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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위무사(護衛武士) 3장 : 봉성여로(鳳城旅路) - 01
제3장 : 봉성여로(鳳城旅路) 봉성으로 가는 길 - 01
"멈춰라."
고함과 함께, 사공운의 신형이 유정사태에게 달려들었다.
놀란 유정사태가 내리치던 손을 멈추고 돌아선 순간, 사공운의 검
이 그녀의 가슴을 향해 찔러갔다. 순간 유정사태의 발이 뒤로 한
걸음 물러서는가 하더니, 옆으로 비스듬히 몸을 틀어, 사공운의 공
격을 너무도 쉽게 피했다. 뿐만 아니라, 그녀의 내민 손에서 강한
기세가 뿜어 나와 사공운의 머리를 가격하려 하였다. 이미 달려오
는 속도와 유정 사태의 내미는 손의 빠름으로 인해, 사공운이 도저
히 피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런데 유정 사태의 손이 내밀어졌을
때, 그의 몸은 기이한 각도로 기울어지며 유정사태의 공격을 피했
고, 동시에 몸을 돌리며 다시 찔러왔다. 그 빠름과 유연함은 고수의
면모를 지니기에 조금도 모자람이 없었다.
이는 소천 대검식(小川大劍式)의 제3식인 일점보합(一點補 )의 초
식으로, 공격을 감행하며 상대의 반격을 미리 예비하고, 재 반격을
하기에 적합한 초식이었다.
나무 계단을 올라오면서도 일점보합의 초식을 펼쳤지만, 장소가 협
소해서 완벽하게 초식 운용을 하진 못했었다.
유정사태는 몹시 놀란 표정이었다. 예상외로 사공운이 강하다는 생
각을 했다.
유정사태는 몸을 앞으로 이동시키며, 사공운과의 거리를 좁혔다. 이
렇게 되면 검을 든, 사공운이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사공운
은 다시 예상 밖의 행동으로 유정사태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유정사태가 거리를 좁히자 사공운이 오히려 더욱 빠르게 다가서며,
어깨로 유정사태를 가격해왔다.
검으로 공격할 수 있는 공간을 미리 선점하려 다가오던 유정사태
는, 자신이 다가서면 상대는 당연히 물러나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서로 밀착하면 검을 든 사공운이 불리함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기
에, 바보가 아니라면 상대와의 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사공운이 물
러섬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전혀 예상외의 일이 벌어지자, 미
처 대처하지 못한 유정사태는, 사공운의 어깨 공격을 당하고 빠르
게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유정사태가 뒤로 물러서자 사공운은 더 이상 공격하지 않고 침대
앞에 우뚝 버티고 섰다.
유정사태는 파랗게 질린 얼굴로 사공운을 쏘아보며 재차 공격할 자
세를 취했다.
'무엇인가 이상하다.'
사공운은 유정사태의 눈을 보며, 그녀가 현재 정상적인 상태가 아
님을 느꼈다. 그녀의 어디에도 그런 기미가 보이는 것은 아니었지
만, 그의 감각이 사공운에게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어째서 스스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녀가 자신의 의지로 용
설아를 죽이려 하는 것이 아니란 것을 느꼈다.
"갈, 정신차리시오."
사공운이 고함을 치자 움찔했던 유정사태가, 재차 공격을 감행하여
왔다.
그녀의 손에서 연꽃 모양의 장세가 좌측으로 회전하며 사공운의 머
리와 배를 공격하여 왔다.
'아미파의 연화장(蓮花掌)이다.'
사공운은 유정사태가 펼치는 장법이 아미의 절기인 연화장임을 알
아보았다. 비록 강호의 경험은 미천했지만, 각 문파의 절기에 대해
서는 자신의 사부 병서생 유지학으로부터 어느 정도 교육을 받은
터였다.
아미에서도 극소수만이 배울 수 있다는 연화장이고 보면, 유정사태
는 아미의 제자임이 확실했다.
"합"
하는 고함과 함께 사공운의 검 끝이 흔들리며 두 개의 연화장력을
향해 밀려 나갔다.
단순하게 찔러가던 그의 검이 갑자기 변화하며 좌우로 용틀임을 하
였다. 이는 소천대검식의 제 일식인 의형만변(意形萬變)이었다.
