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규제를 피하고 미국으로… ‘3배 레버리지’ 공격 베팅 / 7월 24일(금) / 중앙일보 일본어판
2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근무하는 트레이더 [로이터=연합 뉴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이 5개월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KOSPI(한국 종합주가지수)의 급락과 환율 변동이 원인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금은 레버리지형 상장 투자신탁(ETF)과 미국 시장에 상장된 한국 반도체 관련 종목에 집중되면서, 분산 투자보다 고위험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번 달 1일부터 22일까지 한국 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29억 7,545만 달러(약 4,870억 원)로 집계되었다. 이는 올해 2월 이후 최대 규모다. 이번 달 들어서는 영업일 3일을 제외하고는 매수 초과가 계속되었다. KOSPI의 급등과 국내 시장 복귀 계좌(RIA) 도입 등 영향으로 4~5월에 매도 초과가 우세했던 미국 주식 투자는 지난달부터 다시 매수 초과로 전환했다.
배경으로는 우선 원화 강세·달러 약세로 전환돼 미국 투자 부담이 경감된 점을 들 수 있다. 이번 달 2일 종가 기준으로는 1달러=1555.8원으로, 2009년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원화 약세·달러 강세 수준이었지만, 23일 오후 3시 30분 현재는 1달러=1466.8원까지 원화 강세·달러 약세가 진행되었다. 이는 미국 주식을 저렴하게 매수할 수 있게 된 것과 같다. 또한, 한국 국내 주식시장에서 최근 KOSPI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불안감이 커진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전쟁 이전처럼 미국 주식 매수 수요가 다시 강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의 대표적인 주가지수·배당주·방어형 종목보다 반도체 관련 주식과 레버리지 상품에 자금이 집중되고 있다.
가장 많이 매수된 종목은 미국 반도체 지수의 3배 레버리지 ETF인 SOXL이었다. 순매수액은 22억 8,774만 달러로, 이번 달 미국 주식 전체 매수액의 77%를 차지했다. 이번 달 10일 나스닥에 상장한 SK하이닉스의 미국예탁증서(ADR)는 6억 1,591만 달러로 두 번째, 한국 주식시장의 수익률을 3배로 따라가는 레버리지 ETF인 KORU는 2억 2,420만 달러로 세 번째로 많았으며, 나스닥 100 지수의 2배 레버리지 ETF인 QLD와 3배 레버리지 ETF인 TQQQ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달에는 스페이스X, 마이크론, 라운드힐 메모리 ETF, 마블 테크놀로지 등 개별 하이테크 주식과 테마형 상품이 상위를 차지했지만, 이번 달에는 자금이 레버리지 상품으로 이동했다. 그만큼 단기 이익을 노린 ‘고위험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 금융 당국이 최근 국내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최소예탁금을 인상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면서, 상대적으로 제약이 적은 미국 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한 자산운용사의 관계자는 “과도한 개입보다 시장이 자율적으로 조정하는 기능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