 입고
친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인사말은 통역이 했는데, 통역의 마음대로이다.
예를 들면 일본 커풀이 인사를 하니 "독도는 한 국 땅이라고 말씀하시는군요. 맞습니다"
하는 식이다.
이번에 장회장은 전문 리크레이숀 진행자를 특별히 초빙하여
여러가지 게임을 리드하도록 배려해 주었다.
노래, 가수 이름 알아 맞추기, 폭댄스, 율동,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은
동심으로 돌아가게 해주었다.
돌아오는 길엔 두 손으로 들기에도 무거운 큰선물을 안켜 주었다.
어제, 우리들은 조금도 손색없는 귀빈이 되었다.
오고 가는 길에 秋色은 무뎌진 감각을 노크하며 정감은 살려내어 소녀들이 되게 했다.
노경의 길목에서 이런 호사 한번은 하늘도 미소지으며 축하해 주지 않겠는가.
요즘 경제가 어렵고, 건강도 점점 쇠해지고, 즐거운 일이 별로 없는 쓸쓸한 73세.
일말의 서글픔으로 세월의 덧없음을 달래고 있는 우리들에게
한껏 즐겁고 행복한 하루를 보내게 해준 43회 가을 야유회.
좋은 학교를 나왔다는 것,
훌륭한 동기생을 가졌다는 것.
우리들은 참으로 복 많은 사람들이구나.
장영신 회장.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당신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오.
늘 건강하고, 사업에. 가정에, 하나님의 은총이 넘쳐나기를 기원하리다.
우리 모두가....
첫댓글 유선진 선배님, 글이 얼마나 재미있고 즐거움을 주는지 모르겠습니다...ㅎ ㅎ 장영신 선배님의 친절과 후덕하심을 존경합니다! 그렇지요~어머니와 친구들이 있는 곳이 고향이지요...선배님들 모두들 건강히, 행복한 여생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10시 반쯤 써서 올리고 쓴 글을 한번 검토해 볼려고 하니 카페가 점검중이라며 계속 열리지가 않았어요. 한번에 쭉 쓴 글은 실수가 있는 법이라 찜찜했지만 그냥 잠을 잤지요. 아침에 깨어나 눈을 비비며 사랑방부터 들어왔습니다. 참 부족한 글입니다. 석자한테 한소리 듣겠습니다 "잘 찍어놓은 사진을 니 글이 망쳐 놓았다" 라구요 ㅎㅎ 그런데 영진씨가 재미있다고 하니 고치지 않고 그냥 두겠습니다. 나이 탓인지 이제는 고치는 작업도 귀찮궁요 ㅋㅋ
43회 야유회 이야기를 동영상을 보는듯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역시 큰나무는 큰 만큼의 그늘을 드리워주는군요. 가을이 다가와 낙엽을 떨구겠지만 생각만은 즐거운 것으로 채워 보세요.
애영씨, 48회는 어떤 행사를 치뤘나요? 각 기마다 백주년 여행으로 떠들석 해요. 정말 못말리는 갱끼여고 출신이에요.ㅎㅎ.어제도 우리는 말들을 했어요 "남들이 우리를 뭐라는지 아니?" "재수없다고 그러겠지" ㅎㅎ
저희 48회는 16,17 이틀간 전라도 담양 지역을 다녀왔습니다.
장영신동기의 노불레스 오불리주의 한 방법입니다. 벌써 언제 이렇게 백발이 성성해졌는가 내 친구들... 100여명의 동기들을 숨어서 지내던 친구들까지 불러모은 변함없는 영신이의 우정이 우리를 이렇게 모이게했습니다.
놀랍고 존경스럽기만한 43회 선배님들, 우정과 배려가 남다른 선배님들 정말 부럽습니다.
장영신회장님은 가슴이 큰 분이시네요~. 100여명의 동기들을 이렇게 깍듯이 대접을 하고.. 마치 당신이 대접을 받는 것 처럼 생각을 하신 것 이겠지요? 회장님처럼 남을 그렇게 대접하므로써 내가 또한 같은 대접을 받는다고 생각해야하는데..그런 마음을 누구나 가질 수 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날씨도 화창하고 좋은 가을 날, 43회 선배님들 기분 '짱'이셨겟습니다. 다시 한번 부러버요~~!!!
