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진주
(김일중)
나는 어느 바닷가
자갈밭 마을에서 태어났다.
어떤 아저씨는
튀기라고 했다.
그때 의미를 잘 몰랐지만
좋은 이름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떤 할머니는
못난이 인형이라고 불렀다.
너무너무 속상했다.
어떤 친구는
쿤타킨테라고 불렀다.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화를 냈지만 소용없었다.
어떤 아이는
블랙죠라고 불렀다.
한 대 때려주려고 하자
잽싸게 달아나 버렸다.
어떤 언니는
검은콩이라고 놀려댔다.
대들 수도 없어 속만 썩혔다.
어떤 오빠는
깜상이라며 무시했다.
속으로 욕하면서 자리를 피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지나가던 어떤 보석상인이
나의 손을 잡으면서
세상에, 흑진주가 여기 있었네!
카페 게시글
詩人│ 김일중
흑진주
김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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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1
23.09.17 16:47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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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보석상인,
가치를 제대로 보는 눈을 가졌네요
"나"를 가치 있는 소중한 존재로 보게 하였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