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비공개 입니다
46
선견지명(先見之明)
“사장님 겁나게 오랜만이요이?”
“어? 김부장이 여기 왠일입니까?”
“쌍식이 성님이 여그 가가꼬 사장님을 도와 주라고 그랍디다.”
“뭘 도와줘요?”
오늘 동대문 쪽으로 뭔 비단을 몇 마끼 사러 갈 것이라고 차가 필요한께
나한테 오늘 하루 사장님 모시고 뎅기라 그랍디다. 사장님은 버스만 타고 뎅긴담서요?”
“그러실 필요까지 없는데.”
“성님이 그라는디 오전에 끝나믄 같이 식사하게 전화 해주라 그랍디다.
그랑께 오늘은 내가 호위를 해가꼬 싸게싸게 돌아뎅겨 블라고 그라요.”
아침에 우석이와 함께 비단을 사기 위해 동대문 시장에 가기위해 호텔로 갔을 때
생각지도 않았던 충무팀의 김 부장이 로비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쌍식이 형님은 평소에 내가 택시를 타지 않는걸 알고 일부러 김 부장을 보낸 것 같았다.
쌍식이 형님의 배려가 고마웠다.
그보다 나를 좋아 한다는 김 부장이 스스로 자청해서 온 것인지도 몰랐다.
“여기에 충무팀 직원이 있다는 건 알고 계시죠?”
“알제. 우석이를 감시 한다고 성님이 이야기를 합디다.
그 새끼랑 같이 동대문에 가야 한다고 성님이 이야기를 합디다.
그란디 걱정 말아브쇼. 그 새끼가 쌍식이 형님 하고는 친한지 몰라도
나는 그 환쟁이 새끼 별로 안 좋아한께 암말도 안하고 그냥 운전만 할라.”
“그래도 아는 안면에 인사는 하셔야죠.”
“그것이사 해야제. 근디... 이것저것 물어 보믄 성가신께 사장님이 알아서 짤라 주쇼.”
“왜 우석이 아저씨는 별로 안 좋아 하세요?”
“쌍식이 형님은 이상하게 그 학삐리들을 좋아 하요.
그 새끼도 무슨 그림 그리는 대학을 나왔다고 그랍디다.
그란디 우리같이 무식한 놈들하고 궁합이 맞겄소? 둘이 앉챠 놓으믄 둘다 깝깝하제.”
나는 김 부장의 솔직하고 순진한 성격이 마음에 들었다.
그는 스스로 평생 운동만 한 무식한 건달이라고 이야기 하곤 했다.
“안에 들어가서 우석이 아저씨 데리고 나올 테니까 잠시 기다려 주세요.
아침 식사를 안 한다고 했으니까 아마 지금쯤 방에 저를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걱정 말고 뎅겨 오쇼.
인자 나도 경호업무 함서 어디 가서 기다리는 것은 인자 이력이 나가꼬 할만 하요.”
나는 김 부장을 로비에 남겨 두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우석이가 있는 방으로 가봤다.
노크를 했다. 우석이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지 노크 소리가 나자마자 바로 문이 열렸다.
“기자 아저씨는 부지런해서 일찍 올 줄 알았소. 들어오쇼. 차라도 한잔 하고 그라고 갑시다.”
어제 쌍식이 형님이 직원을 시켜서 리스트에 적힌 물건을 사서 전달하라던
그 명령이 잘 수행 되었던지 우석이가 입고 있는 옷이 벌써 달랐다.
첫날 보았던 옷이 아닌 계절에 어울리는 옷으로 바뀌어 있었다.
나는 방안으로 들어가 의자에 앉았다. 우석이는 나에게 커피를 타 주기 위해
커피포트에 물을 붓고 전원을 연결 했다.
방안에는 전기스탠드와 다리미 그리고 헤어 드라이기 까지 잘 정리 되어 한쪽에 놓여 있었다.
그리고 눈을 돌려 아무 생각 없이 탁자에 놓인 신문지를 보고 나는 ‘악-’ 하고
소리를 지르며 튕기듯 그곳으로 몸을 일으켜 탁자에 바짝 다가가 봤다.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비록 비단이 아닌 신문지 위에 그린 그림 이였지만
거기에는 한 폭의 또 다른 몽유도원도가 있었다.
