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운지지【靑雲之志】
푸른구름 흔히 볼 수 없는 구름으로 신선이나 천자가 될 사람이 있는 곳
----------------------
김삿갓(373)
깊어지는 사모의 정
「가족과 집이 노상 없는 것은 아니야. 그러나 집을 떠난 지 10년이 넘으니까, 있어도 없는 것과 진배없는 일이지.」
김삿갓은 거기까지 말하다가 문득 이렇게 말했다.
「안산댁은 글을 잘 아는 모양이니, 나의 과거를 시로 한번 읊어볼까?」
「저는 시를 잘 모르옵니다. 그러나 선생님의 시라면 꼭 한번 보고 들어보고 싶사옵니다.」
「그러면 한 수 읊을 테니 들어 보라구.」
그리고 <자고 우금(自顧偶吟)>이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은 시를 읊었다.
웃으며 우러러보니 하늘은 아득한데
지나온 길 돌아보니 더욱 아득하구나
집이 가난해 식구들은 핀잔이 심했고
술에 취해 지내자니 남들이 비웃더라.
笑仰蒼穹坐可超(소앙창궁좌가초)
回思世路更迢迢(회사세로경초초)
居貧每受家人謫(거빈매수가인적)
亂飮多逢市女嘲(난음다봉시녀조)
이 세상 모든 일을 낙화 보듯 바라보며
평생을 달밤처럼 흐릿하게 살아왔소
지나온 나의 인생 이미 그러했거늘
청운의 뜻 아득함을 이제 깨달았노라.
萬事付看花散日(만사부간화산일)
一生占得月明宵(일생점득월명소)
也應身業斯而已(야응신업사이이)
漸覺靑雲分外遙(점각청운분외요)
김삿갓은 신세타령의 시를 읊기는 하면서도, 설마 안산댁이 이 시의 알아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안산댁은 시의 뜻을 대번에 알아들었는지,
「선생님의 시는 너무도 허망하옵니다.」
그리고 한숨을 쉬며 잠시 뜸을 두었다가,
「선생님은 이 나라에 잘못 태어난 분이신 것 같아요.」하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것이 아닌가.김삿갓은 안산댁의 말을 얼른 알아듣지 못해, 일순간 어리둥절하였다.
「나라를 잘못 태어나다니? 그게 무슨 소린가?」
안산댁은 서슴지 않고 대답한다.
「선생님이 만약 중국에 태어나셨더라면, 이태백이나 두자미(杜子美)처럼 만인의 숭앙을 받으셨을 게 아니에요? 그런데 불행하게도 시를 모르는 이 나라에 태어나셨기 때문에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으니, 얼마나 억울한 일이 옵니까.」
안산댁이 이태백과 두자미를 들고나오는 바람에, 김삿갓은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었다.
「하하하, 나를 이태백이나 두자미 같은 시인으로 알고 있다는 말인가?....지하의 이태백이가 그 말을 들으면 웃지 않을까?」 안산댁은 머리를 가로 흔들며,
「시라는 것은 사람에 따라 시풍이 다르니까, 누구를 누구하고 비교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선생님의 익살맞고도 달관하신 시풍은 너무도 탁월하신 것 같사옵니다.」
「칭찬해주어서 고맙기는 하네 마는, 칭찬도 지나치면 실례가 되는 법이야...... , 안산댁이 글을 많이 안다는 말은 범어 스님을 통해 듣기는 했지만, 이태백과 두자미까지 들고나오는 데는 정말 놀랐는걸.」
「저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들은풍월로 한마디 지껄여 보았을 뿐이오니 용서하시옵소서.」
「들은 풍월이라구? 하하하.......들은 풍월만 가지고, 이태백과 두자미를 감히 들고나올 수 있을까?」
김삿갓이 그렇게 추궁하자, 안산댁은 얼굴을 볼그라니 붉히며,
「제가 오늘은 선생님 앞에서 망발을 부린 것 같사옵니다.
저는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 이 옵니다.」
하고 어디까지나 겸손한 태도로 나오는 것이 아닌가.
김삿갓은 겸허하기 짝없는 그녀의 태도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
(안산댁은 과부일까, 유부녀일까?)
김삿갓에게는 그것이 커다란 수수께끼였다. 남편이 있는 여자라면 함부로 접근해서는 안 되겠지만, 만약 과부라면 용감하게 유혹을 해보고 싶었던것이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면서, 김삿갓의 상처는 완전히 회복되었다. 이제는 언제든지 길을 떠날 수 있게 되었던것이다. 그러나 김삿갓은 안산댁에게 미련이 남아 길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
시간내서 꼭 읽어 보시길 ... !!
🌳 " Do It Now "
나도 한 때는 아름다운 노년을 꿈꾼 적이 있었다.
시골에서 나무와 꽃을 심고 가꾸면서 전원생활을 즐기고,
자연을 벗 삼아 남은 생을 자족하면서 살겠다는 꿈을 키웠었다.
그러다 이루지 못한 꿈이 되고 말았지만 ….
나에게 선망의 꿈을 불어 넣은 사람은 나의 절친 친구였다.
