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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 LA같은 - 해방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2018-06-28/짝재기양말
서울특별시를 지도로 보면
그 중심 노른자위 가운데 '남산'이 있고 그 아래에는
용산구 용산동2가 ‘해방촌’이 있다.
세계 어느 나라도 대도시 수도한복판에 산이 솟아있는 곳은 없다.
아래 열거한 도시들은 참고만 하고 읽진 마시라~
바쁜데 시간낭비 하덜 말란 얘기다.
뉴욕, 워싱턴, 토론토, 밴쿠버, 도쿄, 평양,
멕시코시티, 브라질리아, 리우데자네이루, 상파울루, 보고타, 토론토, 런던,
파리, 베를린, 로마, 암스테르담, 아테네, 브뤼셀, 코펜하겐,
룩셈부르크, 바르샤바, 마드리드, 부다페스트, 프라하, 베른, 빈, 제네바, 오슬로, 스톡홀름,
헬싱키, 테헤란, 예루살렘, 뉴델리, 호치민, 베이징, 싱가포르,
마닐라, 자카르타, 쿠알라룸푸르..시드니, 오슬로, 멜버른, 울란바토르, 튀니스, 바그다드,
카이로, 두바이, 모스크바, 아바나, 카트만두, 하노이, 방콕, 등등...
전세계 어느 한군데도 이처럼 대도시 한가운데 산이 솟은 곳은 없는 것.
남산은 진짜 한국의 랜드마크로 관광선호순위 1위다.
또 그 가운데 村(촌)이란 명찰로 ‘해방촌’이 뿌리박고 있다.
행정구역상 용산2가동이나 ‘해방촌’이라 불리는..
서울 일대의 지명에
신촌(서대문구 창천동과 마포구 노고산동 일대),
신앙촌(노고산자락 범박동),
기자촌(북한산 기슭 기자들 동네 진관외동 일대),
문화촌(서대문구 홍제3동 일대),
등이 있지만 해방촌만큼 村스러운 명찰에 걸맞게 분위기도 村스러운 곳은 없다.
옛날엔 시내에서 택시잡고 ‘해방촌~’그러면 쪽팔렸으니까~
지금은 이 동네가 촌티를 벗고 세련돼감서
젊은 청춘들이 많이 모여들지만,
아직도 군데군데 잘 뜯어보면 4~50년 전 흔적이 흉물처럼 남아있는걸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곳이 해방촌 남산 산마루에 있는 ‘신흥시장’이란 곳.
시장이라 볼 수 없는..
망해서 떠나고 죽고 없어진 ‘송장시장’같은데,
서울한복판에 요런 게 있단 사실에
경악하면서 의아해하고 진귀하기까지 한 ‘옛것의 현장박물관’이라 보겠다.
이걸 활성화 현대화하려는데.. 글쎄.. 잘될까~
더 엽기적인, 집이라고 볼 수 없는 집도 있는데,
땅주인이 떡 하니 살아있어 아무도 손 못 댄다.
사진의 배후 멀리 남산타워와 극단적인 대조를 이루며 병치된다.
서울 한복판에 요런 풍경이 있다는 게 참 희한하다.
서울에 사는 멋쟁이 청춘남녀들이
주말만 되면 이곳에 모여들어 복작복작 붐빌 정도다.
아래 경리단이 있지만 거긴 포화상태고.
경리단 쪽은 볼게 별루 없는데 그래서 해방촌 쪽으로 몰리는 것인가?
여기도 그렇고 그래 모르겠는데 그 이유는 이것 같다.
해방촌주민 12000여 인간 중 외제인간이 2000명 정도 된다.
그냥 사는 게 아니라 아예 터 잡고 사는 외제들..
애기 낳고 기르며 학교 보내고 그러는 외제들이지 잠깐 지나치는 관광객은 별루 없다.
나랑 낯짝 트고 지내는 외제친구가 약간 있는데 바람개비 때문..
미국, 영국, 캐나다, 파기스탄, 프랑스, 러시아, 나이지리아, 등..
집 앞에서 만난 너무 귀연 러시안꼬맹이 아가씨..
