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울산 지역경제 지표가 ‘흐림’으로 나타났다.
울산상공회의소(회장 전영도)가 지역 15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올해 3분기 기업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BSI가 ‘84’로 나타나
하반기 지역 경기가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5일 밝혔다.
기업경기 실사지수(BSI)는 현장에서 기업가들이 판단, 예측·계획하는 것을 수치화한 것이기 때문에 비교적 정확도가 높다. BSI가
100을 넘으면 전 분기에 비해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지역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고용이 개선되고 있으나 BSI 지수가 이처럼 저조한 것은 조선, 자동차업계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실업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제유가 변수와 선박수출 부진, 세계적 보호 무역주의 경향, 미
기준금리 인상 등이 불안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울산의 주력 업종가운데 하나인 자동차의 BSI(78)가 전체 지수를 끌어내리는데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동차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자동차 강판 공급가격 인상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보호무역주의에 따른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이 ‘암초’로
꼽힌다.
그러나 하반기 소형 SUV 코나, 제너시스 G70 등 신차가 출시돼 시장 점유율이 반등되고 과도한 실적부진 현상을 반전시킬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면 역전세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석유화학(88)과 조선(86)이 효자 수출품목으로 등장할 모양새다. 석유화학의 경우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와 설비운영 효율화, 수출량
증가, 높은 정제마진으로 견고한 실적을 쌓았으나 최근 국제 유가 하락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석유수출기구(OPEC) 비회원국인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이 산유량을 늘이고 미국이 셰일가스를 증산해 세계적 공급과잉 현상이
발생할 경우 국내 정유 업계는 재고평가 손실( 원유를 수입해 국내에서 석유제품을 만드는데 걸리는 2개월간의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금년 말부터 예정된 미국의 대규모 에탄분해설비(ECC) 신증설을 비롯한 글로벌 석유업체들의 생산설비 증설 계획, 비우호적인 유가 상황은
석유화학업계의 실적 개선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반면 수주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불황경기에 허덕이는 조선 쪽이 BSI 86을 기록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일감부족으로 연이어 도크 가동이 중단되고 현대중공업의 사업 분할 과정에서 불거진 노사갈등이 지속되고 있으나 최근 상선과 해양부문에서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조선 3사는 올해 상반기 중 72척 42억달러 규모의 일감을 따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척 10억 달러에
비하면 무려 6배나 증가한 규모다.
이외에 국제해사기구(IMO)가 환경규제를 새로 도입하면서 선박 교체 수요가 늘어나고 산유국들이 감산을 연장할 경우 유가가 상승할
것으로 보여 조선수주가 국내 조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일부 품목에서의 이런 ‘장미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지역 고용율 체감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일부 수출품목의 호재가 지역
고용율 상승에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올해 하반기 기업체들의 신규채용 계획 여부를 조사한 결과 ‘없음’ 53%로 ‘있음(47%)’ 보다 6%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하반기의 ‘없음’과 비슷한(60%) 수준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가능성도 그다지 높지 않다. 전환계획 없음이 68%이고 일부 정규직으로 전환이 23%, 전체 정규직 전환은
9%에 불과하다.
울산상의 관계자는 “조선, 자동차 산업의 부진 속에서 힘겹게 지역 경제의 한축을 담당해오던 석유화학산업의 하반기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정부정책의 안정적 운용과 기업경영 환경의 지속적인 개선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기사입력: 2017/07/05 [18:12] 최종편집: ⓒ 광역매일 http://www.kyilbo.com/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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