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쥐 세 마리가 입씨름을 벌인다.
첫 번째 생쥐가 의기양양하게 알린다.
'난 말이야, 용수철이 달린 덫을 알아보고 거기에 있는 치즈를 빼 먹었어. 그러고도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지. 두 번째 생쥐가 맞받았다. '그건 아무것도 아니야, 분홍빛 알갱이로 된 쥐약 알지? 나는 그것들을 식사하기 전에 먹어. 식욕을 돋우기 위해서 말이야.'
그러자 세 번째 생쥐가 손목시계를 보고 나서 덤덤하게 툭 던지는 말. '얘들아, 미안. 오후 5시야. 나 먼저 자리를 떠야겠다. 고양이를 겁탈하러 가야 하거든.'
- 다리우스 워즈니악의 스탠드업 코미디<동물은 우리의 친구>에서
<웃음>1,2 (베르나르 베르베르 장편소설, 이세욱 옮김, 열린책들, 2011)
첫댓글
우리 국문학사에도 쥐가 뭇 동물들을 희롱하는 백호 임재 선생의 '鼠獄說'이란 책이 있습니다. 세상에 동물(인간 포함)치고 쥐에게 놀이감이 되지 않는 것이 없었으니 이야기 꾼들의 솜씨는 동서양이 다르지 않나봅니다. 참고로 '백호 임제 기념관'은 나주시에 있습니다.
온달 장군님, 고맙습니다. 나는 임제(林悌 1549-1587)가 '서옥설(鼠獄說)'을 지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白湖 선생이 평안도사로 부임하면서 송도의 황진이 묘소에 들러 지었다는 시조 '청초 우거진 골에 자난다 누웠난다. 홍안은 어디 두고 백골만 묻혔난다. 잔 잡아 권할이 없으니 그를 설워하노라'만 알고 있었지요. '서옥설'은 재판받는 쥐를 비롯 84종의 동식물을 의인화시킨 우화집 수법을 쓰고 있는데, 그들의 형태, 상태, 장점과 단점을 섬세하게 묘사하여 무능한 권력층을 해학적으로 풍자하여 신랄하게 꾸짖는 글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