꼬맹이 - 앗! 바람개비다. 아자씨, 안냐.. 세염~
짝재기 - 엇, 넌.. 첨 보는데.. 나.. 아니? 어디사니?
꼬맹이 - 아자씨집 뒤에 있는 집예요. 어.. 바람개비들 다 아자씨가 만든 거예욤?
짝재기 - 그럼~ 100% 핸드메이킹이쥐.. 그것도 쓰레기로..
꼬맹이 - 대단하네염. 아자씨, 모자 좀 써 봐도 돼요?
짝재기 - 그럼~ 근데 대갈통 Size가 안 맞을 텐데.. (그럼서 벗어 씌워준다)
꼬맹이 - (주머니에서 조그만 손거울 꺼내 본다 / 비록, 꼬맹이지만 숙녀는 숙녀..)
있잖아여.. 나 이런 모자 하나 만들어주면 안 돼요?
(러시아산 아동의 이 유창하기 짝이 없는 항궁말이란~ 감덩..!)
짝재기 - 공짜로?(당돌하기 짝이 없는..) 음.. 학교는 어디 다니니?
꼬맹이 - 용암초등학교요. 2학년 이걸랑요.
짝재기 - 흐.. 나도 너 만할 때 그 학교 나왔지. 우리.. 선후배사이네~
꼬맹이 - 아자씨, 이런 바람개비 모자를 쓰고 다니는 의미가 뭐예요? 개념은 또 뭐예요?
짝재기 - 개념? 의미? (상당히 논리적인 소름 끼치는 질문..) 캬~
그냥 쓰고 다니는 거야~ 사람들 즐겁게 해주려고..
꼬맹이 - 참, 훌륭한 일을 하시네요. 아자씨, 바람개비 만들어 줄 거예요?
(난 그녀에게 ‘머리 띠 바람개비’ 만들어주기로 하고 우린 친구가 되기로 약속했다)
모르는 그대였다면, 곤장수제품가격 이10000원은 받는 건데..
파키스탄친구 사귈 때도 바람개비 때문인데..
웃기고 자빠진 말이라 깔아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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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기스탄+짝재기=콩굴리시 선문답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014-12-12/짝재기양말
마을버스 타려고 정류장에서 기다리는데,
모자 위에서 바람개비가 도는 걸 보고 외국인이 나에게 말을 건다.
외제, 영어하면 생 깡통인데.. 이것 참, 어떡하지..
외국인 - (손으로 바람개비를 가리키며..) 오우~ 홧.. 오브젝팅?
짝재기 - 머라는 거야~ 오브젝팅?
무슨 뜻이지.. 장식성 강한.. 그 어떤 행위?
(손짓 표정 동작 보고 때려 맞춘다. 글고,) 어.. 그러니까~ 윈 윈 터닝.. (이거, 맞는 거야~)
응.. 그게.. 디렉션..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키며..)
이스트.. 웨스트.. 시티즌 인터뤼스트 서비스..
외국인 - (웃으며) 옹옹~ 아쥬, 잼미 있써염~
짝재기 - (어라, 한국말 하잖아~)
어느 나랄까~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니다. 인도?
외국인 - 무쑨 일 하세요?
짝재기 - 씨어터. 연극.
외국인 - 아, 씨어터~
짝재기 - 예써, 롸이터, 아트 플레이닝. 오어.. 엔 더~ 디렉터.
외국인 - 아흐.. 롸이터(끄덕 끄덕..) 머시써여~ 머싯.. (연발한다)
짝재기 - 땡큐~우 써. (국적이 궁금했다) 어, 그니까~
웨얼~ 컨추리.. 네셔널.. 스퉤이트..
외국인 - 파키스탄. 투어, 잉글랜드.. 인도..
짝재기 - 아, 야~ 파키스탄. (손꾸락을 X자로 부딧치며..) 인도, 파키스탄 트러블..
외국인 - 옙. 오우~ 케이.
짝재기 - 직업이 머예여?
외국인 - 지겁?(한자 말이라 먼지 모르는 제스춰..)
짝재기 - 으.. 워킹 라이프..(이거, 완죤 콩굴리쉬 땅콩 볶기네)
외국인 - 아항~ 알 봐이트.. 흐으.. 튀쳐.. 음음.. 손생..
