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2023. 8. 9. 수요일.
이른 아침에 해가 빨끈 났다. 오늘도 무척이나 무더울 것 같다. 늦더위가 당분간 계속 될 것 같다.
<아름다운 5060카페> '삶의 이야기방'에는 '차마두' 님의 '월급날 울리는 외상장부 때문에'이라는 글과 삽화가 올랐다(제 60029번. 2023. 8. 9.).
사진에 마우스를 대고 누르면 사진이 크게 확대됨.
위 사진은 내가 임의로 올렸다. 차마두 작가님께서 용서해 주실 게다.
내가 댓글 달았고, 퍼서 여기에 올려서 내 글감으로 삼는다.
내 댓글 :
최근에 '삶의 이야기방'이 새롭게 거듭 변신을 하는군요.
지나간 시절의 시대상을 알리는 내용과 이에 대한 보충설명으로 만화도 겻들여서 독자의 이해도를 더욱 높히는군요.
지난 시절을 살아왔던 저도 차마두 님 덕분에 옛날 옛적의 기억을 다시 떠올립니다.
오늘도 올려주신 '외상장부' 이야기는 저한테도 그런 추억과 기억이 남아 있지요.
1960년대 말. 서울로 올라와 학교 다니면서 하숙생활을 했고, 돈이 떨어지면 허름한 주택가에 있는 가게에서 외상을 했지요.
주로 간식거리용으로 빵을 사서 먹었지요. 학생이었기에 늘 주머니는 비어서...
아버지 어머니가 다달이 돈을 부쳐주면 그때서야 송방/가게로 가서 외상을 갚았지요
당연히 주인은 외상장부에 긴 줄을 길게 그어서 외상내역을 삭제했지요.
글 정말로 고맙습니다.
엄지 척! 하면서
또 글을 기다립니다.
1.
어제 오후 4시 쯤에 바람을 쐬려고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서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서호로 나갔다.
서호 쉼터에는 노인들을 위한 운동기구가 있어서 노인네들이 운동기구에 매달려서 몸을 풀고 있었고, 둥글고 긴 돌돌벤치 위에는 영감들이 걸터 앉아서 바둑 장기를 두고, 이를 지켜보는 구경꾼들도 무척이나 많았다.
등허리가 가뜩이나 자꾸만 굽혀져가는 나는 운동기구 철봉에 매달릴 엄두를 내지 못하고는 두 손을 뒤로 돌려서 뒷짐을 지고는 장기 구경을 하였다. 늘 보는 영감탱이들이 장기를 두나 실력은 늘 뻔했다. 그렇고 그런 수준인데도 나는 그래도 구경했다.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게 낫다'라는 논리이기에 구경했다. 이따금씩 묘수가 나오기에 나는 어제도 구경했다.
장기 두는 바로 옆에서는 땅바닥에 철부덕 앉은 영감이 몸이 불편한지 한쪽 다리를 쳐들고는 떡을 먹고 있었다. 종이박스 안에 든 여러 개의 떡은 비닐로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었다. 먹음직스러웠다. 몸이 불편해 보이고, 약간은 술 취한 듯한 영감이 나한테 떡 하나를 권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인 나한테 떡을 내밀었기에 나는 "고맙습니다"라고 말한 뒤에 사양했다. 떡을 권하는 영감이 거절하는 나한테 화가 난다는 듯이 거듭 강요했다. 나는 전혀 모르는 사람한테서 공연히 선물받기가 뭐해서 "나중에 먹지요" 하면서 끝까지 거절했다.
내가 잠깐 한눈 파는 사이에 나한테 떡을 권했던 노인과 장기를 두던 염감 간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나한테 떡을 권했던 영감이 주먹으로 장기 두는 영감의 볼아귀를 후려졌고, 장기 두는 영감은 뒤로 넘어져서 돌벤치 뒷편으로 떨어졌다.
나는 또 때리려고 하는 영감의 팔뚝을 잡고는 "참으세요. 때리면 큰일 납니다"라고 말하면서 말렸다. 노인네의 팔뚝이 무척이나 굵었다. 노동자의 근육체질이었다. 한 대 맞아서 뒤로 넘어졌던 영감이 한참 뒤에서야 일어나서는 잡지책을 둘둘 말아서는 자기를 때렸던 영감의 머리통을 후려갈겼다. 나는 이번에는 잡지책으로 때리는 영감탱이의 팔뚝을 잡고는 제지시켰다. "참으세요 때리면 크게 다칩니다"라고 말을 하면서....
