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4주년 기념 '자엽안개나무'입니다.
3년 전에 아주 작은 나무를 사는 바람에 황금안개나무는 살고
자엽은 그 겨울을 못 버티고 죽어버렸죠.
그래서 결혼기념일을 핑게 삼아 삽목 2년 생 짜리를 물경 34,000원을 들였지요.
마당 가운데에는 작은 화단이 넷 있지요. 서편 갤러리 쪽 둘, 동편 파고라정자 쪽에 둘.
각 화단에는 포스트로 나무를 하나씩 심는데, 소나무, 황금안개, 자엽안개가 심어졌어요.
나머지 하나는
뒤뜰에서 홑동백을 옮겨올까 망설이다 그만 두었습니다.
재작년 나병후샘 네 마을에서 얻어온 것이 부쩍 커서 암만해도
이 노인의 허리가 기개만으로는 감당이 안 될 것 같아서지요.
더 귀염스런 애기동백을 심고 싶은 것도 있으니 훗날로 미루었어요.
'자엽'이 특별히 갖고 싶다기보다 안개나무의 속성이 좋아섭니다.
강하고 잎도 꽃도 오래 가고 이색적이며 키도 적당하니
새? 시대를 원하는 제 감성에 으뜸 부합하는 나뭅니다.
진돗개 '찰수(察守)'에서 그레이트피리네즈 '마루'로의 발전은
집을 지키는 일은 개로서 같은 소임일지라도
성질이 무섭고 다른 짐승이나 벌 나비에게도 냉정했던 찰수의 시절을 벗어나
적어도 이젠 보다 착하고 생물 친화적이며 장난기로 가득한 마루여야 했습죠.
토종 야생화만 취급?했던 내사시 사팔뜨기를 벗어나
허브하고 강하며 작고 이국적인 외사시도 받아들이는 새 시대 말씀입죠.^^!
아직 심고 피우고 바라보고 싶은 무언 '꿈'이 펄펄 살아 있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안직은 사람들 속에서 황금 니를 드러내어 종일 키들거리거나 자색으로 그을린 얼굴을 쥐어짜서
안개 같은 미소를 환하게 웃고 살고 싶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내내 성원^^ 바라옵나이다!
첫댓글 자엽안개나무 참 매력있네요
마루의 시대에 잘 어울립니다 ^^
네... 짠한 마루... 그래도 한풀 꺾인 요샌 표정도 동작도 여간 아니에요. 다시 생기를 되찾았어요. 자엽안개나무도 이 여름을 잘 견디어 내년이 기대됩니다. 아침저녁으로 물대포를 쏘아준 공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