짝재기 - (음, 먹물.. 샘 맞지..) 아~ 선생님.
외국인 - 겨런했어여~
짝재기 - 계란? 아항~ 결혼.. 웨딩? 노 노..
외국인 - 싱글?
짝재기 - 옛스, 노 커플.. (그에게) 미투, 싱글?
외국인 - 예.. 싱글.
짝재기 - 파기스탄은 일부다처제죠.(앗, 어려운 한자말인데..)
외국인 - 일부 닷초~오제. 그게 먼데여~
짝재기 - 그러니까~ (또, 손꾸락 연기..) 남자 - 맨, 완. 플러스 여자 - 걸, 완, 투, 쓰리, 풔.
외국인 - 노, 노우.. 일대 일 겨런..
짝재기 - 어, 그렇습니.. 이슬람.. 무슬림 스타일.. 웨딩 노우?
외국인 - 요자 혼자랑 남자 혼자랑.. 살아요.
짝재기 - 흠, 그럴 수도 있겠다. 그쪽 지방이 졸라리 섞어찌게니..
외국인 - 졸라리? 서꺼치개?
짝재기 - 아, 그거 졸라리 니콜 마니 매니.. 엔 더, 섞어찌게 니콜 유나이티드.. 짬뽕~^^
(차, 이거 알등가 말등가~ 콩굴리시.. 콩 잘도 굴린다)
외국인 - ??... 몃쌀 머건는데염~
(얘도, 나만큼이나 콩굴리네. 슬슬 자신이 붙는다)
짝재기 - (손가락을 펼쳐 가리키며..)
마이 에이지.. 화이브 세븐.
외국인 - 에이, 노 노(나처럼 손가락으로 확인하며..) 낫씽.
짝재기 - (이눔도 안 믿네. 이거 어케, 설명하지) 진짜, 정말이라니까~
외국인 - 친짜, 증말.. 화, 마니 마니 절머 보이는데여(순수한 우리말은 잘한다)
짝재기 - 그럼! 한궁말 배운지 얼마나 되었어여~
외국인 - (손가락을 들어보이며) 일욘.. 일욘 반..
짝재기 - 오홍~ 일욘~ 잘하는데. 원더 풀~ 베리 굿 짱이야~
외국인 - 짱..? 사는 데가 어디에여~
짝재기 - 여기, 해방촌.
외국인 - 홰방초온.
짝재기 - 노, 노우..(발음을 정확히 하며..) 해~, 방~, 촌~.
외국인 - 헤~, 반~, 쵼.
마침, 버스가 와 바이 바이 씨유 어게인 하고 찢어졌다.
동네 지나다니다 첨 보는 인간은 아닌 녀석 같다 낯짝이 낯설지 않은 걸 보니..
담에 또 만나게 되면 친구로 삼고 자세한 걸 알아 내야짐~
어쭙잖지만 그래도 얼렁뚱땅 커뮤니티가 되었으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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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빨 좀 꼬부랑거리는 편이면 이 동네가 즐거울 터다.
세계 각국 인간들 구경하는 재미에 곁들여
그들이 끌고 다니는 차 구경에 개 구경 또한 완전 색다른 볼거리다.
외국의 어느 동네에 와 있는 착각이 드는 건 당근~
개들도 딴 동네에서 흔한 것들은 별루 없다,
차들도 벤츠나 BMW 아우디 등 독일제는 너무 흔해 눈길이 안가고..
프랑스 Peugeot(푸조)나 Citroën(시트로엥),
이태리 Ferrari(페라리)나 Lamborghini(람보르기니)나 Fiat(피아트),
일본 Toyota(도요다)나 Honda(혼다)나 Nissan(닛산),
미국 Ford(포드)나 Chrysler(크라이슬러)나 Jeep(지프)나 Humvee(험비) 등등..
첨보는 차종이 다양하니 구경거리로 한구석을 담당한다.
놀라운 건 무진장 오래 돼 시중에서 은퇴한
그 조그만 국산 ‘프라이드’ 3대인데 서양 백인들이 타고 다닌다는 거다.
더 놀라운 건 차가 너무나 멀쩡하고 ‘새 차’ 같다는 것.
하여간, 해방촌은 자가용 몰고서 올 데가 못된다.
