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haïkovski :
Casse-Noisette, suite d'orchestre
차이코프스키 - ‘호두까기 인형’ 관현악 모음곡
Tchaïkovski : Casse-Noisette, suite d'orchestre
차이코프스키 - ‘호두까기 인형’ 관현악 모음곡
1. Ouverture miniature 00:00
2. Marche 03:40
3. Danse de la fée Dragée 06:18
4. Danse russe (Trépak) 09:43
5. Danse arabe 08:21
6. Danse chinoise 13:34
7. Danse des mirlitons 15:03
8. Valse des fleurs 17:54
Orchestre philharmonique de Radio France
Mikko Franck, cond
차이코프스키 선율미의 정수를 들려주는 [호두까기 인형]
차이코프스키는 50세 되던 해인 1890년에 신작 발레를 위촉받는다. 위촉자인 우세볼로즈스키는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 극장 감독관을 역임하면서 러시아 발레 문화를 개혁하는 데 큰 업적을 세운 인물로, 차이코프스키와는
오래 전부터 친교가 깊었으며 1888년에는 [잠자는 숲 속의 공주]의 작곡을 위촉하기도 했다. 대본 창작의 경우엔
이야기가 좀 복잡하다. 독일의 작가이자 작곡가였던 호프만의 동화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왕]을 원작으로 프랑스의
소(小) 뒤마가 각색한 것에 기초해 당시 마린스키 극장의 수석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가 발레로 구성하고 차석
안무가 이바노프가 수정한 것이 지금까지 그대로 내려오고 있다.
작품 배경 및 구성
독일의 낭만파 작가인 호프만이 쓴 동화 호두까기 인형을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가 2막 3장으로 각색해서
대본을 만들었고, 여기에 차이코프스키가 곡을 붙여 발레곡으로 만든 작품이다. 쌍트 페테르부르크 오페라극장
으로부터 작품의 의뢰를 받은 차이코프스키는 프티파로부터 건네 받은 대본에서 처음엔 악상이 떠오르지
않아 고심했다. 호프만의 '호두까기 인형'이 지니고 있는 낭만적인 환상이 프티파의 대본에서는 지나치게 생략
되어 있어 작곡의 단초를 잡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특히 제1막과 제2막의 연결성과 등장인물의 성격을 부여
하는데 상당히 고심했다고 한다. 결국 한 시즌을 늦춰 완성하기로 하고 미국으로 순회연주 여행을 떠났다가
프랑스에서 여동생 사샤의 부음을 받는다. 동생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여행 중에 다시 심한 우울증에 빠지는데
그 상태에서 미국까지 항해를 하던 중 클라라와 호두까기인형 왕자와의 여행에 대한 악상을 얻는다.
차이코프스키는 전15곡으로 되어있는 작품 중에서 8곡을 발췌하여 연주회용 모음곡으로 만들어 페테르부르크에서
자신의 지휘로 초연하여 크게 성공했다. 발레는 초연 이후 수십 가지 버전으로 안무되어 크리스마스 시즌의 가장
인기 있는 작품으로 사랑 받고 있다. 모음곡으로 구성된 것 역시 크리스마스와 상관없이
연주회장에서 자주 연주되고 있다.
악곡의 구성
I: Ouverture Miniature Allegro giusto-II: Danses Caracteristiques
제1곡 : 작은 서곡
콘트라 베이스와 첼로와 같은 저음 현악기는 제외된 자그마한 서곡으로 바이올린의 멜로디가
동화의 세계로 인도하고 있다.
원래 발레 전곡 버전에서는 ‘서곡’이라고만 되어 있는데 모음곡 버전에서 ‘작은’이란 말이 추가되었다.
B♭장조, 2/4박자. 소나타 형식에서 발전부를 뺀 형태의 구성으로, 현과 목관의 사랑스런
연주가 돋보이는 행진곡풍의 곡이다.
II: a: marche. Tempo di marcia viva
제2곡 : 행진곡
클라리넷, 호른, 트럼펫이 행진의 시작을 알리면 크리스마스 파티가 한창인 홀을 향해 어린이들의 행진이
시작된다. 제1, 제2 바이올린의 멜로디를 따라 마구 좋아 날뛰는 천진난만한 개구장이들의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
G장조 4/4박자로 발레에서는 1막의 두 번째 곡이다. 아이들이 크리스마스 트리를 둘러싸고 행진하는 모습을 그렸다.
II: b: Danse de la Fee Dragee. Andante non troppo
제3곡 : 사탕 요정의 춤
발레 전곡에서는 여기서부터가 2막이다. 마리와 왕자는 작은 배에 실려 과자왕국으로 향한다.
이들은 별사탕요정의 환영을 받는다. 이 별사탕의 요정을 묘사한 첼레스타의 카랑카랑하면서도 섬세하고
부드러운 음색은 이 곡을 더욱 빛나게 하였다.
2막의 다섯 번째 곡 ‘파 드 되’(2인무)의 세 번째 순서에 해당한다. 네 마디의 현악 피치카토를 타고 첼레스타가
신비로운 선율을 연주한다. 첼레스타는 1886년에 발명된 건반악기로 차이코프스키가 파리 여행 중에 발견했다.
이 악기의 독특하고 영묘한 음색에 매료된 작곡가는 지인에게 이 악기를 사놓으라고 부탁하면서 림스키-코르사코프나
글라주노프에게 알려지는 일이 절대 없도록 하라고 신신당부하기까지 했다. 발레곡에서는 이 곡 외에도
여러 대목에서 첼레스타가 자주 등장한다.
