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각경 제8장. 변음보살장 - 1
이때
변음(辯音)보살이
대중 가운데 있다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바퀴 돌고 나서
단정히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비하신 세존이시여,
이러한 법문은 매우 희유(希有)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이 모든 방편은
일체 보살이 원각의 문에 대하여
몇 가지로 닦아 익혀야만 합니까?
바라옵건대 대중들과 말법 세계의 중생들을 위하여
방편을 열어 보이시어 실상(實相)을 깨닫게 하옵소서.”
이렇게 말하고 오체투지하며
이와 같이 세 번 청하여 거듭거듭 되풀이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변음보살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선남자야
그대들은 지금 보살들과 말법 세계 중생들을 위하여
이와 같이 여래에게 닦아 익히는 법을 묻는구나.
그대들은 지금 자세히 들으라.
이제 그대들을 위하여 말해 주리라.”
그때 변음보살이 분부를 받들고는 기뻐하면서
대중들과 함께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기다렸다.
선남자야,
일체 여래의 원각은 청정하여
본래 닦아 익힐 대상도 없고 닦아 익힐 주체도 없건만
일체 보살들과 말법 세계 중생들이 깨치지 못한 까닭에
환(幻)의 힘에 의지하여 닦아 익히므로
스물다섯 가지의 청정한 선정의 바퀴[清淨定輪]가 있게 되느니라.
만일 모든 보살들이
오직 지극한 적정[極靜]만을 취하여
적정의 힘[靜力]으로 말미암아 영원히 번뇌를 끊고
마침내 성취하여 그 성취한 경지에서 동요하지 않고
그대로 열반에 들면 이런 보살은 사마타 하나만을 닦는다 하느니라.
만일 모든 보살들이
오직 환과 같음만 관하고 (외도가 아닌) 부처님의 힘만을 의지하기 때문에
세계의 갖가지 작용을 변화시켜 보살의 청정하고
미묘한 행을 갖추어 닦고는 다라니(陀羅尼)에서
고요한 생각과 고요한 지혜를 잃지 않으면
이런 보살은 삼마발제(三摩鉢提) 하나만을 닦는다 하느니라.
출처 : 동국역경원
출처 : 다음카페 『가장 행복한 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