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현전(集賢展), 지금의 수정전(修政展)이야기

[산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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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현전(集賢殿),  지금의 수정전(修政殿) 이야기

경복궁을 관광하는 사람 치고 경회루를 빼놓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대개는 경회루만 보고 그 앞에 있는 화장실에 들르고는 그냥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경회루 남쪽에 있는 이곳 건물을 그냥 지나치기가 십상입니다.

더군다나 지금은 안내판조차 없애버려 뭐 하던 건물인지 조차도 모릅니다.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경회루처럼 화려하지도 않고, 근정전처럼 위엄을 지니고 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주위 분위기가 좋은 것도 아니고 정말 썰렁합니다.

그러나 곰곰 뜯어보면 범상치 않은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수정전은 크기로 보면 경회루가 35칸. 근정전이 25칸인데 비해 정면10칸 측면4칸 40칸의 팔작지붕 건물로 개념상으로는 가장 큰 건물입니다.

기단은 다섯 벌대로 넓은 월대를 쌓았습니다.

행사를 거행할 때 대신, 종친 같은 높은 지위의 사람들이 자리 잡기도하고, 악공들이 연주를 하거나 춤을 추기도 합니다. 이 건물이 특별한 기능을 가지고 있음을 암시해 줍니다.

잠시 세월을 거슬러 조선왕조실록을 넘겨보려 합니다.

세종실록에 기록된

세종 2년 1420년 3월16일

집현전 인원수를 정하고 관원을 임명하다.

이때 인원수는 10명이었으나 가장 많았을때 32명 그러다가 20명으로 축소를 합니다.

그후 세종연간에는 많은 일들을 해냅니다.

세종28년 1446년 9월 훈민정음이 창제 되었고 용비어천가 월인천강지곡도 이곳에서 탄생하게 됩니다.

그 후 세조 때

세조실록에

세조 2년 1456년 6월6일

명하기를 

집현전을 파하고 경연을 정지하며, 거기에 소장 하였던 서책은 모두 예문관에서 관장 하게하라“ 하였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왜 집현전을 파했을까요?

세조 등극에 반기를든 중심이 집현전이었기 때문입니다.

이곳을 거처 간 훌륭한 학자들이 90여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물론 단종복위의 사육신들이 이곳에서 공부하고 연구하던 학자들이며 조정의 중신들이었습니다.

그 뒤 집현전은 건물만 유지되다가 그마저도 임진왜란으로 불타버리고

고종4년 1867년 11월 16일

수정전의 이름을 새로 붙인 것은 “잘 다스려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이다“라고

기록됩니다. 고종초기에는 왕이기거하는 燕居之所로 이후에는 신료들과 정무를 의논하는

편전으로 사용되었으며 1890년 역사의 격변기에는 군국기무처 및 내각의 청사로 일제 강점기에는 박람회장으로 수모를 격다 가

1966년10월에 이곳에 현 국립민속박물관의 전신인 민속관이개관하기에 이릅니다.

학문을 연구하며, 왕에게 주요 정책을 자문하고 건의헸던 기관, 한글을 창제 하는등

세종 때 문치의 본산 이라할 집현전은 36년간의 역할로 역사속으로 사라젔습니다.

역사학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길고도 짧은 세월의 흐름을 마갑하려합니다.

“후대에 길이 남을 업적을 남가고 싶으면 인재를 키워라.

인재를 키우되 제도적으로 키워서 신뢰를 바탕으로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능력을 발휘 하게 하라.“

수정전은 이런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면서 이곳 이 자리에 서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경회루의 경치에 감탄하며 사진 찍고 돌아서지 말고 이곳 수정전을 꼭 돌아봄은 어떨지요?

수정전 앞의 나무 하나가 뭐 그리 대단하겠습니까?

이곳이 집현전이었고 한글이 창제되고 조선 500여년이 통치 철학이 만들어 젔다는 엄청난 사실은 무진장 중요하겠지요?

어마어마한 역사의 현장 보다도 작은것들도 소홀히 하지 않으려는 마음의 자세가

우리를 더 더욱 역사속으로 빠저 들게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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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10년대에 찍은 사진

[조선고적도보]를 보면 처음 사진을 찍었을 때는 이나무가 없었으니 그후 누군가가 일부러 심은 것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누가 무슨 의도로 금기시했던 자리에 일부러 나무를 심었을까?

사진자료가 확실하다면

영제교가 바로 이곳에 옮겨져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

그리고 이곳에 있던 영제교가

옛 총독부박물관 건물 옆쪽(지금의 '자선당' 부근)으로 옮겨진 때의 기록으로는

1974년도 문화재위원회 회의록

문화재위원회 제1분과 제4차 회의록(1974.6.21일자)에

"영제교 이전공사: 심의내용, 이전장소는 학,예술원 측면 서측 개울에 설치하되 확실한

위치는 정인국 위원이 현지 조사후 실시한다"고 되어 있는 걸로 봐서

앞서 경복궁 안내책자에 적어놓은

1974년 8월 운운한 부분은 사실이라고 믿어집니다.

이 다리는 나중에 경복궁 동궁권역 복원 때에 다시 해체되어 옮겨졌다가

흥례문 권역 복구 때 원래의 자리로 되돌려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선 이 정도의 내용을 덧붙입니다.

2007.4.11

이순우(근 현대사 문헌 정보사료 전문가)

   1930년대 사진

[증보산림경제]를 보면 뜰에 나무를 심을 때 피해야 할 여러 가지 사례를 열거하고 있다.  먼저 나무를 심되 뜰의 가운데 심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것은 뜰 가운데 나무를 심으면 집안이 곤궁해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뜰 가운데 나무를 심으면 사각형 울타리 속에 목(木)자가 들어 있는 꼴이 되어  口 + 木 =  困(빈곤할 곤) 자의 형상이 되기 때문이다.   

 

  또 대문에서 곧바로 보이는 위치에 나무를 심는 것은 좋지 않다고 했다.  그것은 문속에 나무가 들어있는 꼴이 되어  門 + 木 = 閑(한가할 한)자가 되기 때문이라 했다.

 

   한집안은 사람들이 모여 북적되어야 흥할진데 한가해서는 좋지 않다는 것이다.  궁궐 전체의 모습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그린 조선시대의 <궁궐도>에도 전각의 바로 앞에 나무가 심어져 있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1999년 나무를 베어낸 모습

북궐도형

 

참고문헌 : 1.조선왕조실록

                2. 이야기가 있는 경복궁 나들이(강경선외4인공저)

                3. 우리 궁궐 이야기(홍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