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향(茶香)의 고장 보성 봉화산-활성山 연계산행.
(보성군의 보성읍 봉산里와 득량면 정흥里.
웅치면 봉산里, 유산里, 회천면 영천里)
다음 볼로그:-kims1102@
메르스 때문에 정신없는 사이에 2015년 을미년도 절반이 지나가버렸다.
한 해의 무더위를 나타내는 절기인 소서(小暑), 초복(初伏), 중복, 대서가 모두
이달 안에 들어있으니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전남지역해수욕장이 오늘부터 개장을 한다고 했다.
오늘은 우리 고장에서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가 월드컵경기장에서 개막된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 150여개 나라에서 1만3천여 명의 선수와 임원들이 참가해
스포츠와 문화로 하나 되는 “대동놀이” 한 판을 치른다.
메르스의 여파가 아직 끝나지 않은 가운데 국제대화가 열리는 광주의 아침은
너무나 조용했다.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 주절이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두 손을 함 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 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이육사의 詩 “청포도” 전문)
오늘 금광에서는 전남 보성 봉화산-활성山을 연계 산행하는 날이다.
봉화산(烽火山)은
전남 보성군의 보성읍 봉산里와 득량면 정흥里에 걸쳐 있는 높이 476m의 산으로
보성읍과 득량면의 경계인 호남정맥의 줄기에 위치한 보성의 명산으로 정상에는
봉화대가 설치되어 있다.
봉수대는 고려시대 공민왕 때에 축조되어 군사적 통신수단으로 사용되다가
1895년(고종: 32년)에 폐지된 것을 원형대로 복원하였다.
보성군의 각종 행사 시 성화를 채화하고, 가뭄에는 기우제를 올리는 신성한 산이다.
봇 재에서 기러기 재까지 10km의 등산로는 천혜의 절경을 자랑한 차(茶)밭과
득량灣(만)의 다도해를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웰-빙 코스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활성山(活城)은
전남 보성군의 보성읍 봉산里와 웅치면 봉산里, 유산里, 회천면 영천里에 걸쳐
있는 높이 465m의 산이다.
과거 활성(活城)이라는 성이 있어서 활성山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으로 성 위에
성터가 있는데 군사들이 무술 연습을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오늘 따라 광주역 광장이 너무나 조용하다.
항상 붐비던 산행버스나 관광버스들이 보이지 않고 덩달아 사람들도 한적하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는 메르스와 U대회개막 때문에 회원 수가 적어 산행을 취소한
산악회가 몇 군데 있었다고 한다.
금광도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항상 금광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26명의 정예회원들이 오늘도 참여해 주었다.
재무가 2/4분기 결산보고를 하면서
메르스 때문에 생긴 6월 한 달 적자운영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吐露)한다.
나는 “충분히 이해한다.”고 재무에게 위로에 말을 해주었다.
산행코스는 그럭재(기러기 재)에서 출발 -봉화산 -봇재 -활성山 -삼수마을로
내려오는 코스다.
보성은 광주인근이라 오전 9시 40분에 차도 옆으로 난 기러기 재에서 산행을
시작했으며 하산시간을 오후 3시로 정했다.
산행은 처음 시작부터 편-백 숲과 잡목으로 어우러진 숲길로 시작되었다.
5백 미터가 못 되는 낮은 산이지만 어느 산이나 오르막길은 숨이 차고 땀이 난다.
그래도 숲이 울창해 햇살을 가려주고 사이사이로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시원했다.
보성은 한반도 최대의 녹차 밭이 있는 곳으로 보성에서 율포로 가는 산하(山河)는
녹차와 그 향기로 덮여있다.
사시사철 푸른 차밭은 사람의 마음을 붙잡고 그 내음에 취하게 만든다.
삶에 지친 길손들은 이 차밭에서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다시 힘을 얻고,
젊은 연인들의 사랑은 차(茶) 향처럼 짙어져갔다.
산행2팀 8명은 봉화亭(정)에서 점심을 먹었다.
“쇠똥구리”외 2명은 봉화대를 지나 적당한 곳에서 점심을 먹는다고 연락이 왔다.
점심반찬은 항상 다양하고 푸짐했다.
여성회원인 “천리향”자매, “보름달”, “심청이”가 준비한 음식 때문에 두당 3만원
하는 한정식이 무색할 정도로 금방 준비되었다.
모두가 남을 배려하고 마음 푸짐한 회원들의 인정 때문이리라.
점심을 먹고 봉화대를 둘러보고 봇재로 향했는데 쇠똥구리일행을 만났다.
이정표가 없는 사거리에 ‘군왕봉“이 두고 간 산악회리본을 보니 반갑고 고마웠다.
“우보산악회”의 리본이 자주 보이고 특색이 있어 보였다.
오늘 산행 길은 포근한 흙길로 울창한 숲길과 푸른 녹차 밭의 연속이었다.
어느 녹차 밭에서는 6-7명의 여인네들이 기계로 녹차 잎을 따고 있었다.
그대를 아름다운 여름날에 비할까
그대는 이보다 더 온화하고 사랑스럽다.