나한테 팔목을 잡혀서 마음대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영감이 이번에는 나한테 화를 내면서 나를 때리려고 하면서, 거칠게 말을 했다.
"왜 싸움을 말려요?"
"참으세요. 다치면 큰일 납니다. 그리고 손에 든 잡지책으로 때리면 그게 흉기가 됩니다"
나는 웃으면서 말렸다.
몸싸움이 벌어졌는데도 이 두 사람을 번갈라서 말리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고, 바둑 장기판 구경꾼들은 싸움 구경이나 하고, 또 바둑 장기를 두는 사람들조차도 아무런 동요도 없이 그저 바둑 장기나 계속 두었다.
내가 감당하기 어려워서 큰 소리로 내질렀다.
"누가 싸움 좀 말려 주세요.제발...."
아쉽게도 그 많은 영감탱이는 나서지 않고는 그냥 구경만 했다.
내가 거듭해서 소리를 내질러서 부탁했건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나한테 붙잡힌 노인 즉 장기를 두던 노인네는 나보고 "손을 놔라. 내가 저 사람한테 이렇게 맞았다'면서 팔뚝에 긁힌 흔적을 내보였다.
내가 보기에는 그다지 큰 상처가 아니었다.
말리는 나를 향해서 노인네가 나를 때리려고 잡지책을 팔뚝 높게 쳐들었다.
나는 그래도 웃으면서 제지했다.
"참으세요. 그거 흉기여요. 자칫하면 크게 다칠 수 있어요."
여전히 나를 때리려는 동작을 거듭 취했다.
"왜 싸움을 말려요?"
라고 말하면서 나를 후려치려고 했다.
순간 나는 갑자기 눈에 독기를 품으면서 나즉히 말했다.
"저.... 전신(全身)이 흉기( 凶器)이에요. 싸움 말리는 사람을 때려서는 안되지요.''
" 전신이 흉기?'
노인네가 되뇌이면서 나를 똑바로 응시했다.
* 나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단거리 달리기 선수였고, 중고교 학생시절에는 돌집아들이었기에 돌로 깎아 만든 역기를 힘껏 쳐들었고, 고등학교에서는 유도를 배웠고, 충남경찰서 경무관실에서는 검도를 배웠고, 대학시절 군사교련시간에는 목검으로 총검술을 배웠고, 군대시절에는 총검술을 배웠고, 시골집에서는 왕대나무를 잘라 만들어서 검도 자세를 더 익혔고, 늙은이가 된 지금도 내 방안에는 한 발 길이의 대나무 장대 세 개가 있어서 가끔씩 등허리를 편다. 이런 나이기에 '全身이 凶器'라는 말이 그다지 틀린 말은 아니다. 성깔 또한 급하고 행동이 과격하고 단호하기에....
아쉽게도 운동을 제대로완벽하게 익히지 못했기에 '안 다치게 한다'는 게 아니라 '부숴버린다'라는 과격한 행동이 돌빌적일 수도 있다. 특히나 성깔이 급하고 과격해서....
그런데도 내가 표정을 이내 바꿔서 웃는 낯빛으로 그 노인을 또 말렸다.
그리고는 구경꾼인 노인들한테 부탁했다.
"누가... 싸움 좀 .... 말려주세요."
아쉽게도 아무도 나서지 않고는 멀뚱 멀뚱거리면서 구경만 했다.
나 혼자서 몸싸움을 계속 벌리는두 영감탱이를 말리는 게 갑자기 싫어졌다.
자칫하면 내가 얻어터질 것 같은 분위기, 상황이었다.
나는 그 자리를 피하고 싶었고, 떠나고 싶었다.
"그럼 싫컨 싸우세요."
나는 떠나면서 구경꾼인 노인네들한테 또 한번 큰소리를 내질렀다.
'에잇, 너희들이 어른이냐?, 이 늙은것들아, 구경만 하냐?'