나는 할 말을 잊고 멍- 하니 그 그림을 쳐다보았다.
역시 그는 천재가 틀림없었다.
신문 기사와 흑백 사진과 그리고 먹물이 어우러져 있는 한 폭의 신선도가 그곳에 있었다.
“호텔이라고 편하기도 하고, 낮에 낮잠도 자고 그래서 그란가 잠도 깊이 안 들고
그랑께 아침에 쫌 일찍 일어 나가꼬 간만에 먹물 갈아서 깨작거려 봤소.
어째 좀 비슷 하요?”
세상에 이렇게 정교한 그림을 ‘잠이 안와서 새벽에 일어나 깨작거린 그림’ 이라니.
오히려 신문지 위에 그린 산수화나 신선도는 하나의 미술 장르로 삼아도 괜찮을것 같은
수려한 하나의 작품 이였다.
삼대에 걸쳐 그림만 그렸던 대 예술인 남농 허건선생이 인정했다는 애제자다운 솜씨였다.
더욱이 내가 몇 날 며칠을 비디오테이프로 수없이 봐왔던 그 그림이 그대로 신문지 위로
옮겨진 것 같아서 그 감회가 새로웠다.
뭐라고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다시 한 번 그 그림과 우석이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봤다.
“얼핏 보믄 비슷 한거 같애도 이것이 자세히 보믄 많이 틀리요.
오늘은 걍 손만 좀 풀어 봤소. 그라고 복숭아밭에는 색도 좀 집어넣어야 쓴디,
성가셔서 그냥 먹으로 농담만 조절 해가꼬 그려봤소.
보고서에 나온 사이즈에 맞춘다고 일부러 신문지 위에 그려 봤는디....
오늘 나가믄 줄자도 한 개 사주쇼. 아조 눈구멍에 사이즈를 입력 해블랑께.”
“이걸 비디오테이프 보면서 그렸어요?”
“이것이 무슨 공대생들 설계도면 뽑는 줄 아요?
테이프 몇 번 봤응께 대가리 속에 담아가꼬 그려야제
테이프 봐블믄 괜히 정신만 사납제.”
“그럼 오늘 아침에 그리기 전에도 테이프를 안 봤단 이야기 입니까?”
“아침에 텔레비전 켜놓고 뉴스 들음서 그렸제.
아 그림이 따끈따끈 한것을 모르겄소? 먹물 냄새가 아직도 날것인디?
아 신문지를 들어보쇼. 아직도 다 안 말라서 축축 할것이요.
그라고 신문지 못쓰는 거 있으믄 좀 많이 좀 갖다 주쇼이.”
나는 웃음이 나왔다.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신경의 시신경처럼 내 머리까지 절래절래 흔들어 졌다.
이틀 전 전화 통화에서 우석이는 ‘지가 그림은 그림이제...별것 있겄소.
안견이 그릴 때는 3일 걸렸는가 몰라도...있는 그림 뽄뜨는것은...
저 정도믄...한나잘 까작거리믄 되겄습디다.’ 했었다.
나는 비로소 그가 그렇게 자신감 있게 그릴 수 있다고 했던 이야기를 이해 할수 있었다.
그는 커피를 두잔 타 가져 와서 탁자에 놓고 마시기를 권했다.
“오늘 나가가꼬 천쪼가리 구함서 맘에 든거 없으믄 많이 떠가꼬 올 필요 없소.
걍 몇 폭만 떠가꼬 와가꼬 천상 내가 하는 방법으로 천을 만들믄 된께.”
“방법은 있습니까?”
“있응께 허는 소리제.”
“어떻게...”
“저그... 전라도 구례에 가믄 황토로 천을 염색 하는데가 있소.
그란디 일단 가꼬 와가꼬 치자에 한번 담가보고 색깔이 나오믄 여그서 그냥 제작하믄 되고,
그라고 안되믄 천상 구례에 가가꼬 거그서 염색을 해가꼬 와야제.”