"파팟"하는 소음이 들리며 사공운의 검과 연화장이 잇달아 충돌하
였고, 사공운은 뒤로 두 걸음이나 밀려나 침대 바로 옆에까지 밀려
갔다. 그러나 유정사태는 잠시 주춤하였을 뿐, 그녀의 두 손이 기이
하게 교차하면서 재차 사공운을 공격해 왔다.
사공운은 무엇인가 불안함을 느꼈다. 그것은 결코 유정사태의 공격
때문이 아니었다. 그의 예민한 감각이 다른 곳에서 위험신호를 알
리고 있었다.
사공운은 위험신호가 육감을 자극하여 오자,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자신의 검을 뒤로 던짐과 동시에 철판교의 신법으로 몸을 뒤로 젖
히며, 침대에 몸을 누이고 유정사태의 공격을 피함과 동시에 발로
그녀를 공격하였다.
"크아악"하는 날카로운 비명과 함께, 사공운이 던진 검은 마침 침대
바로 옆의 창문을 부수고 들어오던 유정 사태의 제자를 꿰뚫고 그
녀를 다시 창 밖으로 밀어내었다.
유정 사태 역시 사공운의 발길질에 뒤로 주춤하는 순간 "퍽"하는
소리와 함께 두 개의 비수가 그녀의 등에 들어가 박혔다.
동시에 허리를 편, 사공운의 주먹이 유정사태의 관자놀이를 정통으
로 가격하였다.
"퍽"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몸이 뒤로 날아가 땅바닥에 나뒹굴었
다.
쓰러진 유정 사태의 근처에서 하소란이 비틀거리며 일어나 있었고,
그녀의 손에는 다시 두 자루의 비수가 들려 있었다.
둘의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사공운의 신형이 침대를 향해 날아갔
고, 하소란의 비검이 허공을 비행하였다.
천정을 뚫고 내려오며 용설아를 공격하던, 유정사태의 또 한 명 제
자는, 하소란의 단검을 배에 맞았지만, 그 상태로 공격을 감행하였
다. 자신이 죽더라도 반드시 용설아를 죽이겠다는 의지였다. 그러나
이미 몸을 날린 사공운이 자신의 어깨로 그 검을 막은 채, 몸을 반
바퀴 돌렸다.
사공운의 어깨에 박힌 검이, 그 어깨를 관통하기 전에 부러졌고, 사
공운은 그 상태로 용설아의 몸에 포개어 업어졌다.
몸서리치는 아픔이 사공운의 전신을 강타하였다.
가물거리는 그의 시선에 두 눈을 감은 채 잠이 들어 있는 용설아의
모습이 들어왔다.
'무사했구료.'
사공운은 서서히 정신을 잃어갔다.
사혼정의 지하밀실엔 단엽이 거대한 석상 앞에 앉아 있었다. 그 석
상의 모습은 인자해 보이는 노인의 모습이었는데, 그가 바로 사혼
정의 조사이자 배교의 마지막 후예인 유령마제 호달랍이었다.
우내 육존 중 하나였으며, 마교와의 전쟁 당시 그의 활약은 이미
전설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토사구팽이란 말이 있다.
호달랍은 마교와의 전쟁이후 용부에 의해서 살겁을 당해야 했다.
살려 두기엔, 그 지닌 능력이 너무 위험하다고 생각한 용부의 결단
이었다. 당시 호달랍의 모든 식솔들과 천축에서 함께 온 수 많은
수하들이 모두 죽고, 단 한 명 현재의 사부만이 살아 남았다.
호달랍의 수제자였던 현 사부는, 용부의 손길에서 간신히 빠져 나
와 지금의 사혼정을 세우고 복수의 그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단엽은 사부가 자신의 조사에 대해 한말을 떠올렸다.
원래 호달랍은 천축 배교의 대제자였었다. 무림 역사에서 환술과
기문둔갑에 가장 뛰어난 문파라는 배교, 그의 뛰어남은 배교 사상
최고였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그의 두 사숙은 중원인인 호달랍이
배교의 장문인이 되는데 심하게 반대를 하였다.
호달랍은 아주 어린 나이에 배교의 장문인이 거두워 들인 양자였었
다. 두 사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의 사부인 배교지존은, 호달랍
을 다음대 장문인으로 지정하고 배교의 모든 것을 전해 주었다.