43회 선배님들 역시 대단하십니다~ 유선배님의 어머니와 친구가 있는 곳이 고향이라는 말이 가슴에 찡하네요.. 이런 좋은 모임을 가진 기가 또 있을까요? 43회 선배님들은 특별 하신거 같아요.. 장영신 회장님 같은 거목도 게시니... 청명한 가을날 성대한 야유회 축하드리고 부럽습니다~~
회장님, 그리고 인회 순재후배, 길벗 사랑방 선후배가 있기에 고향이 있다? 했으면 좋겠지요.? 실지로 파리에 심승자 박사가 있으니 낯설지 않고 아무 때나 가도 되는 곳 같지 않나요? 기우가 있으니 워싱톤이 심정적으로 가깝고 영진씨가 있으니, 경애씨가 있으니, 희구가 있으니... 이렇게 말에요.
양쪽 집 다닐라니 바쁘네. 두 집 살림하는 사람이 이럴려나? 저기서 꼬리를 달고 왔는데, 여기 오니 같은 글이. 그래 우리 모두가 서로 고향이 되어주자. 그러면 외로운 사람은 없으려나? 글 잘 쓰는 선진이가 야유회 글을 쓰기로 했다니 나야 얼마나 좋았겠어. 그저 살려주십시오지. 그리고 선진이가 날 살려주었네. 내가 얼마나 고마운지 미쳐 모를 걸? 나 지금 꼼짝도 하기 싫은데 이 글은 겨우 읽었지. 참 잘 도 쓴다고 감탄하면서. 선진아 고마워. 나 회장으로 밀어넣고 뒤봐주느라고 힘들지? 그래도 너 믿고 든든해서 그 힘으로 가고 있지 않아? 이제 1년 반만 하면 된다. 잘 봐달라고 부탁한다.
안회장, 병나지 않았어? 큰일을 무사히, 역대 어느 야유회보다 알차고 다채롭게 치른 것을 감사하며 축하한다네. 친구들이 모두 얼마나 만족해 하는지...모두 임원들의 수고의 덕이야. 아무리 치하한다고 해도 말이 모자랄 정도이야. 이제 푹 쉬기를 바래요. 일년 반, 너무도 빨리 가는 세월이라네.
43회 선배님들, 장영신 회장님의 친구분들을 위한 배려도 배려니와 동기분들의 평상시 따뜻한 마음이 뭉쳐있지 않으면 그런 훌륭한 모임이 될 수 없었을 줄 압니다.저는 처음 사진을 보고 파리에서도 어디 아주 부잣집에서 Garden Party를 하는 정원 모습이어서 그 돈으로 불우한 노인들이나 아동을....하는 생각이 앞섰습니다. 그러나 사실을 알고 보니 마음이 많이 편해졌을 뿐 아니라 43회 선배님들의 뭉침이 부럽고 자랑스럽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기회에 모두 만나셔서 즐거운 시간들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유선배님, 감사합니다. 제가 있으니 파리도 고향이라 해 주셔서요. 여러 선후배님들의 고향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실 저는 부모님이 이제 안계시니 선후배님들께서 부모님을 대신하십니다. 웃는 얼굴로 반겨 맞아주고 마음 편한 곳이 고향이라고 봅니다. 아무리 좋은 사람도 집도 내가 편하지 않으면 가치가 없으니까요. 만나서 편하고 자주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정말 둘도 없는 행복입니다. 이번 제게 그런 행복을 주셔서 저는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비록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여러 분들을 뵙고 왔지만....진심으로 다시 감사드립니다.
승자씨, 이번에 한국에 다녀가신 일은 정말 우리에게 多幸이었습니다.멘토를 보았다고할까요? 늘 머리에서 떠나지 않아요. 투석을 하느라고 불거진 팔뚝의 혈관을 아무렇지도 않게 당당하게 드러내놓고 있는 모습에서 범상치 않은 자신감을 보았습니다. 나였다면 초면의 자리에 긴팔 옷으로 가렸을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내가 훈장을 만지듯 당신의 팔을 만졌었지요. 또 기회가 닿으면 꼭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