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의 비밀스러운 삶 / 기욤 뮈소 / 양영란 / 밝은세상
믿고 보는 기욤 뮈소의 소설이다. 역시나 재미있다.
요즘 나에게 자주 다가오는 것들과 마음이 쓰이는 부분이 꿈이라든가 진실이라든가 하는 정의하기 곤란한 것들이다. 영화나 노래 그리고 글까지 그 범주에서 빙빙 맴돌고 있다. 어떤 것에 관심을 두면 대상이 되는 것이 눈에 띄기 시작하고 하나씩 하나씩 보이지 않던 것들이 도드라져 보인다.
이 소설도 나에게는 그렇게 읽힌다.
진실이란 마치 꿈과 같아서 그 꿈에 있을때나 의미가 있는 것이지 다른 꿈으로 넘어가면 그곳에서 의미를 찾는다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꿈이라는 것을 확장해본다면 확실한 것, 절대적인 것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에 움직이지 않는 것은 없으며, 변하지 않는 것도 없다. 사라지지 않는 것은 없듯이 사라지는 것도 없지 않을까?
이 소설은 소설 속에 소설이 들어 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 그 소설 안에 내가 인지하지 않은 다른 소설이 있는지 알게 뭔가. 그러니 애초에 하나의 소설이 존재한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것이다. 어차피 허구이지 않은가! 그러니 비밀스러울 밖에....
한참 잘나가는 베스트셀러 작가 네이선 파울스는 돌연 절필을 선언하고 조그만 섬에 칩거한다. 그 작가를 존경하는 작가 지망생이 자신의 소설 원고를 들고 네이선을 찾아간다. 수십년(?)전 하와이에서 한 연인이 디지탈 카메라를 물에 빠드린다. 그 카메라는 바다를 돌고 돌아 대만에서 누군가의 손에 들어간다. 아무 관계가 없어 보이는 두 이야기는 하나로 얽혀가고, 몇몇 사람의 죽음으로 관계가 드러난다. 적어도 그렇게 보인다. 모두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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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빠져들어 메모한 것도 놓치고 마지막에 와버렸다. 끝부분에서 정신차리고 적어놓은 몇 줄을 옮겨본다.
삶으로 돌아오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우리가 한층 더 열정적으로 삶을 받아들도록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책은 과연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 헨리 밀러 233쪽
진실을 말하기란 어렵다. 왜냐하면 진실은 단 하나뿐이므로. 그런데 그 진실은 살아 움직이고, 따라서 진실의 얼굴은 변하기 마련이므로 -프란츠 카프카 251쪽
"마틸드, 이 세상에 진실은 존재하지 않아. 아니, 진실은 존재하지만 늘 움직이는 거야. 진실은 늘 살아 움직이면서 그 모습을 바꾸지." 2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