끝까지 호달랍을 반대하던 두 사숙은 결국, 그의 사부가 죽자 마자
반란을 일으켰고, 호달랍은 자신을 지지하는 몇몇과 함께 중원으로
탈출하였다.
중원으로 들어온 호달랍은 배교의 환술과 중원의 무학을 결합하여
유령무학을 창조하였고, 그 무공이 채 빛을 보기도 전에 용부의 배
신으로 세상을 달리하였다. 당시 호달랍의 나이는 180세, 우내 육존
중 나이가 가장 많았었다.
잠시 조사의 모습을 한 석상을 지켜보던 단엽은 그 석상을 반 바퀴
들렸다. 의외로 무거울 것 같은 석상은 쉽게 돌면서 자리를 이동하
였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작은 돌 탁상이 올라왔고, 그 위에는 서
너 권의 책자가 올려져 있었다.
단엽은 그 중 가장 위에 올려져 있는 책자를 꺼내 들었다.
건곤유령신공(乾坤幽靈神功)이라고 적힌 비급은 바로 유령마제 호
달랍이 배교의 환술과 중원의 무학을 혼합해 만든 무공의 정화였
다.
단엽은 건곤유령신공(乾坤幽靈神功)의 비급을 펼쳐 들고, 처음부터
끝까지 차근차근 정독하였다. 이미 읽고 또 읽어 달달 외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단엽은 상관하지 않고 처음부터 정독하였다. 그는 이
알고 있는 내용을 읽으면서 가끔 새로운 것을 깨우치곤 하였었다.
건곤유령신공은 다섯 단계에 걸쳐 수련하게 되 있었고, 그 단계마
다 또한 여러 소단계가 있어 어찌 보면 다섯 개의 신공을 순서대로
익히는 것 같은 형태였다. 그러나 그 기를 운용하여 내공을 만드는
작업이라던지 내공의 흐름 자체가 고리처럼 연결되어 있어 앞의 단
계를 완전히 연공하지 못하면 그 다음 단계를 수련할 수 없었다.
혹시라도 욕심에 무리하게 된다면 그것은 주화입마를 벗어나지 못
한다.
먼저 초기 단계인 유령경(幽靈勁)은 정(精)을 단련하여 기( )를 만
들고, 기( )를 단련하여 신(神)으로 변환하며, 신(神)으로 의(意)를
굳건하게 하는 것이 첫 소 단계였다. 그 다음은 호흡으로 기(氣)를
부르고 기(氣)를 소통하여, 혈(血)을 넓고 단단하게 수련함으로써
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두 번째였다.
세 번째 단계는 정(精), 기(氣), 신(神)을 단련하여 혼백과 몸을 튼
튼하게 하여 무공을 단련하기에 적합한 신(身)으로 만들어 가는 과
정으로, 이때부터 외공과 내공을 함께 배워야 한다.
네번째 소단계는, 의(意)로 기(氣)를 조절하며 단전을 넓고 튼튼하
게 하여, 내공이 싸일 그릇을 형성하는데, 건곤 유령신공에서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단전의 형과 성질을 유연하게 만들어 어떤 종류
의 내공에도 적합한 단전을 만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유령신공을 삼단계인 유령인의 경지까지 터득하면, 어떤 무
공을 연성해도 내공의 충돌이 없고, 그 모든 것을 소화하여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소 오단계에 이르면, 이때부터 유령신공의 경로를 따라 운기를 할
수 있다. 그 이전까지의 운기는 소 유령공이라하여 그 운기법과 호
흡법이 각각 다르고, 외공을 연마할 때도 따로 다른 운기법을 사용
하였지만, 소 오단계부터는 정식으로 건곤유령신공의 운기를 하며
수련에 들어간다.
소오단계에서는 내기(內氣)를 더욱 단련하여 그 기를 운용, 밖으로
내 뿜어 경(勁)으로 바꾸는 수련을 하고 외공으론 그 경을 운영하
는 법을 배우게 된다.
여기까지가 건곤유령신공의 일단계인 유령경의 단계였다.
제 이단계인 유령인(幽靈人)의 수련은 모두 세 개의 소단계로 나뉘
어져 있었다.