아무도 싸움을 말리려고 하지 않고는 구경하는 '늙은것'들이 갑자기 혐오스러웠다.
'어른, 어르신'이 없은 세상으로 변질되었음을 다시 한번 깨달았고는 현장을 벗어나서 석촌호수 한 바퀴를 천천히 돌기 시작했다.
한 바퀴 2,563m.
뒷짐지고는 걸으면서, 이따금 걸음을 멈춰 서서 주먹 쥔 손으로 등허리뼈를 살살 두들겼다.
이렇게 하면 등허리뼈가 조금은 반듯하게 펴지는 것 같기에.
한참이나 걸려서 한 바퀴 돈 뒤에 두 노인네가 몸싸움을 벌리던 현장에 오니... 없다.
몸싸움으로 치고 받았던 두 늙은 영감탱이들이 싸움을 그만 두고는 흝어졌을 것 같다.
나는 서호쉼터를 천천히 벗어나서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로 향해서 걷기 시작했다.
노인이란 무엇일까?
존경받아야 할 노인네는 없고, 그저 '늙은이, 늙은것, 영감탱이'만 있는 오늘의 현실이 그저 그랬다.
나도 어느새 '늙은이, 늙은것, 노인네, 영감탱이'나 되어서 멍청한 눈빛으로 '멍' 하는 꼬라지, 추접스러운 잡것으로 추락하고 있었다. 어느새 '늙은것'이나 되어서 어리적거리고, 걸치적거리는 그런 꼬라지로 뒤로 사라지고 있었다.
너 나 할 것없이 그저 밥이나 축내는 것들이나 득실거리는 세상으로 변질되어 간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2023. 8. 9. 수요일.
이하 생략.
단숨에 썼으니.. 오탈자가 많을 터.
나중에 글 보태며, 다듬어야겠다.
문학지에 낼 글 하나를 골라서 더 다듬어서 전송해야 하는데도.... 압박감으로 가슴이 자꾸만 답답해진다.
위 글은 스트레스를 풀려고 그냥 다다닥하면서 빠르게 자판기를 눌렀다.
귀 어두운 내 귀에도 매미소리가 멀리서 들린다.
숫매미가 암매미를 부르는 사랑의 노래이다.
매미는 결코 울지 않았으며, 짝은 부르는 사랑의 세네라데(serenade)이다.
귀 어두운 당신들한테는 '매미는 운다'라고 말하겠지만서도 내 귀에는 요란스러운 사랑의 노래이다.
암컷을 불러내서, 짝을 이뤄서 새 생명을 잉태시키려면 소리를 크게 내질러야 할 게다. 한때 한철뿐이기에.
첫댓글 모르는 분이 떡을 주면 선뜻 받아 먹기가 곤란하지요
세상이 하도 어수선하여 알수 없는일이라 받기가 그래요
어떤 할머니는 요구르트 얻어먹고 돌아가셨다고 하더군요
속에 뭐가 들었는지 알수가 없네요 떡속에 혹시 다른 무슨
나쁜 이물이 들어있는지 의심해볼만 세상입니다.
노이분들이 그렇게 백주대낮에 싸움을 한다는 것은 참 교양
없어 보입니다. 신고하면 두 분다 잡혀가서 벌금내야 할 것
같네요
오늘글은 댓글을 달 수 있는 생활글이라 좋습니다
어느때는 제 수준에 맞지않아 댓글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넘기고 맙니다. 건필하시길 빕니다. 좋은날 되세요
아직은 초안수준이지요.
글 빠르게 다다닥하가는 쉬고 있지요.
모르는 남이 권하는 먹을거리. 자칫하면 그 속에 나쁜 이물질이 숨겨져 있을 수도 있다는 댓글에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어제... 전혀 모르는 사람인 저한테 맛있는 떡을 권하던 노인.. 제가 거절하니까 화를 무척 내대요.
제가 싸움을 말리면서 그 노인한테 말했지요. '아까 저한테 떡을 권해 주셨잖아요. 제발 싸움 좀 그만 두세요.'
그 노인네가 말씀하시대요. '아까 떡을 받아 먹지도 않으면서...'라면서 싸움을 말리는 나한테는 다소 공손히 하시대요.