“황토 흙 말입니까? 황토로 염색도 합니까?”
“음마? 우리 째깐 했을때는 무명천 띠어가꼬 많이들 했제.
정확히 말하믄 지금 비디오테이프에 나온 색깔이 황토색 하고 비슷 하요.
거까지 가기가 거시기 하믄 그때는 치자로 해야제.”
“치자요?”
“치자 열매를 빠사가꼬 하는 방법인디,
요새는 빠사 놓은것을 파요. 거그다 매염제(媒染劑) 라고 그래가꼬 약품이 있는디,
그것을 써블믄 너무 독한께 보통은 식초나 명반을 섞어가꼬 하는 방법이 있는디....
그것도 나한티 맡겨 놔브쇼. 내가 알아서 할랑께.”
“다른 필요한 도구는 없습니까?”
“있으믄 내가 이야기 할라. 그란디 거그 가가꼬 다행히 그런천이 있으믄 바로 떠가고 오믄 되고...
그랑께 그런 천이 없을때 이야기요.
그라고 있다고 그래도 여그서 몇 번 빨아서 소재부터 확실하게 옛날것을 만들어 브러야 한께
그 작업도 며칠은 걸리것소. 이것이 좀 중요한 작업이요.
나중에 진본이 와가꼬 내가 준비한 것 하고 달라블믄 그때는 좆되야 븐께.....”
그림에 관한한 우석이는 역시 그 분야에 있어 전문가가 틀림없었다.
여그 있는 것을 전부 아도 쳐서 가져 가븝시다.
나중에 더 좋은 천이 나와도 그놈 가꼬 또 연습하믄 기(氣)가 흐트러 져븐께
한번 잡은 걸로 연습 해블라.”
나는 비단 값을 계산을 해 주고 그중에 당장 우석이가 필요한 량만큼만 차에 실고
나머지는 충무팀 사무실로 배달 할 수 있게 했다.
어차피 우석이가 머물고 있는 호텔은 보름 단위로 호텔을 바꿔주어야 했다.
호텔에 필요 이상의 살림살이를 가져다 둘 필요는 없었다.
우석이는 아주 흡족한 모양이었다.
“요새 세상이 좋아져서… 내가 걱정을 무쟈게 했는디 그래도 쉽게 구해져서 다행이요.
인자 자주 올 필요는 없고 가끔 전화나 한 번씩 해주쇼.
나도 필요 하믄 삐삐로 연락은 할 것인디 그때 한 번씩 오믄 되겄소.
그라고 누구 시켜가꼬 화공약품 집에 가가꼬 초산 한 병만 사다 주시믄 쓰겄는디...
내가 이것을 물에 한번 빨아 볼것인디 그때 한번 담가 볼라고 그라요. 그라고...
줄자하고 가쇠기(가위) 한 개 하고 같이 사서 보내 주쇼.”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 하세요.”
“그라고 돈 쪼까 주믄 쓰겄소. 언제 까지 내가 있을랑가 모르겄는디,
그래도 잔돈이 좀 있어야 간간이 소주도 묵고 담배도 사서 피우제. 염치없기는 한디… ”
“뭐든지 이야기 하세요. 제가 다 준비 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초산 보낼 때 제가 돈도 좀 보내 드리겠습니다.
단, 호텔 밖으로 나가셔서는 안 됩니다.
가끔 사람을 한 번씩 보낼 테니까 그때 부탁드리면 됩니다.
그리고 좋은 그림이 만들어 졌다 싶으면 그때도 연락을 하세요.
저도 보고 싶네요. 아저씨 솜씨를.”
“내가 지대로 뽑아 브렀다 싶으믄 전화 하께라.
그란디 이것을 몇 개 만드라고 그라든디...
몇 개나 찍어내믄 쓰겄소?”
“일단 한 장만 만들면 됩니다.”
“그란디...아무리 잘 그려도 지금은 연습이요.
나중에 한국에 그 물건이 온다 그랑께 그것을 내가 한번 보고,
그라고 내가 기자 아저씨 눈깔 튀어 나오게 만들어 블랑께....
