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베스트셀러 따라잡기
베스트셀러라고 다 좋은 책은 아니다.
그래도 가끔 각 서점의 베스트셀러 순위를 가끔 둘러 보기는 한다.
읽을만한 책이 있나 기웃거리는 것이다.
그러다가 꽂힌 책이 바로 기욤 뮈소란 프랑스 작가의 <구해줘>란 책이다.
기욤 뮈소의 책이 여러권이 베스트셀러 순위에 포진하고 있었다.
오래전부터 기욤 뮈소의 책이 베스트셀러 순위에 있어서
작가의 이름과 소설의 제목들은 알고 있었는데,
왜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열광할까
라는 생각이 들어 작가와 그의 작품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다.
1974년생의 젊은 프랑스 작가.
그에 대한 평가는 이렇다.
"비주얼한 측면을 강조하는 그의 소설은 영화의 한 컷 한 컷을 연상시키는 서사구조와
영화적 긴장감을 추구하고 있다. 30대 초반의 젊은 작가답게 그의 소설은 영상세대
젊은이들이 가진 감성과 취향, 기호에 절대적으로 부합하며 21세기 소설이 나갈 방향을
제시한다."
그냥 그의 대표적인 작품을 하나 읽어보고,
시대 흐름에 동조해보고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그의 대표작인 <구해줘>를 집어 든 것이다.
프랑스 아마존 87주 연속 1위.
87주면 도대체 얼마나 긴 기간인가?
1년을 훌쭉 넘어 2년 가까이 1위를 지킨 그의 소설에는 어떤 매력이 있을까?
읽기 전부터 호기심에 가득 차게 되었다.
1. 구해줘? 무엇으로부터?
이 책의 제목은 <구해줘>이다.
무엇으로부터 구해달라는걸까?
책을 펼쳐들면 소문대로 손을 떼기는 쉽지 않다.
통속적인 소설임은 분명하고,
앞의 이야기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지만,
계속 페이지를 넘길 수 밖에 없다.
(여행 중에 이 책을 봐서 나는 시간이 좀 걸렸지만...)
이는 마치 연속극의 다음이야기를 알면서도
보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소설에는 군더더기가 없고, 진행이 빠르다.
그것 또한 많은 독자들을 끌어들이게 하는 이 소설의 매력이라고 생각된다.
그럼, 다시 이 책의 제목을 살펴보자.
무엇으로부터 혹은 누구로부터 구해달라는 것인가?
이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아픔을 가지고 있다.
힘들고 지친 영혼들이 이 소설의 주인공들이다.
그들은 희망을 찾으려하지도 않고, 그 아픔을 받아들이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가 그들은 우연을 통해 희망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 힘들고 상처받은 자신의 처지로부터 빠져나가려고 애를 쓰게 된다.
쉽지는 않지만, 그들은 한번 잡은 희망의 끄나풀을 놓지 않는다.
상처받은 주인공들이 희망의 세계로 구원되는 과정을 소설은 그리고 있다.
그 방법으로 쓰인 것은 바로 이 소설의 주제이기도 한 '사랑'이다.
2. 여자 대 남자
줄리에트. 그녀는 배우의 꿈을 가지고 뉴욕에 온 프랑스 여인이다.
하지만, 뉴욕에 온지 몇년이 지났지만,
그녀는 아직 꿈을 이루지 못하고,
커피전문점에 일하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기가 힘들다.
그리고 비자까지 만료되어 불법체류자 신분이 되고 말았다.
그녀는 자신이 실패한 삶을 살았다고 단정하고,
프랑스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그녀의 나이 스물아홉살이다.
샘. 그는 할렘가의 고아 출신이지만, 지금은 의사이다.
성공한 것 같지만, 그에게도 아픈 과거가 있다.
그는 할렘가에서 같이 자란 페데리카와 사랑을 하여 결혼까지 하였다.
하지만, 암울한 청소년기를 보낸 페데리카는
우울증을 이기지 못하고 1년전 자살을 하였다.
남의 병을 고치는데 일가견이 있던 샘은
자신의 아내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빠져있었다.
그가 아내를 잃은 슬픔을 이기는 방법은 일뿐이다.
하지만, 그때뿐, 그는 아내를 잃은 이후 그의 삶 또한 없었다.
그의 나이 서른한살이다.
3. 우연 그리고 사랑
원래 세상 만사 우연의 연속이다.
줄리에트의 룸메이트 콜린이 법률회사에 취업하고 남자친구랑 여행을 떠났다.
홀로 남겨진 줄리에트.
이틀 후면 프랑스행 비행기를 탄다.
