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글쓰기 버튼을 눌렀지만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저는 30대 중반의 애기엄마로 뱃속에 둘째가 생긴 것을 안지
약 2주 쯤 되었네요
쭈욱 지옥 같던 시간들이었지만 우리 둘째의 존재로 인해 더욱 빠져 나올 수
없는 수렁 속으로 들어 가는 것 같네요
2000년 초반 남편과 연애 할 적에는 시누와 셋이서 바다로 들로 산으로
여행도 참 많이 다니고 시누와 저 이렇게 둘이서 해외여행도 세번 다녀 올 정도로
너무나 사이가 좋았어요
외동으로 자란 탓에 동생이 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식구가 많은 집이 늘 부러웠었거든요
마침 시누 역시 언니가 너무 갖고 싶었다며
언니, 언니 하며 잘 따르고 친자매처럼 너무 잘 지냈어요
지금의 시부모님도 정도를 아시는 분들이라 좋을 때엔 본인들 일처럼
나쁜 일이 생겼을땐 마음으로 같이 울어주고 위로 해 주시고 너무나 좋은 분들이예요
이렇게 좋은 시부모님과 시누, 더없이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한사람의 아내로, 며느리로, 올케로 나도 지금까지 받은 것처럼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행복하고 싶다고 결심하고 결혼을 하고 첫째 아이를 낳았어요
그 사이 시누 역시 평생의 짝을 만나 조금 이르게 아이를 가지고 결혼을 했어요
시누와 저는 임신 주수가 삼주 차이라 너무 신기해 하기도 하고
더 든든해 하기도 했고 둘이 자주 또 어울렸지요
정말 내 분신이 아닌가 할 정도로 서로 많이 닮은점도 있었고
서로 정을 잘 주는 타입이라 남편과 싸움이 날 때도 가끔 있었어요
동생이 좋으면 동생한테가서 살아라 왜 그렇게 붙어 다니냐
아무튼 이렇게 사이도 좋고 정말 남편보다 더 의지하고 좋았던 시누였는데
몇년 전 이 일 이후로 급속히 멀어졌어요
시누네 둘째 소식을 알게 되었고 축하자리를 마련하려고 날짜를 잡았는데
시누네 서방님이 급하게 일이 잡혀 오지 못했고 시누와 딸, 저, 남편, 그리고 우리 딸까지
다섯이서 간단하게 고깃집에서 식사를 할 때까지는 참 분위기도 좋고 그랬어요
헌데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차 문을 향해 제 딸이 먼저 뛰기 시작했어요
그 뒤를 따라 시누의 딸도 뛰었고,,
대체 왜 말리지 않았는지,, 정말 후회가 됩니다
시누도 뭐에 홀린 사람처럼 뛰었는데 아래 계단 두개가 있는 걸
인지를 못해버려서 그대로 얼굴부터 딱 떨어지는데
너무 갑작스레 벌어진 일이라 남편이나 저나 바로 대처를 하지 못하고
2~5초 정도 얼음 된 것 처럼 멈칫거렸어요
시누는 갑자기 배를 움켜 잡고 비명을 지르고 남편과 저는 정신을 차리고
시누에게 달려갔지요
그렇게 시누에게 내린 천사는 유산이 되었어요
그때부터 지옥 아닌 지옥이 시작 되었습니다
3~4일 째까지는 병실 안에 드나들 수 조차 있었지만 그 후에는
본인의 딸마저 보기를 거부하고 저희 부부에게도 출입 금지 요청이 내려지고
가시방석에 앉은 것 같은 시간을 보내고 두달 뒤 시댁에서 불러 갔더니
시누네 찬거리 가지고 간다면서 운전 좀 해달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어떤 역할이라도 제가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따라 나섰고 시누네 집에 도착했더니 시누가 바짝 말라가는 손으로 저를
보자마자 끌어 안더니 울음을 터트리더라구요
같이 몇십분을 울었어요
그렇게 끔찍한 사고 후 몇달이 지나 시누와 저는 서로 위로 하며 잘 지내는가
싶었더니 어느 날부터 사람이 확 달라지기 시작 했어요
언니, 나 백화점 가서 쇼핑하고 싶어
바다에 가고 싶어 뭐가 먹고 싶어 뭐가 갖고 싶어
보고 싶어 당장와
요구가 엄청스러 늘어났어요
처음엔 좋은 마음으로 다 들어 주었는데 문제는 저의 친정쪽에 행사가 있어
가고 있었는데 연락이 오더니 부침개가 먹고 싶다면서
