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왠지 안타까운 실패담을 하나 올려볼까 합니다. 대단히 젊은 나이(27살)인데, 주식시장을 대하는 근본적인 시각에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물론, 주식시장을 투기, 도박으로만 본다면 할 말이 없지만..........
일단 원문을 보시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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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오늘로 -7200만원 손실입니다.
글쓴이 : 물망초21(출처 : 팍스넷 실패담)
안녕하세요. 투자한지 2년되는 초보입니다.
글솜씨도 없는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내 삶의 진정한 행복은 뭔지 다시한번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저는 지방대학을 나와서 지방에서 작은 직장 다니고 있으며, 연봉은 2300만원 가량입니다.
군대갔다와서 직장취직한지 3년정도 되었는데
처음에는 마냥 행복했습니다.
저는 유복한 집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렸을때부터 검소한 생활이 몸에 베였고
월급 150-170만원 버는것도 정말 감사하게 생각했습니다. 전혀 부족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작고 전세 아파트지만 18평짜리 주공아파트도 가지고 있었고
차도 소형차지만 자가용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회사일도 배우면 배울수록 재미있었고, 퇴근후 직장동료들과 치킨집에서 맥주한잔은
정말로 꿀맛 같았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여자. 지금 내 아내. 나의 아기를 임신하고 있는 제 아내도 있었습니다.
너무 행복했고, 걱정거리 하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07년 초에 주식이라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은행에 갔다가 은행직원이 주식형 펀드라는것을 권유 하게 되었고(대구은행)
직장동료중에서도 주식 이야기를 하였기 때문에 나는 뭔지도 배울겸
서점에가서 주식투자 무조건 따라하기. 라는 책을 구입했습니다.
이때 HTS . 종합주가지수, 펀드, 옵션, 매매, 차트.. 이런것들이 있다는것을 알게 되었고
이리저리 파동치는 현란한 차트들은, 숫자를 좋아하는 저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 했습니다.
여자친구와 데이트 할때도 눈을 반짝 거리며 그날 읽은 주식에 대하여 이야기 했고,
한살 나이가 많은 저의 여자친구, 지금의 아내는 그런 날 귀여워 하며 500만원 가지고 공부하는 셈 치고 해 보라고 했습니다.
챠트에는 음봉과 양봉이 존재하며, 세력들이 개입할때는 차트에 표시가 나는데 그 표시를 캐치하는것이 핵심이었기 때문에
저는 급등주 따라잡기, 급등주 콘서트, 테마주식공략, 이런 책 위주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대세 상승기여서 그런지 몰라도 500만원 가지고 3개월만에 60% 수익을 내서 800만원으로 저의 계좌는 채워졌습니다.
500만원 잃는다고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수익을 내니깐 정말 좋았습니다.
회사에서도 박봉따위는 하챦게 느껴지고, 틈만나면 HTS 창 열어서 주식을 보기 일쑤였고
어떤날은 2-3일 단기 투자에 1달월급 가까이를 벌기도 했습니다.
금방 부자가 될수 있을것 같았습니다. 저의 미래는 장미빛 인생이었고, 여자친구에게 청혼하여 결혼도 하였습니다.
차라리 따지 말았으면 좋았을껄요...
차라리 처음부터 주식시장의 무서운 맛을 보았더라면 좋았을껄요..
작년 여름 800만원에서 손실이 나서 300만원 정도로 줄어있었고, 모든 부픈 희망과 꿈이 날아가는것 같아 저는 돈이 아까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정신차리고 복구하면 금방 원금은 회복되겠지,..
프린터기를 한대 사서 퇴근후 매일 차트를 출력한 후 분석하고, 수치들 계산하고 대입해서
내나름대로 투자 공식 같은것을 찾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습니다.
그런데 이런 공식이라는것이 3번중 2번 맞아도 1번 틀려버리면, 손실을 입게 되고
그렇게 쉬워보이던 차트가 하면할수록 뭐가먼지 모르겠고 승률도 점점 더 낮아졌습니다.
제 아내는 이때 임신을 했는데 아내한테 신경 써 주지도 못하고 매일 방에 틀여박혀
차트와 씨름하고, 여러 분석글들을 읽고 하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썼습니다.
아내는 그런나에게 불평 한마디 없이 , 애기 배넷 저고리를 사고, 병원에 다니며
여러 태교책과 음악들을 들으며 우리의 미래를 한발한발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나는. 이런 바보같은 남편을두고도.. 조용히 태어날 소중한 아기를 준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순간.. 아내생각만 하면 너무 눈물이 납니다.
그런노력에도 저의 원금은 이제 깡통 계좌가 되었고, 이때 그만 뒀어야 합니다.
바보같이 전. 어머니에게 말씀드려 한번만 기회를 달라, 원금만 회복하면 주식그만두겠다는
각서를 쓰고 집에서 2500만원 빌려 왔습니다.
2500만원에서 500만원 버는것은 3일만 투자 성공 해도 금방 따라잡기 때문에
저는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습니다. 최대한 냉정해지려고 노력하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눈에 보였습니다. 세력의 움직임이 눈에 보였습니다.
그동안 제가 갈고 닦은 챠트보는 타이밍이 왔습니다. 너무나 확실합니다.
