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101회 등산 아미산(638.5m) 2021-9
(충남 보령시와 부여군 경계) 2021년 6월 7일(월) 맑음 원성연
호서지방의 전망대 아미산!
우리나라의 지형은 동고서저로 동쪽에는 크고 높은 산들이 많지만, 서쪽은 높은 산이 별로 없다. 그러나 아미산 일대는 서해 근처임에도 높은 산들이 많아 내륙 못지않은 산중이다. 아미산은 충남 보령시와 부여군의 경계를 이루는 충청남도의 숨은 명산이다. 주능선이 남북으로 6Km쯤 뻗어 있고 수리바위를 비롯한 기암들이 산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산에서의 전망도 좋아 보령호가 발아래 펼쳐지고 그 뒤로 서해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호서지방의 명산인 오서산, 옥마산, 성주산, 만수산, 칠갑산 등도 훤히 조망된다.
아미산의 이름은 한 자로 높을 峨자에 산 이름 嵋자를 써, 높고 험한 산이란 뜻을 갖고 있는데 아미타불을 의미한다고도 한다. 아미는 초승달처럼 가늘 은 아름다운 여인의 눈썹을 뜻하며 예쁜 여인을 상징하는 말이라 아미산은 아름다운 여인처럼 아름다운 산을 말하는 것 같다. 전국에서 아미산이란 이름을 갖은 산은 많다. 홍천의 아미산(961m)을 비롯하여 당진, 곡성, 울주, 군위, 순창, 인제, 부산까지 무려 9개나 된다. 특히 중국의 아미산이 유명하다.
해발 3,099m에 달하는 아미산(峨眉山)은 중국 도교와 불교의 성지로, 중국 삼대 영산(오대산, 천태산, 아미산)이자, 중국 사대 불교 명산(오대산, 구화산, 보타산, 아미산)이다. 26개의 사찰이 있고, 보현보살의 성지이다. 이곳 일대는 불교 성지이기 때문에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고, 약 3,000종의 식물과 멸종 위기의 2,000종의 동물의 보고이기도 하다. 아미산은 1996년 12월 6일에 문화, 환경 모두를 고려하여, 러산 대불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복합유산으로 등록되었다.
아미산의 산줄기는 금북정맥의 산 백월산(560m)부터 시작된다. 백월산에서 금북정맥을 이탈하여 남쪽으로 가지를 친 성태지맥 능선이 성태산(620m) 조공산(402m) 월하산(423m) 등을 일으키고 난 다음 약 25Km 거리에 아미산의 모산이 되는 월명산(544m)을 솟구친다. 월명산에서 성태지맥 능선은 계속하여 남쪽으로 달리지만, 북서쪽으로 하나의 능선을 분가시켜 3.9Km를 뻗어 번쩍 들어 올린 산이 아미산이다.
오늘 등산의 들머리는 산암사이다. 아미산 주능선이 마치 병풍을 둘러친 듯 아름답게 조망되는 산암사는 새롭게 건설된 사찰이다. 고풍스러운 멋은 없었지만, 경관 좋은 길지에 자리 잡고 있고 주차장의 분위기를 비롯하여 모든 것이 넉넉하게 보여 마음이 편히 가라앉는다. 산행은 산암사 왼쪽 길로 아미봉(아봉)을 오른 다음 정상을 밟고 산암사 오른쪽 능선 길로 산암사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이다. 산행 거리는 짧지만 대부분 급경사 산길이라 단독산행은 피하고 경험 많은 리더와 동행이 필수이다.
널찍한 산길(돌탑위의 불상이 이채롭다)
주차장 아래의 이정표(상봉 1.57Km, 아봉 1.26Km) 푯말이 서 있는 곳에서 아미봉을 향해 등산이 시작된다.(10:17) 비포장 차도 길로 조금 오르니 바로 산길이 나타난다. 임도처럼 널찍한 산길로 산을 오른다. 소나무가 어우러진 산길에는 군데군데 돌탑이 반기고 돌탑꼭대기의 불상이 이채롭다.
조금 후 널찍한 산길이 좁은 산길로 바뀌며 상봉(정상) 1746m, 산암사 454m라고 쓰인 푯말이 서 있다.(10:27) 아미산 골짜기에 나 있는 산길은 급경사 오르막길이었다. 작은 돌들이 많고 곳곳에 이정표 푯말이 서 있다.
구슬땀을 흘리며 작은 능선에 올라서니 특이한 형상의 소나무가 반긴다.(10:45) 곧이어 완만해진 길로 삼거리 능선에 이른다.(10:48) 상봉 1237m, 웅천천 1316m 라고 쓰여 있다. 웅천천은 충청남도 부여군 외산면 문신리에서 발원하여 남서 방향으로 흘러 보령댐을 지나 보령시 웅천읍 노천리에서 서해(부사호)로 합류하는 34.3Km의 지방하천이다.