와 달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사정이 이러 이러해서 바로는 갈 수가 없을 것 같다
저녁 때나 많이 늦게 되면 아침에 출근 하기 전에 가져다 주겠다 했더니
언니, 나 언니 딸 때문에 우리 애 잃었어
그애가 그렇게 뛰쳐 나가지만 않았어도 우리 딸 뒤 쫓아 나가지 않았을거고
그럼 나도 당황하지 않았을거고 벌을 헛디디지도 않았을거야 라고,,
순간 너무 당혹스럽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구요
시누 마음에 남은 상처가 아직 많이 심하구나 시누의 그 말이 지금 생각 하면 많이
무섭기도 했지만 그 날은 어쨌건 일이 일어 난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라고
생각을 하고 친정 약속을 취소하고 가서 부침개를 해 주었어요
그 뒤로 한달에 많게는 10번까지도 이런일이 반복이 되고 있었어요
출근 해 회사에 있을 적에도 드라이브가 하고 싶다, 뭐가 먹고 싶다
은행에 돈 내러 가야한다, 병원 가야한다
서두는 제 딸 때문에 유산이 되었다였구요
2년 좀 넘는 시간동안 살이 20키로 좀 못 되게 싹 빠졌어요 저는
아침부터 밤 아니 새벽에라도 뛰쳐 나갈 수 밖에 없더라구요
다른 것도 아니고 제 딸 때문이라며 우는데 뿌리 칠 수가 없었어요
남편이랑도 갈등이 생겼고 시누와 서방님은 별거 상태에 들어 갔고
도저히 그 좋던 식구들이 정말 누가봐도 폐인 같다 싶을 만큼 다들 지쳐 있어요
그러다 우연히 이번에 저에게 하늘에서 선물이 내려 온 것을 알게 되었는데
되도록이면 알리고 싶지 않았어요
남편하고 둘이만 알고 있었는데 딸아이가 남편이랑 둘이 있을때 보채는 바람에
동생 생겨도 이렇게 보채면 동생이 놀려 줄거라고 하는 걸 새겨 들은건지
시댁서 이야기 하는 바람에 온 식구가 다 알게 되었어요
그 후에 시누에게 협박 아닌 협박을 받아오고 있어요
저에게도 똑같은 느낌, 상처를 주고 싶다고 하네요
아이를 보내라고 하고 있어요 미안하다고 그럴 수는 없다고 정말 머리가 띵할 만큼 울면서
내가 시누 마음 다 알수는 없고 그 아픔 다 없애 줄 수는 없지만
나도 많이 힘들었다 나도 시누 이제는 행복 했으면 좋겠다 등등의 말을 해 가며
진정을 시켰어요
잘 알겠다고 미안하다고 하더니
며칠 전부터 딸이 이상한 소리를 하기 시작해요
엄마 내가 살인자야?
심장이 떨어져 나가고 억장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아요 정말이지
저는 이제 어쩌면 좋죠? 대체 제가 더 이상 어찌해야 옳은 걸까요
할 수만 있다면 그 시절로 가서 제 딸을 안고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니 그 축하자리조차 만들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매일 꿈을 꾸고 울고 후회를 합니다
할수만 있다면 이민이라도 가고 싶지만 그게 쉬운 일도 아니고
내 아이 둘 다 지키고 그 또래처럼 잘 커가는 모습 보는게
그렇게 제겐 큰 욕심인가요
남편이 시누와 시댁과 이야길 했지만 시누는 마음의 상처가 너무 깊어
제 임신 소식을 들은 후 부터는 거의 넋 나간 사람처럼 바뀌어 대화가 불가능 해 졌다고 하네요
남편은 당분간 시댁에 가는 일을 만들지 말자고 하는데
이제 나이 삼십줄인데 자신의 부모님인데 보고 싶을 때 못보고 밖에서만 만나고 할 생각하니
정말 눈물만 흐릅니다
아..애기어떻게해..ㅠ..진짜 안됐지만 저건아닌거같다..
맞아 너무 안됐다........ㅠㅠ그 사고자체에는 뭐라고 할 수가없다 ㅠㅠ..근데 시누가 미쳐도 너무미쳤네진짜ㅡㅡ 사람이 저러면 안되는건데......아무리 큰 슬픔이여도 남탓은 하면안되는거늘 왜 애꿎은 주변사람들을 힘들게해? 정신병원 가봐야되는거아니야?
자식 읽은 부모는 미칠수밖에 없어....................... 남편이 현명하게 잘 선택해야 할듯.. 집안에 또 다른 미친여자 만들고싶지 않으면 빨리 시누랑 거리 조절 잘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