세찬 바람이 오월의 꽃봉오리를 뒤흔들고
여름은 오는 듯 가버리는 것
때로는 태양이 너무나도 뜨겁고
태양의 황금빛은 자주 그 빛을 잃고 흐려진다.
이런 모든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
그 아름다움이 줄어들거나 사라지지만
그대의 영원한 여름만은 시들지 않고
그대 지닌 아름다움 잃지도 않으리.
(섹스피어의 詩 “그대를 아름다운 여름날에 비할까” 1, 2연)
대한다업의 보성다원은 그림 같은 풍경으로 소문난 곳이다.
차밭 사이를 걷다 보면 온 몸에 초록 다향(茶香)이 물들 것만 같다.
전남 보성 활성山 봇재마루를 온통 뒤덮은 차밭에는 수백만 그루의 차나무가
가지런히 뿌리를 내리고 광활한 풍광을 펼쳐 놓았다.
봇재 길 정상에 자리한 다향閣(각)에 올라보면 잘 그려진 초록 차밭과 득량灣
바다가 굽이굽이 한 눈에 들어오는데 싱그러운 향기로 가득한 풍광(風光)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내는 보성은 우리나라 녹차 잎의 40%를 만들어
내는 전국 최대의 녹차 주산지다.
풍광이 빼어난 짙푸른 차밭이 끝없이 펼쳐지는 전남 보성은 마치 신이 내린
녹차의 천국 같았다.
녹차(綠茶)는
발효시키지 않은 찻잎[茶葉]을 사용해서 만든 차(茶)를 녹차라 한다.
녹차의 잎을 약용(藥用)한 것으로 각성작용, 이뇨작용, 해독작용, 소염작용,
살균작용 등에 효능이 있다.
녹차를 처음으로 생산하여 사용하기 시작한 곳은 중국과 인도이며 그 후 일본,
실론, 자바, 수마트라 등 아시아 각 지역으로 전파되었으며,
오늘날에는 중국에 이어 일본이 녹차 생산국으로 자리 잡고 있다.
차는 제조과정에서의 발효(醱酵)여부에 따라 녹차, 홍차, 우롱차로 나뉘는데
어떤 차를 제조하든 차나무의 잎을 원료로 사용한다.
대개 5월, 7월, 8월의 3차례에 걸쳐 잎을 따는데 5월에 딴 것이 가장 좋은
차가 된다.
녹차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딴 잎을 즉시 가열하여 산화효소를 파괴시켜 녹색을
그대로 유지하는 동시에,
수분을 증발시켜 잎을 흐늘흐늘하게 말기 좋은 상태로 말린다.
예전에는 사람이 가마솥에서 직접 잎을 손으로 비벼 말렸으나 근래에 와서는
증열기, 조유기(粗揉機), 유염기(揉捻機), 재건기(再乾機), 정유기(精揉機), 건조기
등을 사용하여 차를 제조한다.
녹색카펫을 깔아 놓은 듯 보성 녹차 밭 “대한다원”은 전남 보성군 보성읍 녹차路
763-43에 위치하고 있다.
1957년에 시작해 반세기를 내다보는 내력 있는 차 관광농원이다.
대한다업에서는 1959년 해발 350m 보성 오선峰주변에 대단위의 녹차 밭을
조성하고 있으며 현재 연간 녹차 120톤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대한다업(주)은 봉산里에 있는 보성다원 제1다원과 회천里에 있는 제2다원이
있으며 제1다원은 국내 유일 차 관광농원으로 지정 운영되고 있다.
울창한 삼나무 숲 오솔길로 걸어 오르는 차밭은 각종 CF촬영과 영화 “선물”,
KBS드라마 “여름향기”가 촬영되었다.
봇재로 내려왔더니 산행버스가 “봇재”녹차주차장에 대기하고 있었고 산행1팀이
쉬고 있었다.
사연을 알아보니 활성山 출입이 통제되어 갈수 가 없어 산행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봇재도 예전의 봇재가 아니었다.
차 박물관도, 주유소부근으로 상가도 들어섰고, 대단위 민박 촌도 만들어졌다.
일부는 “율포”해수욕장으로 걸어서 내려갔다고 한다.
잔류 산행2팀에게 속히 하산하라고 연락을 취했다.
산행이 중단되었으니 율포에서 시간을 보낼 계획이었다.
해수욕장부근에는 율포 솔밭해변, 율포 해수녹차 탕, 율포 해수풀장 등이 있었다.
회원들에게 자유 시간을 주었다.
산책을 하는 회원들도 있었고, 녹차해수탕에서 목욕하는 회원도 있었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정자에 앉아서 술을 마시는 회원들도 있었다.
오늘 하산酒를 여기서 하기로 했다.
홍어회무침에 소주와 막걸 리가 동행했으며 밥과 김치도 나왔다.
참으로 오래 만에 우울했던 차내 분위기가 살아났다.
특히 희수氏 일행, “노형”, “심청이”의 노래솜씨가 일품이었다.
(2015년 7월 3일)
첫댓글 잘 읽었어요~ 팡팡님 늘 좋은글에 감사하고 있어여^^ 다음 불로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