그는 콜린의 옷을 입어본다.
제법 커리어 우먼처럼 보인다.
기분을 내보기 위해 시내로 나간다.
그리고 한눈팔던 운전사로 인해 교통사고를 당할뻔 한다.
그 운전사가 바로 샘이다.
그들은 그렇게 우연히 만났다.
그리고 그들은 첫눈에 반했고, 이틀간 뜨거운 사랑을 하였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이 갈 길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줄리에트는 비행기에 오르게 된다.
그런데, 그 비행기는 사고가 나고, 승객 전원이 사망하고 만다.
샘은 다시 한번 줄리에트를 잡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울부짖는다.
그러다가 그레이스 코스텔로라는 여자 경찰이 샘에게
줄리에트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전하게 된다.
하지만, 며칠 후 줄리에트는 죽는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샘은 줄리에트의 행방을 알아보고,
그녀가 현재 경찰서에 잡혀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줄리에트는 비행기 이륙하기 얼마전 샘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행동으로 옮겼던 것이다.
이미 탑승시간이 끝나서 그녀가 비행기에서 내릴 수 없었지만,
난동을 부리자 그녀를 내리게 된 것이다.
그렇게 샘을 보기 위해 내린 비행기인데, 폭발 사고가 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아직 비행기 사고의 원인이 기체결함인지, 테러인지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에
줄리에트가 테러용의자 일수도 있다는 생각에
미국 경찰은 그녀를 감금한 것이다.
가뜩이나 그녀는 불법체류신분자였던 것이다.
샘은 자신을 찾아온 경찰 그레이스 코스텔로가 10년전에 총기사고로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4. 또하나의 사랑
샘을 찾아온 그레이스 코스텔로가 10년전에 죽은 사람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소설은 초자연적 요소가 가미된다.
나 역시 이 세상이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존재가 있다고 믿는 바,
그레이스의 존재에 대해 크게 놀라지 않았다.
'소설이니까 그렇지'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나는 현실이라고 생각하고 소설을 읽어내려갔다.
하지만, 독자인 나도 처음에는 샘과 마찬가지로,
그레이스 코스텔로가 실존인물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어떻게 된 것일까 하고 한참 생각하였다.
하지만, 그레이스 코스텔로는 실제로 죽음의 사자였다.
그러나, 다른 소설이나 영화속에 등장하는 죽음의 사자처럼,
특정 주인공에게만 보이거나, 모든 물체를 투과하는 그런 존재가 아니었다.
보통 사람들과 똑같은 그런 존재로 등장한다.
그레이스 코스텔로.
그녀는 10년전 마약 단체를 소탕하기 위해 위장으로 마약단체에 잠입했다가
그만 피격당해 죽고 만다.
당시 그녀의 유족은 딸 조디뿐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경찰 동료 마크 루텔리가 있었다.
마크 루텔리.
마크 루텔리는 그레이스의 동료이가 그녀를 짝사랑하였다.
그의 문제는 소심.
고백을 하지 못했다.
그레이스도 그런 루텔리의 마음을 알았고,
그녀도 루텔리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레이스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루텔리는 다시는 그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런 연유로 루텔리는 그레이스가 죽은 이후 알콜중독에 빠졌다.
그리고 경찰에서도 한직을 맡게 되었다.
그런 그에게 그레이스를 만났다고 하는 샘을 만나게 되었다.
5. 그레이스의 임무.
그레이스가 이세상에 다시 온 이유는 임무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줄리에트이다.
줄리에트가 비행기 사고로 죽기로 되어 있었는데, 죽지 않게 되자
그곳에서 그레이스를 급파하여 줄리에트를 데리고 오라는 명을 내린 것이다.
이 사실을 샘에게 이야기하고,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샘은 그레이스를 정신질환자로 취급하였고,
그레이스의 말이 사실이라고 해도 그럴 수 없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어떻게 만난 사랑인데...
한편, 그레이스는 자신의 죽음에 의문을 갖고,
자신의 죽음에 대해 알아보기도 하였다.
그리러다 번잡한 뉴욕거리를 거닐다가 소매치기를 당한다.
죽음의 사자가 소매치기를 당하다니...
그것도 전직 경찰이 말이다.
그건 또하나의 우연이다.
소매치기의 주인공이 바로 그레이스의 딸 조디였던 것이다.
10년전이었지만, 그 둘은 바로 알아보았다.
그동안 조디는 아무도 보살펴주는 이가 없는 10대 소녀로 자란 것이다.
마약을 하고, 마약을 하기 위한 돈을 구하기 위해 소매치기를 하는 그런 아이였다.
