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산, 영남알프스 가꾸기 노력을 응원합니다
이원근
◉ 2026.4.3. 맑음
◉ 운문령-귀바위-상운산-쌀바위-헬기장-가지산-운문령
오늘, 산똘뱅이들이 영남알프스의 맏형격인 가지산(1,241m)을 찾았다. 여러 번 찾았던 산이지만 막상 그 품 안으로 다시 들어서니 느낌은 늘 새롭다. 울산과 경남, 경북의 경계를 품고 우뚝 선 가지산은 시작부터 남다른 기운으로 우리를 맞아주었다.
오늘은 가장 짧지만 가장 가파른 남쪽 사면 길을 피해, 조금은 경사가 순한 낙동정맥 길을 택했다. 상쾌한 아침 공기에“아, 정말 산에 왔구나” 하는 반가움이 먼저 들었다. 함께 오른 일행들과 “오늘 코스 제대로 잡았다” 하며 웃었지만, 조금만 지나도 말수가 줄어들 만큼 길은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그 침묵조차 좋았다. 각자의 숨소리와 등산화 밑에서 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 바위틈을 스치는 바람 소리가 오히려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주었다.
조금씩 고도를 높일수록 뒤돌아보는 풍경이 달라졌다. 방금 지나온 숲길은 어느새 아래로 물러나 있었고, 능선 너머로 문복산과 운문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길게 펼쳐졌다. 영남알프스라는 이름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산봉우리들이 겹겹이 이어지는 모습은 웅장하면서도 부드러웠고, 봄 햇살을 머금은 능선은 마치 연한 수채화처럼 포근하게 번져 보였다.
가지산의 매력은 역시 바위가 주는 묵직함이다. 곳곳에 드러난 화강암 바위들은 거친 세월을 고스란히 품은 얼굴로 서 있었고, 그 위를 스치는 바람은 유난히 맑았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바위에 손을 얹었을 때 차갑고 단단한 감촉이 손끝에 전해졌는데, 그 순간 마음까지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산은 늘 이렇게 말없이 많은 것을 건네준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바람은 더 시원해졌고, 봄빛은 능선 위에서 한층 선명해졌다. 조금 더 있으면 철쭉이 분홍빛으로 산허리를 물들이고, 시간이 지나면 억새와 단풍, 그리고 겨울 눈꽃이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겠지. 귀바위와 쌀바위, 상운산, 가지산 능선에 계절이 켜켜이 쌓이는 모습을 떠올리니 이곳이 왜 사계절 내내 사랑받는지 새삼 실감이 났다.
무엇보다 반가웠던 것은 이렇게 아름다운 길이 참 편안하고 안전하게 잘 가꾸어져 있다는 점이었다. 울산시와 울주군이 가지산 정상부의 철쭉 군락지(천연기념물 제462호)를 보호하며 숲길을 세심하게 정비하고, 간월재와 석남사로 이어지는 길까지 꾸준히 손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직접 걸어보니 그 정성이 길 곳곳에서 느껴졌다. 자연을 지키면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감동을 누릴 수 있게 하려는 마음이 참 고맙게 다가왔다.
요즘 전국에서 영남알프스 완등 인증을 위해 많은 산꾼이 찾는다고 한다. 직접 걸어보니 왜 이곳이 그렇게 사랑받는지 충분히 알 것 같았다. 단지 높은 산을 오르는 기쁨 때문만은 아니다. 이곳에는 계절이 있고, 풍경이 있고, 사람의 정성이 있고, 무엇보다 다시 오고 싶게 만드는 깊은 여운이 있다.
정상에 올라 한참을 서 있었다. 멀리 천황산과 능동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위로 봄 햇살이 부서지고, 바람은 땀 식은 얼굴을 부드럽게 스쳐 지나갔다. 함께 오른 산똘뱅이들과 나눈 웃음, 숨 가빴던 오르막, 그리고 정상에서 마주한 탁 트인 풍경까지. 오늘 가지산은 단순한 산행이 아니라 오래 기억 속에 남을 봄날의 한 장면으로 마음에 깊이 새겨졌다.
첫댓글 ㅡ 임병환
*멋진산행기 감사합니다.
*수고들 하셨습니다.
*화이팅!
ㅡ 천인교
모두 수고 하셨습니다. 축하 축하 ~~ ,
이고문님 좋은 산행기 늘 감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