자칫하면 크게 다칠 것 같대요.
주먹으로 상대방 볼아구지를 쥐어박기에....
잡지책을 말아들고서는 상대방 대갈통을 후려치기에.
자칫해서 돌벤치 위로 넘어지거나 고꾸라지면 크게 다칠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저 혼자서 몸싸움을 말리다가는 지쳐서...
나중에라도 두 분 잘 화해했으면 싶습니다.
놀이 문화를 싸움으로 번지려는
노인들의 모습이 추합니다
그 싸움이 일상이 되었던듯
구경꾼들 이 말리지 않고
있는것 보면요...
늙으면 남이 알아주지 않는
고집이 있어 이해하려는 마음이
생기지 않나 보네요
최윤환님은
글을 잘 쓰십니다
저는 문학적 소양이 없어
글 한줄 못 쓰지만
읽는것은 무척 좋아 해서
가리지 않고 읽고 있어요
다만 주제넘게 아쉬운 점을
말씀드린다면
중복 되는 글이 길다보니
읽으면서 지루함을 느끼게 되네요
실례의 말씀이라면 죄송해요
항상 건필 하십시요
댓글 고맙습니다.
님의 지적이 맞습니다.
글 빠르게 쓰는 탓이기에 문장이 길어지고, 또 같은 내용이 중복되지요.
글 다듬으면서 줄이고 없애야겠지요.
중복되는 부분을 줄여야겠지요. 지루하니까요.
아마도 싸움을 벌인 두 사람은 자주 다투는 사이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매사 다툼이 끊이지 않다보면 옆 사람 들이 싸움을 말리는 일에 차츰 흥미를 잃게 된 건 아닌가 싶어서 입니다. ^^~
나이를 먹으면 '어른. 어르신'으로 대접하고, 대접받지요.
그런데 지금 세상에 어른이 존재하나요?
나이가 많아지는 세월에 와 있는 내가 늙어가는 노인네를 보면.... 아쉽더군요. 그저 멍한 시선으로, 눈에 촛점이 사라진 멍한 것들이나 우굴거릴 뿐.
내가 나를 보아도 그렇습니다.
지팡이나 들고서 허우적 허우적거리는 노인네들한테 무엇을 더 배우며, 무엇을 더 기대할까요?
별로 없지요.
어려운 시대에서 태어나 어렵던 시절을 보냈던 노인의 경험들이 21세긴 현실에서 그게 무슨 가치가 있을까요?
나를 더 내려놔야겠습니다.
눈칫밥 덜 먹으려면....
이따금 제 자신을 돌아보면 세상은 많이도 변했지요.
위 사건에서 노인네들이 왜 싸웠는지도 모르겠고, 멍청한 구경꾼들이나 있을 뿐.
나를 반성하려고 이런 일기를 빠르게 썼지요. 어쩌면 '꼰대'가 되어서 '꼰대질'를 했지요.
이 글 요지도 그렇겠지요. '꼰대'가 되어서....
네 노인~~두 가지로 볼 수 있어요 하나는 열심히 살아 본 받은 사람.
두번째는 빈등 거리는 사람.
위 선생님은 첫째 입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저 살짝 고백하건데 사실은 그렇게 열심히 사는 사람은 아니지요.ㅊ
초등학교 때 어머니와 헤어져서 객지로 전학갔고..
고교 졸업 후에는 서울에서 하숙생활을 4년간 했고,
군대 다녀오고, 취직공부한다고 골방에서 3년간 책이나 읽었고, 정년퇴직했고,
퇴직한 뒤에서야 고향에 내려가서 그때까지 혼자서 사시던 어머니와 함께 여러 해 살았고,
그 엄니가 돌아가신 뒤에서야 서울로 되올라와서 아내와 함께 사는 생활을 다시 하고 있지요.
크게 고생한 바는 없고... 그냥 평범한 삶을 살지요.
성정이 다소 올곧아서 나쁜 짓을 제대로 하지도 못했군요.
술도 마시지 않고, 담배도 전혀 피우지 못하고, 마약도 모르고, 화투와 노름도 모르고, 사기 도둑질도 못하고....
온통 모르는 것 투성이군요.
아는 바가 적어서 늘 그렇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