II: c: Danse Russe Trepak. Tempo di Trepak, molto vivace
제4곡 : 러시아의 춤 트레파크
트레파크란 러시아 농민들이 즐겁게 추는 민속무용으로 아주 격렬한 춤이다. 이 곡에서는 제 2바이올린의
연주로 4번씩이나 되풀이되어 나온다. 2막의 디베르티스망(여러 무용수가 번갈아 다른 춤을 추는 것으로
대개 줄거리와 상관없는 볼거리 위주로 진행된다) 중 네 번째 곡. 트레팍은 러시아의 전통 민속춤이다.
G장조 2/4박자. 현 위주의 활기차고 빠른 곡이다.
II: d: Danse Arabe. Allegretto
제5곡 : 아라비아의 춤
트레파크와는 대조적으로 나른한 아라비아 지역의 정서를 물씬 풍기는 곡으로 원주민의 북소리처럼 울리는
리듬을 타고 잉글리쉬 호른과 크라리넷의 선율이 아련히 흐른다. 이에 이어서 약음기를 낀 바이올린이 향수에
잠긴 멜로디를 붙여 곡은 아주 약하게 끊어질 듯이 맺음을 한다. (악보에는 P표시가 5개나 있다.)
이 곡은 커피의 맛을 묘사한 것이라고 한다.
디베르티스망 중 두 번째 곡. 동양풍의 곡으로 그루지아 지방의 자장가 선율을 사용했다고 한다.
약음기를 단 첼로와 비올라가 북소리를 흉내낸 뒤 잉글리시 호른과 클라리넷이 이에 응답한다.
이윽고 약음기를 단 바이올린이 주선율을 연주한다.
II: e: Danse Chinoise. Allegro moderato
제6곡 : 중국의 춤
왕자는 마리에게 이번에는 중국의 차를 권하고 있다.(러시아는 이때에 중국에서 차를 수입하고 있었다.)
마치 주전자에서 펄펄 끊는 차를 따르듯이 단조롭고 묵직한 파곳과 콘트라베이스의 리듬을 타고
플루트가 호르륵 호르륵 따라간다. 전곡 발레에서도 ‘아라비아의 춤’ 바로 뒤에 등장한다. B♭장조 3/4박자.
바순과 더블베이스의 뒤뚱거리는 듯한 리듬을 타고 플루트가 낭랑하게 노래한다.
II: f: Danse des Mirlitons. Moderato assai
제7곡 : 갈잎 피리의 춤
장난감 피리를 모방한 것으로 세 자루의 플루트가 산뜻한 3중주를 현악기의 반주로 연주한다.
중간 부분에서 이들 풀루트는 잠시 쉬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3중주를 되풀이하고 곡을 맺는다.
Moderate assai 중간 빠르게, 라장조, 2/4박자. 갈대로 만든 장난감 피리의 춤이다. 빠르고 2박자의 춤,
작은 요술피리가 경쾌하면서 가볍게 춤을 춘다. 여기에서는 플루트가 장난감 피리를 대신하는데 낮은
현악기의 피치카토 위에 플루트 3중주가 뛰어 도는 것 같은 가락을 내고 이어 트럼펫이 화려하게 행진곡풍의
느낌을 내며, 다시 플루트 3중주의 뛰어 도는 것 같은 곡조로 마친다. 밝고 경쾌하며 해학적인 곡이다.
발레 버전에서는 ‘트레팍’ 다음에 나온다. 아몬드 과자로 된 여자 목동이 풀피리를 불면서 추는 춤이다.
2/4박자. 중저음현의 피치카토 반주를 타고 세 대의 플루트가 선율을 연주한다. D장조에서 F단조로
전환되는 중간부에서는 금관이 새로운 주제를 연주한다.
III: Valse des Fleurs. Tempo di Valse
제8곡 : 꽃의 왈츠
발레에서도 전원이 모두 등장하는 마침 곡으로 되어 있으며 웅장한 d장조이다. 악기수도 점점 불어나는데
현악기의 리듬을 밀치고 우렁차게 퍼지는 힘찬 호른 군의 음은 매우 인상적이다.
모음곡 제3악장의 <꽃의 왈츠>는 별사탕의 요정의 시녀들이 추는 화려한 춤이며, 이 음악은 발레음악
<호두까기 인형>중에서 가장 현란하다. 크리스마스 케이크의 사탕으로 된 장미 꽃다발을 든 아가씨들의 춤이다.
이 곡은 전체를 통해서 가장 화려한 것인데, 이 발레의 간판과도 같다. 우선 목관과 호른의 도입 다음에 화려한
하프의 카덴짜가 이어지고 주제부로 들어간다. 주선율은 4개의 호른으로 연주되는 것인데, 이 밖에도 성격이
다른 3개의 왈츠 선율이 나타나서 호화로운 분위기를 돋운다.
발레 버전에서는 디베르티스망에 이어 등장하며 마지막 곡은 따로 있지만 이 곡 역시 모음곡을 마무리하는 데는
아무런 손색이 없다. 사탕 요정의 시녀 스물네 명이 추는 군무 장면, 서주를 지닌 확장된 왈츠, 서주에 이어
하프의 카덴차풍 경과구를 지나 호른이 기품 있고 우아한 주제를 연주한다. 이후에도 클라리넷, 플루트 등이
가세해 성대하고 화려하게 클라이맥스를 구축한 다음 그대로 마무리한다. ‘북방의 왈츠 왕’이라 불리는
차이코프스키의 왈츠 가운데서도 손꼽을 만한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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