지금 이것은 손에 감을 익힐라고 연습 하는 거라고 생각 하쇼.”
“예 잘 부탁드립니다. 우석이 아저씨 손끝에 여러 사람 운명이 달려 있으니까요.”
“그것이 뭔 소리 인가는 모르겄는디...나는 야튼 최선을 다해 볼라고 그라요. 근디...
어제께 내가 그 보고서를 본께...이참에 일을 지대로 안하믄 안되겄드만.
나는 그 그림 하고 글씨가 그라고 중요한 역사적 사료 인지 그 보고서 보고사 첨 알았소.
대한민국 훈민정음을 지을 당시 연구된 서체가 거그가 다 있다고 그랑께
내가 참말로 책임감이 팍팍 느껴 져븝디다.
나는 솔직한 이야기로 송설 조맹부의 글씨는 어떤 건지 대충 알고 있었는디,
그것보다 더 잘 쓴 글씨가 안평대군 글씨 인지는 이참에 첨 알았소.
몽유도원도 발문을 본께 이것이 글씨가 아니라 뭔 인쇄기로 찍어 놓은거 멩키로 그라드만이...
그 글자체만 봐가꼬는 대한민국 국서체(國書體)로 손색이 없겄습니다.
그란디 나는 글씨는 모르겄고 그림은 나중에 안견이 울고 갈 정도로 뽑아 내블 자신이 있소.”
자신 있다는 표정이었다.
나는 그런 그의 자신감을 믿었다. 아침에 신문지에 연습삼아 그린 몽유도원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입증이 된 셈이기도 했다.
우석이를 호텔에 데려다 주고 나는 김 부장과 함께 충무팀 사무실로 갔다.
쌍식이 형님이 함께 점심을 하기 위해서 였다.
여전히 쌍식이 형님은 나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언능 온나. 오늘 아침에 무슨 기획사에서 연락이 왔는디..
서울에서 이집트 문명전(文明展)을 한다는디 물견이 무쟈게 많단다.
근디 그것을 우리한티 호송을 해 주라 그란다.
그것이 무슨 돌멩이도 많고 사람 시체도 온다고 그람서 호송을 좀 해주라 그라드라.
중요한 물건들은 즈그 콘테이너에 담아서 오고 작은 것들은 우리 탑차 두 대에 실어서
박물관 까지 가져다 주믄 된다는디, 이것이 해본께야...
사람 보다 물견 실어 나르는 것이 더 신경 쓰여 븐다.
저것이 잘못 되블믄 손해 배상을 무쟈게 해줘야 한다 그라네...내가 본께...
누가 그것을 훔쳐 갈까 싶어서 우리 한티 맡기는 것이 아니고...
이집트에서 따라온 사람들 한티 보여 줄라고 그란 모양인디..
씨벌꺼 돌뗑이 하고 숨도 안붙어 있는 송장 이라는디 그것이 손상이 가믄 얼마나 가겄냐?
계약 하자고 오라 그랬다.
그 탑차 설계도 보여 줘가꼬 여그 저그서 차 언제 나오냐고 난리다.”
“차가 나오기도 전에 한건 하셨네요.”
“그랑께이... 우상이 니가 선견지명이 있어서 안 그라냐.”
“제가 뭘...그리고, 오늘은 뭐 맛있는걸 사주실 랍니까?”
“뭐가 묵고 잡냐?”
“형님이 이 동네 많이 개발해 놨다면서요. 저도 어제 술을 좀 마셨는데
속이나 풀 수 있는 좋은 거면 되겠습니다.”
“나도 어저께 대가리하고 간만에 술 한 잔 해가꼬 속이 속이 아니다. 아그야 뭐 먹으까?”
옆에 뻘쭘하게 서 있는 김 부장을 향해 물었다.
“오늘 누가 돈 내요?”
“썩을 새끼야. 니가 돈 낼 것도 아님서 뭐한다고 그것을 물어보냐?”
“사장님이 쏜다 그라믄 좀 씨게 이야기 하고..
성님이 산다 그라믄 어디 가가꼬 해장국이나 할라고 그라제.