타락할 대로 타락해버린 딸을 본 것이다.
그레이스는 충격이었다.
경찰들이 달려들어 소매치기 조디를 잡으려고 하자,
그레이스는 경찰을 공격하여 조디의 도망을 돕게 된다.
그레이스는 밑바닥 인생을 살고 있는 딸을 구출해야만 했다.
그녀는 샘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샘은 그레이스와 함께 조디를 찾아 나서는 한편
루텔리에게도 연락하였다.
한편, 조디는 조직에 잡혀 위기에 처해 있었다.
샘과 그레이스는 조디를 찾았지만, 그레이스는 그만 총격을 당해 죽고 만다.
샘도 목숨을 잃을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했지만,
때마침 나타난 루텔리의 도움으로 살아나게 된다.
조디를 안전하게 구해서 병원으로 옮기게 된다.
6. 다시 나타난 그레이스.
그런데, 샘 앞에 다시 그레이스가 나타났다.
놀랜 샘은 더이상 그레이스의 존재를 부인할 수 없었다.
그리고 샘은 그레이스와 협상을 하였다.
줄리에트 대신 자신을 데려가 달라고...
이에 순순히 그레이스는 끄덕였다.
한편, 그레이스는 루텔리를 찾아갔다.
그레이스는 그간 사연을 이야기해주었다.
루텔리는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레이스에 사랑 고백을 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뜨거운 사랑을 하였다.
하지만, 그레이스는 죽음의 사자였기에 그들은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
7. 또다른 과거
운명의 날.
샘이 줄리에트 대신 그레이스와 함께 죽기로 한날.
약속장소로 가던 샘은 친구이자 신부인 셰이크로부터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된다.
사실 샘에게는 10년 잊고 싶은 과거가 있었다.
당시 의대생이었던 샘.
그리고 자살한 아내인 페데리카는 당시 샘의 여자친구였다.
페데리카는 다른 빈민가의 아이들처럼 마약거래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였다.
하지만, 일이 틀어져 위기에 빠져 있었다.
샘은 우발적으로 조직의 보스에게 총을 쐈지만,
보스가 죽지 않고, 옆에 있던 다른 조직원을 죽인 적이 있었다.
이것은 그의 친구인 셰이크, 페데리카만 알고 있는 비밀이었다.
그들은 당시 현장을 도망가서 잡히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샘이 죽인 사람이 남자인줄 알았는데,
시신 뒷처리를 한 셰이크가 사실을 알려준 것이다.
샘이 죽인 사람이 바로 그레이스 코스텔로였다고...
샘은 이 사실을 듣고 충격에 휩싸인면서도
그레이스에게 전화를 하여 사실대로 말하고 용서를 빌었다.
그레이스 역시 놀랬지만, 모두 지난 과거였다.
...
샘은 그레이스를 만나러 가는 동안,
지난 며칠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을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그레이스와 약속시간에 의심을 갖게 되고,
그레이스의 목표가 자신이 아님을 알게 된다.
그레이스의 목표는 여전히 줄리에트였던 것이다.
택시에서 내린 샘은 오토바이를 훔쳐 타고, 약속장소로 향했다.
눈길에서 몇번을 미끌어지면서 약속장소에 도착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늦었다.
그레이스와 줄리에트는 예정되어 있던 케이블카에 탔고,
케이블타는 며칠전 그레이스가 예견했던 것처럼 추락사고가 나고 말았다.
샘은 정신을 잃고 쓰러지게 된다.
...
8. 해피엔딩
병원에 눈을 뜬 샘.
그의 곁에는 예상 밖에 인물 줄리에트가 있었다.
그리고 케이블카 추락사고로 죽은 인물은 루텔리라는 소식을 알려준다.
그레이스와 헤어지기 싫어한 루텔리는
그레이스와 죽음을 선택했던 것이다.
그들은 죽음으로써 해피엔딩을 이룬 것이다.
그리고 샘과 줄리에트는 어려운 난간을 거쳐
삶으로써 해피엔딩을 이루게 되었다.
어쩌면 그레이스의 임무는 줄리에트를 데리고 가는 것이 아니고,
루텔리에게 기회를 주려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샘에게 진실을 알려주고, 샘의 사과와 그레이스의 용서가 그의 임무가 아니었나 싶다.
....
정말 사람은 죽으면 어떻게 될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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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 구해줘
지은이 : 기욤 뮈소
펴낸곳 : 밝은세상
펴낸날 : 2006년 7월 31일
정가 : 9,800
독서기간: 2008.05.01 - 2008.05.05
페이지: 446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