우선 소일단계는 경(勁)을 이용해 형(形)을 지원하며, 형을 환(換)으
로 변환하여 사용하는 수련과, 기경팔맥을 두로 소통시켜 의가 이
르는 곳에 내기가 존재 할 수 있게 수련하는 과정이었다.
의가 이르는 곳에 바로 내기가 있다 함은, 그 만큼 빠르게 기(氣)를
경(勁)으로 변환하여 운용 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였다.
이때에 이르러 수련자는 의술과 천문을 알아야 하고 기문 둔갑을
알아야했다. 그것이 기와 환에 녹아 실용의 단계가 된다면, 유령문
의 무학에 들어서는 단계가 된다.
즉 유령인의 단계부터 배교의 기문둔갑과 환술을 익히게 되고, 유
령신공을 운용한 초식들도 배우게 된다.
유령신공과 배교의 기환술이 합해지면 그 위력은 상상하기 어려웠
다.
이렇게 이단계를 더 거쳐 유령인의 단계가 완벽해지면, 임독 양맥
이 완전하게 뚫리며, 기경 팔맥이 모두 원할해져 유령문의 무공을
자유 자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삼단계인 유령환(幽靈換)의 수련은 여덟 가지 조화의 묘가 완벽하
게 이루어지도록, 정(精), 기( ), 신(神)을 단련하고, 내기(內氣)를
완벽하게 기르며, 중단전 하단전 상단전을 고르게 발전시키고, 내공
의 힘이 모든 혈에 항상 흐르게 함으로 갑작스런 돌발 변수에도 바
로 대응할 수 있게 하며, 혼(魂)을 강하게 단련하고, 신(身)을 강과
유가 서로 조화롭게 깃들게 하며, 뜻한 대로 기가 움직이며, 기의
운용으로 신(身)과 신(神)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상대의 혼을 제압
할 수 있게 하는 과정이었다.
이는 곧 배교의 기환술과 바로 연계되는 과정으로 유령환이 완벽해
지면 세상의 어디든 들어가고 나가는 것이 자유로울 수 있게 히는
것이었다. 그것을 살수에 응용하면 그 누구도 피하기 어려운 암수
가 될 수 있었다.
유령환의 8가지 조화란 다음과 같았다.
내공과 외공이 서로 조화롭게 발달하여 서로 도움을 주고받아, 그
힘을 합해 위력을 배가 시킬 수 있으며(內外相合), 내공의 기초인
기의 끊어짐이 없어 그 힘이 계속 지속 할 수 있으며(內氣不斷), 움
직이지 않고 움직임을 구 할 수 있으며(靜中求動), 강함과 유함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剛柔調和), 음과 양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陰陽
相濟), 혈의 열고 닫힘이 자유로우며(開合自由), 빠르고 느린 것이
함께 하며(快慢相間), 무겁고 가벼운 것이 조화를 이룬다(輕重相濟),
이 8가지 조화가 완벽하면 3단계를 완전히 대성했다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유령환의 단계를 조화8경이라고도 했다.
실제로는 유령신공 3단계의 가장 중요한 요결이기도 했다.
현재 단엽은 유령환의 단계에 와 있었다. 비록 대성은 아니지만 소
성은 이룩한 단계라 하겠다.
3단계 이상인 유령종(幽靈宗)과 유령신(幽靈神)에 대한 구결은 책자
로 남아 있지 않고 대를 이어 단 한 명에게만 구결로 전수되어진
다. 즉 그 두 가지 기결은 단엽의 머릿속에 살아 있어 그가 언제든
지 수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유령환의 단계가 완전하지 못해
그 이상의 공부는 뒤로 미루고 있는 중이었다.
70 고령의 그의 사부도 아직 유령환의 경지를 벗어나지 못한 상황
이고 보면, 단엽의 수련속도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것이
라 하겠다.
돌 탁상 위에 있는 책들을 찬찬히 다 읽은 단엽은, 자리에서 일어
나 돌 석상을 다시 반 바퀴 돌렸다. 그러자 탁상은 다시 아래로 내
려가고 그 자리엔 석상이 대신하였다.
단엽은 우선 유령신공을 끌어올려 운기를 끊낸 후, 칠절 유령검법
부터 하나씩 천천히 반복하여 연습하기 시작했다. 비록 내기가 밖
으로 나가 경으로 변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내공을 끌어올려 자신
의 유령검에 주입하고 느리게 반복 연습하였다.