나는 사장님이 쏜다 그라믄 좋겄소. ㅎㅎㅎ”
“저 개새끼가 우상이 니만 오믄 느글느글 해져가꼬 인자 대 놓고 빼껴 묵을라고 달라드네이.”
둘이 아옹다옹 다투는 모습을 보며 웃다가 김 부장의 질문에 내가 대답을 해 주었다.
“그래요. 간만에 왔는데 제가 사죠. 부장님 먹고 싶은걸 말씀 하세요.”
“ㅎㅎㅎ 내가 이랄줄 알았당께. 그라믄 또 영등포 가가꼬 갈비를 한짝 해야제.
요새 심도 딸리고 한께 개고기로 한번 조져 봅시다.
쌍식이 형님이 돼지고기를 좋아 해가꼬 옆에 낑기믄 만날 그놈의 돼지 수육만 묵다 본께
인자 돼지도 징그랍소.”
“씨발 새끼야. 쳐 묵을 때는 공깃밥 까정 시켜서 실컷 잘 쳐 묵고 인자 와가꼬 질리다 그러냐?”
“ㅎㅎㅎ 아따 성님.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또 사장님이 삥이 있응께 가자고 한것이제.
뭐 그거가꼬 또 그래쌌소이.”
“씨벌넘...”
‘사장님이 삥이 있응께’는 아마 내가 돈이 많이 있으니까
좀 비싼 음식을 먹어도 괜찮다는 말 인 것 같았다.
여전히 김 부장은 싱글벙글 웃고 서 있었다.
좀 험하다 싶은인상에 짧은 머리, 떡- 벌어진 어깨, 두꺼운 목에 받쳐 입은
티셔츠의 검은 양복은 전형적인 조폭의 옷차림새와 같았다.
그러나 싱글벙글 웃을 때는 천진난만한 어린이처럼 순수해 보이기도 했다.
“형님. 그럼 전번에 갔던 그 개고기집으로 가죠?
부장님이 요새 힘이 없다는데.”
“그라까? 썩을새끼 양기만 바짝 올려 주믄 뭐한데? 쓸데도 없을것인디.”
옆에 있던 김 부장이 실실 웃으며 말에 토를 달았다
“아따 성님은...그란다고 디진놈 좃 멩키로 자빠져 자라고 놔두믄 쓰겄소?
언제 써도 쓸것인께 힘을 비축해 놔야제.
그라고 괴기가 맛있응께 그라제 인자 그런거 묵어도 소용도 없습디다.”
“니 거그서 고기만 쳐묵고 딴소리하기 없기다이.”
“ㅎㅎㅎ 그것은 묵어 보고..사장님 날씨 봐가꼬 정합시다?
뭔 성님은 비도 안온디 우산부터 펼라고 그라요.”
“새끼야 니가 또 한잔 묵으믄 잔머리 쓴께 내가 여그서 미리 못을 박아 블라고 그라제.”
“성님은...아 성님이 무슨 목수요? 못 박게...ㅎㅎㅎ차 끌고 오께 좀 있다 내려오쇼. ”
여기 까지 이야기 하고 김 부장은 쌍식이 형님의 손을 피해 재빨리 밖으로 나가 버렸다.
“저 새끼가 우상이 니를 무쟈게 좋아한다이.
어저께 같이 술 먹음서 우상이 니가 버스만 타고 뎅긴다고 그래논께...
갑자기 흥분 하드만 오늘은 지가 모신다고 안하냐.
내가 얼척이 없어가꼬...그라드만 아침에 오란 소리도 안했는디
지가 오늘 하루 모신다고 저 지랄을 안하냐.
그래서 할 수 없이 오늘 아침에 니한테 부쳐 줬다.”
“덕분에 오늘 하루 편하게 잘 돌아 다녔습니다.
나중에 비단이 몇필 배달되어 올건데...
그건 우석이 아저씨가 나중에 조금씩 쓸 물건이니까 여기에 보관 좀 해 주세요.”
“어따 쓸랑가 몰라도 내방에 잘 보관 해 놓을란다. 내려가 보자.”
계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