산길은 다시 급경사의 오르막길로 바뀐다. 코가 땅에 닿을 듯한 급경사길이지만 거침없이 8분쯤 올라가 능선이 갈리는 삼거리에 닿는다,(10:56) 정상 1.2Km, 수리바위 0.9Km란 푯말이 서 있다. 만수산과 계곡을 사이에 두고 우뚝 솟은 수리바위는 독수리 머리 모양의 깎아지른 듯한 암벽이 100m 정도 이어진다.
관광버스를 이용하는 산악회의 아미산 등산코스는 대개 보령호 중대암 입구부터 시작하여 장군봉을 경유 하여 정상을 밟은 다음 아미봉을 지나 수리바위로 하산하는 코스를 많이 이용한다. 수리바위에선 부여의 만수산을 오를 수도 있다. 계속되는 급경사 오르막길로 4분쯤 더 오르자 산길은 잠시 완만해진다.(11:00)
기이한 바위
하지만 바로 거친 바위 능선이 나타난다. 험한 암릉을 타며 기이한 바위들과 벗 삼아 벤치가 자리 잡은 봉우리에 올라선다.(11:07) 아직도 아미봉은 범접치 못할 위용으로 높이 솟아 있고 급경사 오르막길은 계속된다.
벤치가 있는 봉우리서 바라본 아미봉
상봉 0.8Km, 등산로 입구 1.3Km, 하산로 1.2Km란 푯말이 서 있는 곳을 지나(11:13) 끝을 모르고 이어지는 급경사 능선을 타고 돌탑이 세워진 아미봉에 올라선다.(11:21)
전망을 하니 왼쪽 보령시 미산면 뒤로 꼭대기에 철탑이 시설된 옥마산(602m)이 위연하다. 오른쪽 부여 땅 외산면이 평화롭게 내려다보이고 만수산이 지척이다, 만수산 너머로는 성주산이 조망되고 그 뒤로 오서산이 아스라이 조망된다.
아미봉을 뒤로하고(11:26) 0.5Km 거리의 정상으로 향한다. 완만한 능선 길로 약간 내려서다가 완만한 오르막길이 된다. 등산을 시작한 산암사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도 지나고 바위 능선도 탄다. 산길의 경사는 완만하여 어렵지 않게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정상을 밟는다.(11:37) 커다란 정상석이 박혀 있는 정상의 전망은 활짝 열렸다.
서쪽으로 보령호가 발아래 펼쳐지고 수직으로 절벽을 이룬 양각산이 볼만하다. 보령호 뒤로는 서해바다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남쪽은 아미산 장군봉이 지척이고 아미산의 모산인 월명산이 뚜렷하다. 월명산 뒤로는 부여군과 서천군의 산들이 일렁인다.
북동쪽으로는 칠갑산이 조망되고 금북정맥의 산줄기가 산 첩첩을 이룬다. 북쪽은 만수산의 산줄기가 성태산, 문봉산, 성주산으로 길게 이어진다. 피라미드 형상의 옥마산은 보기 좋은 형상으로 큰 산으로 조망된다. 아무도 없는 정상에서 조망의 즐거움을 누리며 환희의 마음을 가져본다.
하산은(11:52) 보령호 푯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8분쯤 내려가 벤치가 있는 쉼터에 이른다. 다시 한 번 산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사색의 시간을 가져본다. 쉼터를 뒤로하고(12:00) 급경사 내리막길로 산을 내려간다. 산길은 작은 능선 길이지만 전망은 잘 열리지 않는다. 험한 산길로 31분쯤 내려서자 완경사 소나무 숲길이 나오며 산길이 좋아진다.(12:39)
험한 산길로 30분쯤 내려서자 좋아진 산길이 나온다
이제 여유를 갖고 편해진 걸음으로 12분쯤 더 진행하니 이정표 푯말이 반기는 삼거리가 나타난다.(12:51) 산암사 720m, 상봉 870m 란 푯말이 서 있는데 거리는 오류임이 틀림없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6분쯤 더 내려서자 산암사 주차장이 나오며 산행이 마감됐다.(12:57)
아미산 산행은 세속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구슬땀을 흘리며 급경사 산길을 끝없이 걸어가는 버거운 산행이다. 하지만 아미산의 자연미가 넘치는 청청한 자연의 모습은 세파에 시달려 지친 사람들의 심신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 산행거리 4.28Km, 2시간 48분소요(29분 휴식포함) 평균속력 1.84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