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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문화원 시창작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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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 시갤러리 김네잎, 숲은 숲
이영숙 추천 0 조회 70 23.12.05 22:26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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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23.12.05 23:01

    첫댓글 "숲은 굴리기 좋게 뭉쳐져 있었지/ 다른 방향을 향해 굴려도 숲은 숲"

    "산책로를 따라 나는 쇠똥구리처럼/ 숲을 밀면서 안으로 들어간다"

    "나무가 나무를 안고 새를 재우는 시간/ 골짜기는 얌전한 안개를 기르고/ 어린 짐승의 가르랑 가르랑 소리는 커지고"

    "새가 숲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돌아와도/ 무릎 아래 허공은 놀라지 않으니 숲의 법령은 시詩다/ 나는 문득 고개를 꺾어 밑둥치 근처에서/ 직립하는 문장들을 본다/ 솎아낼 필요 없는 날이미지 속에서/ 나는 미련 없이 생생한 통점을 버린다"


    이 시는 숲에 대한 관찰이 아니라 성찰이다.
    숲은 어떠해야 하며 시는 어떠해야 하는가.
    "고개를 꺾어 밑둥치 근처"를 보지 않는다면 "직랍하는 문장들"을 볼 수 없다.
    그 이전에 "숲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돌아"오는 "새"가 있고, 그 이후에 "미련 없이 생생한 통점을 버"리는 "나"가 있다.
    '통점' 이전에 "솎아낼 필요 없는 날이미지"가 있다.
    나의 감각과 경험으로 왜곡할 수 없는 대상의 본질이 있다.
    쉽지 않지만, 시가 가 닿아야 할 지점이 아닌가.

  • 23.12.06 16:55

    오늘의 날씨가 혼자 걷고 있는 줄은, 무릎 아래도 허공이 있는 줄은, 그 허공이 튼튼하기까지 한 줄을 이제야 깨치네요

    2연1행
    생생한 통점을 버려야 초록이 낯설어진다는 뜻일까요?
    초록이 낯설어져야 한다?

  • 작성자 23.12.06 18:08

    "초록은 언제쯤 낯설어질까" - 초록은 낯설어질 일이 없다는 의미 아닐까요? 우리가 아무리 다른 숲의 다른 초록을 봐도 낯설지 않듯 원초적으로 초록은 숲의 것이니까 말이죠. "이 숲을 다 지나가"도 "숲은 숲".

    "나는 미련없이 생생한 통점을 버린다"는 것은 숲이 가지고 있는 詩性, 곧 "날이미지"에 대한 헌사 아닐까 싶습니다. 숲의 법령이 詩인 장소에서 나의 "통점"보다 더 선행하는 것은 "밑둥치 근처에서/ 직립하는 문장들"인 거죠. '풀'로 형상화해 볼 수도 있는 숲의 문장을 나의 통점 따위로 훼손하고 싶지 않다는 의미로서.

  • 23.12.06 18:30

    다시 읽힙니다
    2연첫행 안 걸리고 넘어가네요
    안 걸리고 넘기니
    기형도의 숲과도 일맥하는 느낌입니다
    너무 갔나요 ㅎㅎ

    날 것
    날이미지
    익은 이미지
    잘 익은 이미지는...

    공부가 너무 멉니다요
    그래도 시가 있는 저녁이 참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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