중앙선 없는 왕복2차선에 인도차도 구분도 없는 6m폭의 좁디좁은 길이기 땜새..
노상주차 절대불가 도로에 주차단속차가 뺑뺑 돌아다닌다.
외제차 몰고 와 개폼 잡아봤자
주민들과 가게들로부터 미운오리 새끼 취급받기 일쑤다.
주차땜새 쌈도 잘나니까 좆밥되지 말것!
여기에 외국인전용 대형관광버스가 디밀고 들어오는 때도 있다.
관광객 한 20여명을 토해내고 가는데 어이가 없다.
구청에서 떼돈 들여 '걷기 쉬운 인도' 만들기 공사중 현장이다.
주차불가 원천봉쇄 차원에서 길 공사가 한창이다.
여자들도 못난이들은 드물고 멋쟁이 섹시킹카들이 즐비하다.
이러니 수컷들은 요행을 바라며 따라올 수밖에..
옷차림 또한 가지가지에 꼴리는 대로 자유롭게 걸치니 구경꾼에게 참고사항이 된다.
이건 거꾸로 외제들 시각에 국산의 세련된 패션도 참고사항..
사진 풍경에 백인 무리는 아메리칸들.. 캐나다 & 미국이다.
이처럼 문화적 교류가 풍성하니 인파가 몰릴 수밖에..
편의점마다는 테라스를 만들어 여유롭게 앉아 한잔하면서 구경하라고 꼬드긴다.
담배 피는 것도 자유롭고 술 먹는 것도 아무데나 무방하다.
근데, 그다지 어여쁘지 않은 꼴의 풍경도 눈에 띈다.
물담배를 자랑스럽게 피워대는 흑인들..
번거롭고 무겁고 복잡한 그 물담배 기구들을 갖고나와 줄담배를 펑펑 피는 그들..
자신을 나타낼게 오직 없으면 그런 거 갖고 개폼을 잡나~
단속대상이 아닌가? 코카인도 대마초도 조작흡입 가능한 물담밴데..
흑인은 동네주민이나 백인들도 달갑지 않게 생각한다.
대체적으로 무식한데다 3인분 이상만 모였다하면 왁자지껄 시끄럽기 때문이다.
해방촌 매력 - 또 하나는 남산 접근성이 젤 가깝다는 것.
해방촌 5거리에서 남산 순환도로 쪽이다.
영국작가 Emily Brontë(에밀리 브론테)소설 - 폭풍의 언덕.
영국 북서부 요크셔 지방에 한마을인 거길 억지로 착각해 볼 수 있는 언덕배기가 있다.
착각하든 말든 언덕 바로 밑 카페 옥상을 ‘관망대’로 꾸며 놨다.
날씨가 지랄 같고 비바람 몰아치는 날이면 괜찮은 곳.
용산구랑 한강이 한눈에 쫙 들어오는 전망~
해질녁 붉게 물든 석양하늘이 장관을 이루는데 어찌 아파트 40층짜리 전망에 비길 텐가~
한강여의도에서 불꽃축제라도 하면 최고명당자리로 군림한다.
시내 풍광 구경하다 지겹다면 바로 위 순환도로를 건넌다.
남산 올라가는 숲속 길로 호젓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 공기 냄새가 완전 달라진다.
진한 풀냄새 나무냄새로 돌연 자연인으로 돌변할 수 있는 곳.
내가 야생화 ‘이질풀’군락을 만든 곳이 바로 근처에 있다.
해방촌 5거리와 그 위 순환도로 높이는 남산기슭이니
평지에 지어 논 아파트 50층보다 높다.
남산을 즐기는 인간은 해방촌주민과 외제정착민이 반반으로 외제 인기가 높다.
딴 동네에서 구경 온 ‘젊은 연인들’에게도 훌륭한 장소다.
호기심 모험심 많은 청춘들이 해방촌으로 몰려오는 이유는
GPS 관점의 동네 위치와 주변 환경조건일 터.
그래 노땅들만 사는 송장동네와 사뭇 다르게 젊은이들이 주민등록을 이리로 옮긴다.
그래 해방촌은 국제동네, 예술마을, 젊은 거리가 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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