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기사 내용 입니다.
실제 기사와 글씨하나, 쉼표하나두 같아여..
사진은 못부쳤지만여 진짜 크고 칼라풀하게 나왔더군여..
저희 엄니 신부님 조으신 분이라고 칭찬이 대단 하십니다..
예전 고잔성당에 계실때도 그러셨다고..
자..그럼..
[등불] 신자가 양이라고요? 아니, 주인입니다
등록신자 6400명에 주일미사에만도 2천여명이 참여하지만 형편이 넉넉한 교인은 거의 없는 인천시 간석2동성당에서 호인수(54) 신부는 교인들에게 이웃집 아저씨같은 사람이다. 그는 어디를 가도 별로 환영받지 못하는 가난한 이들을 언제나 손짓한다.
신자들이 쌀을 모아 어려운 사람 누구나가 퍼갈 수 있도록 성당 문 옆에 놓아둔 `사랑의 쌀통'에서 끼니조차 잇기 어려운 이웃에 대한 호 신부와 신자들의 사랑이 느껴진다. 이곳에선 노인학교의 노인들도 팀을 이뤄 공작품을 만들거나 옷과 폐품을 모아 팔아 불우 이웃을 돕는 대열에 함께 한다.
매주 화·목요일 이곳에서 여는 한글학교는 한글을 몰라 속만 태우는 50여명에게는 어둠 속의 빛이다. 이 학교엔 노인뿐 아니라 30~40대도 있다.
그가 시골성당 신부와 1년에 2주씩 바꿔 근무하기를 시도하는 것도 소외된 곳에 대한 배려 때문이다. 교구간 벽이 엄연해 인사순환조차 없는 천주교 현실에서 자의적으로 그가 시행하는 이 제도는 간석2동보다 더 사정이 어려운 시골성당에는 큰 힘을 주고 있다. 신부 교환 근무 때 근무한 곳의 헌금도 바꾸기로 하는데, 이를 통해 시골 성당은 반년분 운영비에 해당하는 헌금을 보조받는 효과를 얻고 있다.
호 신부는 평신도들이 교회의 주인이 되도록 노력하는 대표적인 신부중 한명으로 꼽힌다.
“평신도와 사제가 잘 섞이지 못하는 것은 성직자 중심의 사고 때문이다. 성직자는 목자고 신자는 양이라는 생각이 뿌리 깊다.”
사제가 아닌 신자 중심의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그의 생각은 10여년전 우리신학연구소의 설립에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우리신학연구소는 보수적인 천주교에서 이사장과 소장을 모두 평신도가 맡고 평신도를 위한 신학을 연구하는 곳이다.
특히 그는 출석교인의 70%를 차지하는 여성이 성당에서 부수적인 역할에 머물러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 한다. “여성들이 미사에서 역할을 하도록 하는데, 여성 스스로도 여성이 영성체를 주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지난해에 그가 성당에 전문가를 초대해 여성학과 여성신학을 2~3개월 강의한 것도 여성 스스로가 자신의 위치를 찾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가 무엇보다도 안타까워 하는 것은 교회가 갈수록 저소득층에게 문턱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천주교 신자가 늘어나고 있는데도, 이곳에서 반모임을 해보면 갈수록 신자가 줄어든다. 고소득층 지역과 달리 저소득층은 갈수록 교회에 나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그는 요즘 선교에 교회의 역량을 집중시키면서 이런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교회마저 천한 자본주의 속성을 따라가서는 안된다. 물질이 최고인 사회에서 하느님 닮은 사람이 최고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성서에도 하느님과 맘몬 둘 중 하나만 섬겨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자칫 고소득층 신자의 증가로만 선교 목표치가 채워지고, 교회가 신자수를 늘리고 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건물 신축비 등에만 돈을 써 저소득층에 대한 수혜가 더욱 더 줄어드는 악순환을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