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19박20일 백패킹 ⑯ Bern

[zino]

어제 융프라우의 마지막 일정도 막판까지 고민하면서 결정 못했었는데, 오늘 일정 또한 새벽까지 갈팡질팡이다.

왜냐면 날씨 때문에...

오늘 오후부터는 스위스 전역에 비가온다. 기온도 뚝 떨어진다. 일정대로라면 체르마트로 가야 하지만 지금 거기갔다간 얼어죽을거 같다. 화요일에 -1까지 떨어진다.

그래서 그나마 비가 가장 적게 오면서 따뜻한데를 찾으니, 베른.

근데 여긴 딱 하루 볼거리이고 작년에 충분히 봐서 마직막 백업플랜으로 짜 둔곳이라서 계속 망설여진다.

혹시 날씨가 좀 변했나 싶어 새벽까지 변함이 없다.

그냥 떠나기로 한다. 베른으로....

아침에 떠나는데 캠핑장 집 딸래미가 잘 가고 내년에 또 오랜다. 돈없다고 2년 뒤에 온다고 했다. 잠시, 버스를 기다리면서 여유를 즐긴다.

근데 9시쯤 버스 기다리다가 일출을 보았다. ^^ 날은 훤한데, 주위가 다 높은 산이다 보니 해를 직접 볼수 있는 일출은 9시쯤에야 되어서이다.

저 산은 아이거 옆산.

기차 타고 1시간 정도 걸려서 베른에 도착하였다.

왠지 지명이 익숙한건... 베른트래킹패드 때문일까...

이 도시는 베른 공과대학(아인슈타인이 다녔던가...)이 유명하고, 도시 전체가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딱히 갈데는 없고 도시 트래킹, 그리고 U자 지형 꼭지점에 있는 공원 그리고 높은 고층 다리 걷기 정도 해 주면 된다.

한 2시간 코스 정도...

위 지도에서 U자 뉘여놓은거 안 쪽에 있는장소들이 다 옛 건물들이다. 이중에 아인슈타인 생가인가... 그냥 살았던 집인가도 있다.

또 한가지...스위스의 수도는?

난 여지껏 취리히인줄 알고 있었다. 베른이다.


해튼...역에 내려서 일단 장을 본다. 캠핑장 근처엔 쿱이 없어서...

베른 역의 쿱도 무지 크다. 라면 종류 다 있고 쌈장, 고추장은 없다.

25kg 등짐 지고 장을 보면 참 불안불안하다. 뒤로 뭘 쳐서 떨어뜨릴거 같기도 하고, 힘도 들고..

해튼 빠르게 오늘 저녁, 내일 아침거리를 산 후 버스를 타고 캠피장으로 향한다.

9번 트램을 타고 ...역에 내려서 또 한 1km정도 걸어야 한다.


힘들게 힘들게 캠핑장에 도착했는데... 헉

문을 닫았다.

캠핑 할거면 서류작성해서 위에 통에 넣고 돈 20프랑은 밑에 통에 넣으란다. 그러던지 아니면 스텝이 방문할 텐데 그 때 내도 된댄다.

일단 어떻게 될지 모르니 서류만 작성해서 일단 준비해 뒀다.


일단 짐을 잔디밭에 내려 놓고 주변 탐색을 해 본다.

이곳 campingplatz eichholz 자체가 큰 공원 내에 일부 공간을 캠핑장으로 쓰고 있는 구조이다.

그래서 개수대, 화장실 등은 캠핑객 뿐만 아니라 주변 산책하는 사람, 그냥 바베큐하러 온사람 등도 무료로 쓸고 있다. 샤워시설도 있는데 사무실에서 돈내고 특별한 코인을 구입하여야 한다. 온수 3분에 3프랑 정도이고 물 누를때만 시간이 차감된다고 한다. 난 사무실이 문을 닫아서 샤워는 오늘 패스.

