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11월 하순으로 치닫는 달력이지만 겨울비에 의지한체
계절감각마저 무디어진 하수상 기후였는데 첫눈과 더불어 살을 에는 추위가
자연의 섭리이니 오히려 감사함이고 다행스러운 계절의 홍복이지 않을 수 없다.
불행한 이웃들 있어 애닯음이 없지 않지만 높은 온도에 사경을 헤멘 바다에선
흔했던 국물멸치마저 귀하신 몸이 되었으니 먹이사슬군의 직상위인
그 흔한 고등어마저 앞다투어 어획물량을 확보하느라 경쟁이 치열하다니..,
이러다 고등어까지 명태의 전철을 밟는건 아닌지?
지난 1년동안 추진했던 서울연합 공동 구판매사업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성과를 비교함으로서 2016년 좀더 활발한 도농상생사업이 전개될 수 있도록
경기도 양평농협 경제사업장에서 사고예방 결의대회와 함께 협의회가
진행되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미곡종합처리장의 이모저모를 안내해주시며 상생을
강조하는 워킹맘 RPC장장님의 배려가 따뜻한 찜찔팩을 대신하였다.
견학에 이어 성찬으로 준비된 저녁식사를 마치고서야 상경,
새벽길 피곤함 속에서 형준군의 수고가 참으로 무거웠다.
아침미팅을 마무리하고 산지에서 오신 지인과 차 한잔을 앞에 두었지만
소비량 대비 갈수록 줄어드는 양곡 판매량을 두고 무거운 그림자만 2시간째,
꽉 막힌 답을 찾기 위해 방문한 대량거래처이지만 양곡산지가 어디
한두군데이던가?
쌀 소비를 확대시키는 방안으로 쌀국수와 쌀빵, 쌀과자가 등장하였지만
속시원한 단비이기엔 아직도 갈라진 농토처럼 주름이 굵다.
식생활 개선이 절실히 요구되지만 새벽별보기로 대문을 나서는 아이들에게
아침밥이 만만찮은 도전밥상이니..,
"아침 먹을수록 성적 뿐만 아니라 암기력과 말솜씨까지 좋아진다"는
일간신문 칼럼이 냉장고에 떡하니 붙어있는데도 내 딸래미마저
두어스푼에서 채 세스푼을 넘기지 못하고 소식(小食)으로 일관하니 10Kg들이
쌀 한포가 한달을 독식한다.
오프라인 매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온라인 쇼핑몰 등 다양한
판매채널을 통하여 재고소진에 의기투합하자 차가운 손을 마주잡지만
지인의 통한(痛恨)을 달래기엔 턱없이 모자라는 해법이 가슴을 에인다.
침체의 아귀(餓鬼)를 내쫓기 위하여 장터에서 유명하다는 팥죽집을 묻고 물어
점심을 달래고선 다시 인천으로 달린다.
2016년도 행주내동 자경지 영농계약을 협의하기 위하여 지인을 찾았건만
선약을 깜박하시고 지방 행거시라니 어쩔꺼나?
순애보 닮았음 좋을 첫눈이 고약스럽던 것처럼 머피(Murphy)가 춤을 출때가
있기 마련이다.
대안을 찾아 인근에서 소문난 대형점포를 찾았지만 차가운 날씨 탓이려니
겹겹이 쌓인 망배추만 하염없이 제 주인들을 무작정 기다리고 섰다.
절임배추 신청 배송량이 가장 많은 휴일주간이니 그나마 차가운 날씨에도
에너지가 꿈틀거리고 이렁저렁 소소한 웃음들이 멈추지 않는 곳!
우리들의 삶터이다.
시침이 6시를 가르키지만 벌써 한밤중마냥 온세상이 새까맣다.
아들녀석의 치료를 위하여 국군통합병원 입원절차 등을 상의하고 귀가길-
금요일밤이라 주차장이 될 교통난을 감안하여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였는데
그만하길 참으로 잘하였다.
차창 밖 동호-한남대교가 이미 야외주차장으로 바뀐지 오래인듯..,
딸래미 공부방 앞에 섰다.
넉넉한 시간이 연잎차 한잔과 끄적거림의 여유를 선물한다.
여느 주간보다도 힘겨운 시간을 맞이하고 보낸 딸래미였으니
느즈막한 시간이지만 녀석 좋아하는 삼겹살이 어떨까?
지나는 사람-사람마다 에스키모인으로 둔갑한 연신내 로데오이지만
대로를 달구는 칼국수 포장마차로부터 선남선녀들의 지저귐이 아름다운 불금의
요란한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