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호 태풍 '하이선'(Haishen)의 예상경로가 조금 더 한반도와 가까워졌다. 기상청이 9월 7일 오전 1시 발표한 태풍 통보문에 따르면, 태풍 하이선은 이날 0시 기준 제주 서귀포 동남동쪽 약 300㎞ 부근 해상에 위치했다. 동경 129.3도, 북위 31.9도 지점이다. 현재 태풍의 강도는 '강'으로 세 시간 전 '매우 강'보다 낮아졌다. 이동속도는 시속 34㎞, 진행 방향은 북이다. 태풍의 중심기압은 950hPa(헥토파스칼)이고 중심부근 최대풍속은 시속 155㎞(초속 43m), 강풍반경 400㎞, 폭풍반경 140㎞ 수준이다.
태풍은 9월 7일 오전 6시 부산 남남동쪽 약 110㎞ 부근 해상을 지나 낮 12시 강원 강릉 남남동쪽 약 150㎞ 부근 해상에 다다를 전망이다. 이후 오후 6시 강도가 '중'으로 낮아진 태풍은 강릉 북북동쪽 약 170㎞ 부근 해상을 지나, 9월 8일 0시에는 북한 청진 서쪽 약 20㎞ 부근 육상에 상륙할 전망이다. 태풍은 9월 8일 오전 6시 청진 북쪽 280㎞ 부근 육상(중국지역)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될 것으로 전망된다.
태풍의 예상 이동경로는 전날(9월 6일) 오후 예보보다 계속해서 육지와 가까워지고 있다. 이번 기상청 태풍정보 상세정보에 따르면 태풍과 동해안 각 도시의 최근접 거리는, 부산 오전 9시 40㎞, 울산 오전 10시 30㎞, 경북 포항 오전 11시 20㎞, 영덕 낮 12시 20㎞, 울진 오후 1시 20㎞, 강원 삼척 오후 2시 40㎞, 강릉 오후 2시 70㎞ 등이다. 9월 6일 오후 10시 예보에서는 부산 50㎞, 울산 30㎞, 경북 포항 30㎞, 영덕 20㎞, 울진 20㎞, 강원 삼척·동해 40㎞, 강릉 70㎞였다. 오후 4시 예보에서는 부산 70㎞, 강릉 90㎞ 등이었다.
오전 1시 예보 기준, 태풍의 영향권에서 비교적 먼 서울과 인천, 경기 수원 등 수도권 도시와 태풍의 최근접 거리는 각각 오후 2시에 경기 수원 230㎞, 서울 230㎞, 인천 260㎞이다. 수도권 각 도시와 태풍의 거리는 앞선 6일 오후 10시 예보와 같다. 그보다 앞선 오후 7시 예보에서의 최근접거리는 각각 수원 240㎞, 서울 240㎞, 인천 260㎞였고, 4시 예보에서는 각각 수원 250㎞, 서울 260㎞, 인천 280㎞였다.
현재 태풍이 우리나라로 가까워지면서 전국의 바람은 점점 강해지는 모양새다. 9월 6일 0시~ 9월 7일 0시까지 전국 주요지점 최대순간풍속은 전라 무주 덕유봉 100㎞, 광주 무등산 시속 95㎞, 울산 이덕서 107㎞, 경북 포항 구룡포 91㎞, 제주 서귀포 한라산남벽 104㎞ 등이다. 태풍이 다가옴에 따라 제주도와 전남(거문도·초도), 제주도전해상, 남해서부동쪽먼바다, 남해서부서쪽먼바다, 남해동부먼바다, 동해남부남쪽먼바다에는 태풍경보가 발효됐다.
부산 상륙한 태풍 ‘하이선’… 피해 속출, 전국이 영향권
절기상 ‘백로’인 9월 7일 월요일은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고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태풍이 부산에 근접하면서 곳곳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기상청은 오전 이날 오전 3시를 기준으로 하이선이 서귀포 동쪽 약 240㎞ 해상에서 시속 37㎞로 북진 중이라고 밝혔다. 중심기압은 945hPa, 강풍반경은 420㎞, 최대풍속은 매우 강한 초속 45m로 ‘매우 강’의 위력을 유지하고 있다.
부산도 하이선의 간접 영향권에 들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부산기상청은 이날 오전 3시를 기준으로 부산 전역에 태풍경보를 발효했다. 시간당 10㎜ 내외 비가 내리고, 초속 15∼25m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부산 서구는 오전 2시 35분 기준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24.2m인 강풍이 몰아치고 있다. 남구가 초속 22.9m, 중구 21.7m 순이다. 강수량은 금정구에 시간당 11.5㎜, 동래구 9.5㎜, 부산진구 9.0㎜의 비가 내리고 있다.
하이선은 경상 동해안에 바짝 붙어 북상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 가장 근접하는 시간은 이날 오전 9시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9월 7일 오후까지 부산에 100~300㎜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선이 부산에 가까워지자 도로 곳곳이 통제되고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오전 4시를 기준으로 부산 전역엔 모두 14건의 태풍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오전 2시 17분께 남구 대연동 한 교차로에서 나무가 도로에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오전 2시 38분엔 영도구 동삼동에서 신호등이 강풍에 떨어졌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상황을 정리했다.
부산에는 현재 6곳의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강풍으로 부산과 경남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가 통제된 데 이어 수위 상승으로 동래구 수연교, 연안교, 세병교가 통제됐다. 또 덕천배수장∼화면생태공원 도로 구간과 수관교 양방향이 통제됐다. 열차 운행도 중단됐다. 부산김해경전철은 이날 오전 5시 첫차부터 운행이 중지된다. 코레일도 부산을 지나는 일부 열차 운행 시간을 조정했다. 코레일은 태풍 영향권에 들어서는 9월 7일 첫차부터 태풍 통과 때까지 동해선 전 구간과 경부선 일부 구간 운행을 중지했다. 동해선은 부전∼포항, 포항∼영덕, 동대구∼부전, 동해∼강릉 등 전 구간을 오가는 무궁화호 운행을 중지했다.
서울∼동해 구간을 오가는 KTX는 강릉으로 출발과 도착역이 변경됐다. 동해선 전동열차는 부전∼일광 전 구간 운행이 중지됐다. 경부선은 동대구∼부산 구간을 오가는 일반선KTX, 새마을호, 무궁화호 운행이 중지돼 서울∼동대구 구간만 운행됐다. 제주도도 태풍의 영향권에 들었다. 이날 오전 1시10분을 기준으로 제주 산지와 북동부를 중심으로 시간당 50㎜안팎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주요 지점 강수량은 전날부터 이날 오전 2시 30분까지 제주시 선흘 346.5㎜, 한라산 삼각봉 289㎜, 한라산 윗세오름 280㎜, 제주시 송당 160, 서귀포시 남원읍 태풍센터 71.5㎜ 등이다. 바람도 강하게 불었다. 이날 오전 1시 최대 순간풍속(초속)이 한라산 남벽 29m, 한라산 윗세오름 28.6m, 새별오름 27.8m, 마라도 25.5m를 기록했다.
그 밖에 지역에도 50~100㎜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바람은 최대 순간풍속 초속 25∼40m 안팎으로 매우 강하게 불겠다. 특히 울릉도·독도는 태풍의 위험반원에 들어 순간 최대 시속 180㎞, 초속 50m 이상 매우 강하게 바람이 부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태풍 중심 부근이 제주 동쪽으로 제주와 멀리 떨어져 있지만, 태풍 영향으로 비구름대가 남쪽 해상에서 유입되고 지형적 효과가 더해져 앞으로도 산지를 중심으로 300㎜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또 이날 오전 8시부터는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