캠핑장 바로 옆에 있는 레스토랑 아저씨한테 물어보니, 그냥 아무데나 치면 된댄다. 내일 아침에 갈거면 구지 돈 안내도 될거 같다.. 는 조언도 해 주었다. ^^ 하긴 대부분 편의시설이 무료인데 잔디밭에 텐트 친다고 돈을 낼 필요는 없을거 같기도 한다. 카라반 이용객은 좀 내긴 해야 할거 같다. 있다가 스탭이 와서 내라면 내지 뭐..

일단 피칭을 하고 주변을 자세히 탐색해 본다.
여긴 텐트 칠 수 있는 잔디밭

여긴 텐트 못 치고 일반 이용객들이 바베큐나 일광욕 즐기는 곳.

나무는 가지고 와야 한댄다. 근데 캠핑장 이용객은 캠핑장에서 주기도 하는것 같더라고 어느 아주머니가 아주 불확실한 정보를 주셨다. 어차피 오늘 사무실에 아무도 없어서 달랠 사람도 없는데..


여긴 구글맵에 자연사박물관이라고 해서 가 봤는데...박쥐 전시관, 10세 미만의 아동에겐 큰 도움이 될거 같기도 하다.

데스크에 계신 할머니도 어른이 애 없이 방문하니 매우 신기해 하신다.

난 한술 더떠서 이거 보려고 한국에서 왔다고 말해주고, 방명록도 쓰고 나왔다. 엄청 좋아 하신다. ^^


캠핑장 바로 옆에 이렇게 큰 강이 지난다.

안탑깝게도 캠핑장에서는 나무울타리에 가려서 보이진 않는다.


여긴 물살이 매우 세다.

강가에 경고 표지판이 있는데 수영금지가 아니라 물살이 매우 세니 expert만 하라고 써 있다.

강가에 좀 앉아 있으니... 어라 사람들이 이상한 행동을 한다.

강가에 와서 옷을 훌훌 벗는다. 안에는 수영복을 입고 있다. 그리고 드아이쌕을 가지고 와서 벗은 옷가지들을 드라이쌕에 넣는다. 그리고 드라이쌕에 바람을 충분히 넣어서 그걸 튜브삼아 강물에 떠내려간다.


와. 이건 대박이다. 인터라켄에서 캐니언이 코스에 따라 100~200프랑하는데.. 이건 그거보다 훨 재미있어 보인다.
위 지도를 보면


캠핑장이 강의 상류에 위치해 있고, 여기서 물에 둥둥 떠내려서 베른 시내까지 가는가보다.

나도 갔다가 다시 버스타고 오면 되니깐...시도해 보기로 했다.

어후~ 너무 춥다. 바로 나왔다.

지금 시간이 오후 4시 기온이 대략 15도 정도. 추운게 당연한데... 저사람들은 어떻게 이 온도에 저걸 하고 있을까.. 존경스럽다.

다음에 좀 더울때 방문하시는 분 있으면 꼭 한번 해 보시길 강력 추천한다.


여기 저기 좀 더 돌아다니다 보니 저녁때가 되었다.

오늘 저녁은 오랜만에 삼겹살에 와인,

근데 이 고기가 겉에만 훈연된걸로 알고 있는데... 아닌가? 디게 안익는다. 도대체 저 붉은색 부위가 없어지질 않는다. 고기 썰때 분명히 안쪽은 안 익은 느낌이었는데...이상한다. 간도 되어 있었나보다. 고기 썰어서 시즈닝을 좀 했는데 엄청 짜다. 그렇게 삼겹살 맛 과자를 반정도 먹고 나니 비가 후둑후둑 떨어진다. 6시 정각, 일기예보도 6시부터 온다고 했는데... 정말 정확하다.

난 이 잔디밭에서 제일 큰 나무 밑에 피칭하였다. 비도 좀 막아주고, 바람도 좀 막아주겠지 하는 바람에..

급하게 술상을 텐트 전실로 옮기고 남은 고기의 반은 수육으로 해 먹기로 한다. 구워먹으면 도저히 어떻게 됐을 때 먹는건지 몰라서...


어울리지는 모르겠지만 해산물가루를 넣고 푹 삶아본다.

