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방, 서방교회에서 함께 공경하는 성인 중 하나가
성 제오르지오(275-281~303)다.
제오르지오 성인의 아버지 게론티우스는
카파도키아의 로마군 장교였으며,
성인의 어머니 폴리크로니아는
시리아의 리다에서 태어난 그리스도교 신자였다고 한다.
제오르지오 성인은 카파도키아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14살 때 아버지가 사망한 후
어머니의 고향인 리다로 건너가 살았다.
이후 어머니가 사망하자
17살 되던 해에 로마 군대에 입대했다.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는
성인의 아버지인 게론티우스를
자신의 가장 훌륭한 병사 중 한 명으로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성인의 입대를 크게 환영했고,
그를 고위직에까지 승진시키며 황제 경호대에서 근무하게 했다.
그런데 303년 2월 24일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는
모든 로마 군인들에게 로마의 신들께
희생 제물을 바쳐야하며,
이에 따르지 않는 모든 병사들은 체포한다는 칙령을 발표했다.
그러나 제오르지오 성인은 이에 따르지 않았고,
오히려 큰소리로 자신은 그리스도교인이라고 외쳤다.
황제는 화가 났지만
자신이 가장 신임했던 이의 아들을 잃고 싶지 않아,
성인에게 로마의 신들께 희생 제물을 바친다면
토지와 돈과 노예를 선물로 주겠다고 회유했다.
그러나 성인은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제오르지오성인은 사형 선고를 받았고,
처형되기 직전엔 자신의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며 죽음을 준비했다.
이후 날카로운 톱니가 달린 바퀴에 찢기는 등 다양한 고문을 받고,
4월 23일 니콜라디아의 성벽 앞에서 목이 잘려 처형됐다.
제오르지오 성인의 시체는 리다로 옮겨졌으며,
그곳에서 그리스도교인들은 그를 순교자로 존경하며
정성껏 장례를 치렀다.
이렇게 제오르지오 성인은 그리스도교의 순교자로,
그리고 특히 십자군 전쟁 시기에는
십자군들의 수호성인 중 하나로 공경 받았다.
전해오는 옛 성인전에 따르면
유럽에 흑사병이 창궐할 당시,
수호성인 중 한 명도 제오르지오 성인이었다.
성인에 관한 이야기로 유명한 것이
“황금 성인전”에 언급된 용에 관한 이야기이다.
성인이 어느 나라를 지나다가 어떤 여인을 만났는데,
그 여인은 용의 제물이 되기 위해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 나라는 계속 어린 양을 용에게 제물로 바쳤는데
양들이 다 바닥나자 사람을 제물로 바쳤다.
돌아가면서 딸들을 바치다가 공주의 순서가 되자
그 하녀가 대신 제물이 되기로 한 것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성인은
하녀와 함께 기다리다가 용이 나타나자
십자가 모양을 만들어 보이며 용을 붙잡았다.
이때 성인이 만일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세례를 받는다면
용을 죽이겠다고 하자 왕과 백성들이 동의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창으로 용을 찔러 죽였고
왕을 비롯한 15,000명이 세례를 받았다.
성인은 왕국의 반을 주겠다는 왕의 제안을 거절하고,
하느님의 교회들을 잘 돌보고 성직자들을 존경하며
가난한 사람들을 잘 돌보아 달라는 부탁을 남기고
그 나라를 떠났다고 한다.
7-8세기에 영국에 알려진 성인은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영국의 수호성인이 되었고,
중세 이후에는 기사도와 군인들의 수호성인으로 널리 알려졌다.
성인의 문장은 흰 바탕의 붉은 십자가인데,
현재 영국 해군에서 사용하는 기장이
바로 하얀 바탕에 붉은 색으로 커다란
성 게오르기우스의 십자가가 그려진 모양이며,
이는 영국 국기(유니언 잭) 도안의 일부이기도 하다.
“믿음의 방패를 잡으십시오.
여러분은 악한 자가 쏘는 불화살을
그 방패로 막아서 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구원의 투구를 받아 쓰고
성령의 칼을 받아 쥐십시오.
성령의 칼은 하느님의 말씀입니다.”(에페 6,16-17)
글...천주교부산교구 "오늘의성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