미수로 딱 3일만 거래하면 500만원 금방 원금회복 하겠다 싶어서 전 미수로 구입 했고
아니나다를까 다음날 12% 상승하여 금방 원금을 회복하고도 100만원 정도 남았습니다.
어머니와 약속대로 이때 그만뒀었어야 합니다. 이때 그냥 팔아버리고 그만 뒀었어야 합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다가 매도 타이밍을 놓쳐 버리고, 다시 원금선에서 조금손실하고 손절하는 형식으로 팔았습니다.
이때부터 전 제정신이 아니었나봅니다.
잠도 하루에 3시간만 자고 직장일도 하는둥 마는둥 하고. 하루종일 차트만 읽어나갔습니다.
정말 좋은 기회를 놓쳐버렸기 때문에 다시 그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저는 눈이 뒤집혀 졌습니다.
조급해서 그런지, 지금 제가 생각하면 들어갈 타이밍이 아니었는데 들어가서
-15% 손실보고, 그렇게 계속 손실보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머니가 빌려주신 돈도 거의 바닥이 나고 전세를 담보로 1000만원 더 대출받아 그것도 바닥나고. 친구한테 빌린돈 500만원하고. 등등.
미수거래까지 한거 치면, 계산해보니 정확히 7200만원 손실보고 있습니다.
신경이 멍해지고 정신이 멍해졌습니다.
더이상 미수를 당길수도, 대출을 할 수도 없습니다.
제 연봉 2300 만원, 한푼도 안쓰면 2300만원. 이거 갚아나가려면 . 한푼도 안써도 4년은 걸립니다.
앞으로 태어날 아기도 있습니다.
너무 기가막혀서 병가 내고 하루종일 마루에 누워 있었는데
아내가 아무말 없이 옵니다.
참외하고 복숭아를 깎아서. 아무말 없이 내 입에 넣어 줍니다.
그냥. 아무말이 없습니다. 안타까운듯 나를 쳐다보면서 과일을 넣어줍니다.
안타까운 눈으로 저를 그냥 쳐다만 봅니다.
전 그저 아무말 없이 마냥 과일을 씹어 먹습니다.
그냥 우물우물 씹어서 넘깁니다.
아무말 없이 씹어 먹는데.. 울컥 감정이 격해 집니다.
전 아내를 안고. 만삭이 다 되어가는 아내의 품에 안겨서 엉엉 울었습니다.
창피하게도 너무나 큰 소리로 엉 엉 울었습니다.
이제 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직 나이가 27이기 때문에 한번은 더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장이 좋지 않기때문에 관망하다가 한달에 100만원씩 300만원만 만들어서
최소한 친구한테 빌린 500만원은 빨리 갚아 줄 생각입니다.
500만원만 갚아주고, 나머지 빚은 정말 허리띠 졸라매고 갚아나갈 예정입니다.
2개월만 있으면 저도 애 아빠가 됩니다.
뱃속에 있는 우리 ??아 (애칭) 를 위해서라도 힘을 내야겠죠.
다시한번 지난 매매기록들과 차트들을 출력하면서 다시 매매를 반성하고 있습니다.
3개월 이후 다시 시작할 껍니다.
이번에는 수익내면 무조건 빼서 빚부터 갚아나갈 껍니다.
첫댓글 정말 안타까운 글이네요....ㅠ.ㅜ 아마 일반인들이 이런 식으로 주식투자를 하고 있지 않나합니다.... 이분 정말 본전만 되면 주식 그만 둘까요.....이런분은 절대 주식해선 안됩니다......투자를 하기에 앞서 절제와 인내력부터 먼저 길러야 할 것 입니다....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는다는 말은 옛부터 진리입니다. 저는 평생 주식같은거는 신경도 안 쓰고 살겁니다. 저희 아버지께서 벌써 한번 실패를 맛보셨기 때문에 더더욱 본보기가 되었고 주식은 아무리 잘 나가도 항상 끝은 개끝발이더군요. 그냥 땀흘려 열심히 모아서 살렵니다. 현재 너무 행복하게 살고 있구요
네...맞습니다...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습니다... 주식투자는 많은 교훈을 낳습니다... 인간의 지나친 탐욕, 일확천금을 노리는 대박심리는 결국 화를 좌초하지요....이건 주식뿐만이 아니라 사업이든 부동산이든 마찬가지입니다... 뭐든지 자기하기 나름인 것 같습니다... 첨부터 많은 돈을 끌어와 아무런 기본상식도 없이 투자한다는 것은 일확천금을 노리는 대박심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당연 결과는 뻔하지요...
제가 시리즈를 첨부터 쓰기 시작한 이유는 일단 결과는 해피엔딩, 낙관적일 거라는 추측이고 중간에 손실을 밝히고 이런 글을 자주 올리는 것은 주식투자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기 위함입니다... 제가 그냥 돌연 나타나서 결과만 달랑 제시한다면 사람들은 내가 아무런 노력도 없이 쉽게 얻은 결과물로 생각할 게 뻔합니다. 많은 세월동안 많은 인내를 하고 많은 시련을 겪은 과정을 지금은 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코 쉽게 얻은 결과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주식에 전혀 적성이 맞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투자나 대박 사업을 하지 않고서는 절대 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는 것...이걸 아셔야 합니다...^^;;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