동작 하나 하나에 온 정신을 다해 검로를 쫓아 몸을 움직이는 단엽
의 모습은 부드러우면서도 강하고, 빠르면서도 은밀했다.
날카로움과 살기를 속으로 감추고 흐르는 검의 형세는 마치 춤을
추는 듯 했고, 느림과 빠름의 조화는 전혀 예상하기 어려워, 보고도
피하기 어려울 듯 했다.
단엽은 검에 이어, 권과 장법 역시 차래 대로 반복 연습한 후, 동작
을 멈추었다.
단엽은 태산을 내려와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태산 송림현은 제법 큰 마을이었다.
약 20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이 마을은 마을 주위가 빽빽한 소나무
로 둘러 쌓여 있었고, 제남에서 북경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하여 교
통에서도 요충지였다.
이 송림현에서 오리 정도 떨어진 소나무 숲에 초가가 바로 그의 집
이었다.
주위로 소나무가 빽빽하게 둘러 쌓여 있고, 그 소나무 숲으로 제법
큼직한 길이 하나 있는데, 그 길이 바로 송림현으로 가는 길이었다.
초가가 있는 주위로 약 1000여 평의 평지가 있어 거기에 채소밭이
있었다.
평소 단엽은 나무를 해다 팔거나, 사냥을 해서 돈을 벌어왔다. 그래
서 단엽이 살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없었다. 그는 아주
어려서부터 이 초가에 살아 왔기에 더더욱 그랬다.
그가 8세 대던 해에 그의 아버지는 호환으로 돌아가셨고, 그보다
더 오래 전에 그의 어머니는 돌림병으로 돌아가셨다. 아버지를 잃
고 울고 있는 그를 거두어준 것은 마침 살수행을 하고 그 자리를
지나던 현재의 사부였었다.
사부는 자신에게 사혼정에 들어와 살라고 했지만, 아버지의 숨결이
배인 곳을 떠나기 싫어 낮에는 언제나 여기서 생활 해 왔었다.
13년간 뼈를 깎는 고통 속에서 무공을 완성한 후 살수행을 하는데
있어서도, 이 자리는 언제나 그의 안식처였다.
그는 살수행에 필요한 물건들을 나무 탁자에 풀어놓았다. 그는 그
것들을 자신의 나무 침상 밑에 하나씩 넣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영
몽환(靈夢丸)을 집어 들었다.
영몽환은 배교로부터 내려온 비술과 유지학이 20년 공이 합해져 만
들어진 단약이었다. 이 단약이 지닌 효능은 모두 세 가지가 있었다.
우선 이 약을 먹은 사람은, 일시간 자신의 과거를 완전하게 잃어버
린다는 것이고, 기억을 잃은 동안 지니고 있던 내공이 완전히 사라
진다는 것이다.
마치 무공을 전혀 배운 적이 없는 사람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그
내공이 돌아오는 시점은 잃은 기억을 되찾는 시점과 일치한다.
만약 유령신공과 영몽환이 합해지면 상대의 특정한 기억만 지울 수
도 있었다. 그리고 유령신공이 유령종의 단계에 이른 사람에겐 이
영몽환의 효능이 없어진다. 반대로 유령종의 단계에 이르지 못한
유령문의 제자에게는 더욱 치명적이라서 후에 무공을 되찾을 때,
그 고통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유령문의 제자에게 이
영몽환을 쓸 일이 있겠는가?
정통 유령문의 제자라고 해 봐야 단엽과 단엽의 사부 이외에, 무기
명 제자인 청아와 수아가 있을 뿐이었다.
단엽은 탁자 위에 풀어놓았던 모든 것들을, 자신의 침구 밑에 감춘
후, 밖으로 나가 나무를 한짐 해 가지고 송림현으로 향했다.
나무 짐을 모두 팔고 돌아온 단엽이 초가를 떠난 것은 미시가 가까
울 무렵이었다.
첫댓글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ㅎㅎㅎ
침힙
즐독!!!!!!!!!!!
ㅈㄷㄱ~~~~~~~~`````````````````````
ㅈㄷㄳ
감사해요~~~^~
감사합니다.
잘읽었습니다
즐감
즐독 감사합니다^^^
감사...
즐독
잘읽었습니다
재미 있게 읽고 갑니다
항상 건강 하고 행복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