엥? 푹 삶아도 뻘것네..오래 삶아서 고기는 질기고 짜고, 이번 스위스 캠핑중에 텐트에 떨어진 밥알 하나도 다 주워먹었는데.. 첨으로 음식을 버리는 참사가 발생했다.


그나마 오늘 음식 중에는 어제 제조해논 양파 김치가 괜찮았다.

인터라켄에서 김치를 하나 샀는데, 이게 한국에서 파는 통조림 김치랑 유사하다. 김치 맛은 나는데 찐김치라서 식감이 영 아니다. 여기서 나만의 꿀팁을 추가한다. 이걸 반정도 먹은 후 생양파를 썰어 넣는다. 그리고 하루 정도 재워 놓으면 양파에도 양념이 재워져서 맛있게 된다. 먹을땐 반드시 김치 한 조각+양파 한 조각 이렇게 먹어야 한다. 맛은 김치가 식감은 양파가 담당하는 시스템이다.

이렇게 별로 만족스럽지 못한 저녁을 마무리 하고 대충 오늘 일들을 기록하고 잠이 드는데 역시 일기예보대로 비가 온다. 그래도 이 캠핑장에서 제일 큰 나무 밑에 쳐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바람은 안 불고 천개번둥이 친다. (^^) 첨엔 멀리서 치더니 점점 다가온다. 번쩍 후 2초 정도 후에 우르릉 꽝 한다. 대략 600m근처.. 그 정도에서 쳐도 몸에 솜털이 찌릿찌릿 한다는걸 첨 느꼈다. 다행히 이걸 마지막으로 간간히 비만 내렸다.

그간 높은 고도에만 있어서 몰랐는데 베른에 오니 별로 로션 바를 필요가 없다. 그린델발트, 자이렌 근처 오지캠핑 때는 세수만 하면 피부가 땡겨서 로션 안 바르면 안 됐었는데 여기선 괜찮네.. 신기하다. 이것도 기압때문인가?.

해튼 아침엔 비도 그치고 해도 난다. 8시 이전에 철수 시작했는데 텐트가 반 정도나 말랐다. 날씨가 구름이 조금 끼긴 했지만 괜찮다. 춥지도 않고... 비피해, 추위피해 다닌 보람이 있다.

다음 일정은 또 추위피해서 로잔으로 정했는데(오늘 체르마트 최저기온 -2도) 대략 12시쯤 출발하면 될것 같다. 정리 끝내고 출발하니 9시, 베른 시내에서 베낭 메고 2시간 정도 어슬렁거려 본다.

이런 고풍스런 도시풍경엔 별로 감흥이 없어서 예전에 왔을땐 베른 별로라고 생각했었는데 강에서 드라이쌕에 바람넣고 유영하는 액티비티에 완전히 꽂혀서, 담에 날 더울때 다시 한번 꼭 와보고 싶은 도시로 바뀌었다.


이렇게 베른 1박2일 일정을 마무리 하고 로잔으로 향한다.

Eichholz 캠핑장 정보

일단, 사이트맵은 이렇다.

캠핑 가격은 카라반, 텐트 구분없이 20프랑이다.

화장실, 샤워실이 한건물에 있고 이 건물 한쪽 벽면에 개수대가 있다. 뜨건물은 잘 나오는데 샤워가 3분에 3프랑이라는거...

드라이기 없고, 개수대에 수세미, 세제 없다.

잔디밭 한쪽에 이렇게 잠만 잘 수 있는 숙소가 있는데


전면 유리라 꽤 괜찮아 보였다.

[배워야산다]

와~우! 즐감했습니다^^

[소나무^^]

덕분에^^ 스위스를 함께 여행하듯^^ 대리 만족 최고입니다^^ 감사합니다^^

[일산여비]

이런곳 한번 따라가고 싶네요...

[zino]

^^ 부양가족이 생기는 건가요.

[기정아빠]

양파김치 ㅎㅎ
궂은날은 유리부스안에서 자면 되겠네요^^

[zino]

우중캠핑이 좋긴 해요.. 바람만 안 불면

[건아]

멋진 싸나이.
최곱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