나의 친구는 고등학교, 아내는 초등학교 교사였다. 이들 부부는 50대부터 10년 계획을 세워 노후 준비를 시작했다. 이들은 은퇴 후 자연에 묻혀 살면서 1년에 두번정도 해외여행을 다니겠다고 했다.
해외여행이 힘에 부칠 나이가 되면 제주에서 1년 살고, 남해, 고흥, 속초, 담양, 안면도 등으로 둥지를 옮겨 다니며 노매드 인생을 살겠다고 했다.
그들의 은퇴 후 10년 계획은 치밀하고 촘촘했다.
모든 걸 아끼며 구두쇠처럼 살아도 목표가 있는 삶을 사니 누구 앞에서도 당당했다.
친구 내외는 시간이 될 때마다 시골에 내려가 심을 식물종자와 나무를 찾아 5일장을 돌았고, 여행에 필요한 각종용품과 옷가지 준비를 낙으로 삼아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했다.
그렇게 많은 날이 지나갔다.
건장했던 친구가 정년을 1년 앞두고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고는, 여섯달도 못채우고 죽고 말았다.
들판에 덜렁 혼자 남게 된 친구 아내가 안쓰럽고, 무거운 현실에 가위눌리는 그녀의 삶이 안타까웠다. 원망과 분노, 슬픔이 몸을 탈진시키면서 우울증을 불렀고, 사람을 피하는 대인기피증까지 생겼다.
외출을 멈춘 채 전화도 본인이 필요로 하는 것만 선별해 받다가 그마저 전원을 꺼놓을 때가 많았다. 깔끔한 성품 탓에 반질반질 윤이 나던 집안 살림에 먼지가 안고, 정신이 사나울 정도로
집안이 헝클어 졌는데도 치우거나 정리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들이 엄마의 집을 정리해 주려고 내려왔다가 한숨만 말아 쉬었다. 방마다 널린 전원생활에 필요한 용품들. 구석구석에 처박은 씨앗봉지들. 열린 대형여행용 가방엔 텍이 그대로 달린 옷가지들로 정신이 사나웠다.
어떻게 정리 좀 할까 했던 아들도 적당한 선에서 손을 들고 말았다. 하나같이 두분의 꿈이 차 있던 것들이고, 소망했던 것들이다. 나는 그 허망함을 보고 전원의 꿈을 접기로 했다. 미래를 담보하려다 오늘을 망칠 것 같은 두려움이 들면서였다.
2년쯤 지나 아내와 함께 그녀의 집을 찾았다. 우리 내외와는 어울려 여행을 다닐만큼 허물없이 지낸 사이였다.그래서인지 가겠다고 할 때 타박하지 않았다. 만나보니 생각보다 표정이 밝았고, 생활도 좋아 보였다.
그녀는 아내를 향해 가슴속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오지 않은 미래를 좇다가 오늘을 실패한 사람이 나" 라며,
“오늘 맑았던 하늘이 내일은 비” 라는 사실을 모르고 살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형편이 더 좋아지고 자유로울 때 하겠다고 미룬 일이 있다면,지금 시작하라고 권했다. 어제는 대학에서 정년 퇴직한 친구와 저녁식사를 같이 했다.
37년 동안 사회학을 가르친 친구는 정년퇴직을 하면서 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낸 마지막 과제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강의를 마치면서 칠판에 이렇게 쓰고 각자의 생각을 적어 내라고 했다.
“말기암으로 5개월 시한부 삶을 선고 받았을 때,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여행을 가겠다”
“소문난 맛집을 순례하겠다”
“등 돌린 친구들과 화해를 하겠다”
“세계여행을 떠나고 싶다”
"내가 사랑했던 여자를 만나보고 싶다"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을 것 같다”
라는 등 돌발적인 질문에 학생들은 비교적 자신의 생각을 담담하게 표현했다.
저마다 가슴에 담았거나 그려온 생각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한 학생만이 손으로 턱을 괸 채 창밖만 쳐다 보고 있었다.
교수가 학생에게 다가가 주의를 주었다.
“무엇이라도 쓰게 ~
아무것도 안 쓰면 0점 처리 된다네~”
학생은 그 후에도 변화를 보이지 않다가 과제 제출 5분 전이란 소리를 듣고서야 무언가를 단숨에 적었다.
학생이 제출한 글의 내용은 이런 것이었다.
“나는 내일에 희망을 걸지 않는다.
오늘을 사는 일 만으로도 나는 벅차다.
지금 이 순간만 생각하며 사는 하루살이처럼 살고있다.
그러므로 나는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살 수 밖에는...
첫댓글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감사드립니다^^~~&☆★
인생길에서 떠나야 할 때는
떠나야 할 텐데
김삿갓이 주저거리는 것은
안산댁 때문이 아닌가 하네요.
벅찬 삶은 내일보다
오늘 이 시간이 필요 한가 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드립니다~~^^&♡
잘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감사드립니다~~^^&★
NOW,
그것이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지요?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김삿갓의 野史 고맙게 잘 감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가 되십시오.
감사드립니다~~^^&♡
잘 읽고 갑니다.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