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운동장에 인조잔디를 깔려고 하는 이유는 뭔가요?
학교 측에 따르면 첫째는 아이들 체력증진이고 둘째는 지역주민 생활체육 시설확대입니다. 인조잔디를 깔고 나면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사시사철 학교 운동장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아이들 체력 증진에 이바지하고 지역주민이 사용하기에도 좋다고 말합니다. 때로는 흙먼지가 안 날리고 보기에 깔끔해서 좋다고도 합니다.
정말 인조잔디를 깔면 아이들 체력 증진에 이바지하나요?
부분적으로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공적 환경이 아닌 자연친화적인 환경이 야외 활동의 동기를 높이기 때문에 건강과 체력 증진에 좋다는 것이 학자들 열에 아홉의 생각이고 이는 상식에 부합합니다. 여기서 체력 증진이 축구선수 등 특화된 전문 경기자의 육체적 능력을 뜻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그리고 맨땅 운동장도 잘만 관리하면 오전에 비가 와도 오후에 바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아니면 아예 체육관을 지을 수도 있습니다.
외국에서도 학교운동장에 인조잔디를 까나요?
우선 한국과 같은 학교운동장은 외국에 드뭅니다. 한국의 학교운동장은 아이들의 일상적 수업·놀이·공간이자 지역주민의 생활체육 공간이기도 해서 여러 쓰임새를 갖고 있으며 상시 개방되어 있습니다. 축구장과 같은 단일종목 전용 체육시설이 아닙니다. 유럽이나 미국 등 외국의 학교에도 인조잔디가 깔려 있다는 주장들이 있는데, 이는 외국 학교 내의 여러 운동장 들 중 하나인 축구나 미식축구 ‘전용구장’을 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외국에 살다 온 주위 분들에게 꼭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인조잔디의 안전성 문제는 어떻게 되나요?
현재 초점이 되는 것은 인조잔디와 함께 까는 폐타이어로 만든 재활용 고무칩의 안전성 문제입니다. 정부에서는 작년에 서둘러 고무칩의 유해물질 허용기준을 마련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이 기준은 단지 산업적 관점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환경이나 건강 문제 등에 대해 면밀한 검토를 거친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재활용 고무칩의 유해물질 허용 기준은 지식경제부의 것과 환경부의 것 사이에 큰 차이가 있는데, 현재 학교 측이 내세우는 기준은 지식경제부의 것으로 환경부에 비해 매우 약한 기준치입니다.
문원초에는 신제품을 깐다고 하던데요.
예. 재활용 고무칩이 아니라 무독성 고무칩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는 그 소재가 무독성이라는 얘기지 고무칩 자체가 무독성이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고무칩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독성 소재에 첨가제를 넣어야만 합니다. 그 첨가제의 성분, 안전성 여부에 대한 학부모의 질의에 사업설명회에 나온 업체측은 답변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신제품이란 것은 그만큼 검증이 안 됐다는 것을 뜻합니다.
인조잔디가 ‘플라스틱 카페트’란 말은 무엇인가요?
인조잔디는 기반공사를 한 다음에 잔디가 심어진 거대한 롤을 깔고 그 롤과 롤 사이는 본드로 이어붙입니다. 그리고 그 위에 쿠션감을 주기 위해 고무칩과 규사를 깔게 되어 있습니다. 잔디는 폴리에틸렌 섬유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운동장 전체가 거대한 석유화학물질 카페트가 되게 됩니다.
그래서 생기는 문제가 무엇인가요?
일반 합성섬유라 정전기를 일으킬 수도 있고 또 주기적으로 세척제를 써서 청소를 해줘야만 합니다. 또한 바닥이 단단하기 때문에 골절 등 부상 위험이 있고 슬라이딩 시 마찰로 인해 찰과상과 화상 위험이 있습니다. 조기축구회 회원 중에도 한 번 부상을 입어본 사람들은 인조잔디를 아주 싫어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석유화학물질에 민감한 아이들에게는 아토피나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문원초에 깔릴 제품은 개선된 신제품이라 고무칩과 잔디가 부서지고 부러져 몸에 붙고 코로 흡입할 가능성이 없다고 하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합성섬유면 불도 날 수 있겠네요.
예. 실제로 국내에서 주민이 버린 담배꽁초로 인해 불이 난 사례들이 있습니다. 물론 이런 일은 상시 개방되어 있는 학교운동장에 인조잔디를 깔다 보니 생기는 일입니다.
인조잔디 표면은 굉장히 뜨겁다는데요.
예. 과천마을신문의 조사에 따르면 안양 샘모루초등학교의 경우 대기 온도가 32도일 때 인조잔디 표면 온도는 60도(대기 온도 28도일 때 58도) 가량 되었습니다. 이 당시 모래판은 37도, 아스팔트 43도, 풀밭 24도였습니다. 문원초에 깔린다는 제품이 좀 더 개량된 제품이기는 하지만 온도를 많이 낮추지는 못합니다. (# 표로 만들 것#)
우레탄 트랙은 어떤가요?
우레탄 트랙은 폐타이어 고무칩으로 만듭니다. 8단지 옆 대공원 산책길을 걸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더운 날엔 아주 냄새가 심하게 나고 때론 두통과 메스꺼움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그럼 우레탄 트랙을 안 깔면 되지 않나요?
학교운동장에 인조잔디를 까는 경우 전문구장이 아니기 때문에 막바로 펜스로 둘러치는 게 불가능합니다. 모래판이나 놀이터 등을 둘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모래나 흙과 인조잔디는 상극입니다. 모래가 들어가면 인조잔디가 망가지게 되므로 인조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둘레에 우레탄 트랙을 깔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우레탄 트랙 역시 모래에 약하므로 인조잔디를 깔게 되면 학교 안의 맨땅은 거의 사라지게 됩니다.
이렇게 운동장이 획일적으로 변하면 생기는 문제점은 없나요?
수업이나 놀이도 역시 획일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큽니다. 아이들이 창의적으로 금을 그어가면서 노는 놀이나 수업 등은 거의 사라질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아이들 정서에 미칠 영향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경제성은 어떤가요?
최초 투자비뿐만 아니라 관리비, 개보수 비용, 최장 8년의 수명이 다한 뒤에 반드시 필요한 교체비(최초 투자비의 50-60%), 폐기비용까지 합치면 관리비가 많이 먹힌다는 천연잔디보다도 경제적이지 않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관리 문제는 어떤가요?
부서지거나 유실된 잔디와 고무칩을 그때그때 보수, 교체해주어야만 하며 침이나 껌, 음료수 등의 오물이나 모래를 일일이 닦아내고 청소해줘야 합니다. 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트가 인조잔디 안에 못 들어가게 통제해야 하고 모래판에서 모래 장난하는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모래가 튀지 않도록 주의를 주어야 합니다. 거기다 화재 위험까지 있습니다. 결국 학교에서는 관리상의 어려움으로 출입을 통제할 가능성이 많아 애초 표방했던 주민체육 시설 확대란 목표를 저버릴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런데 왜 학교는 공청회 한 번 없이 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일까요?
‘나라에서 하는 거니 믿어라’, ‘국책사업이니 어쩔 수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교육부에서조차 2006년 인조잔디 학교운동장 사업을 시작하면서 공청회 한 번 연 적이 없고 제대로 된 연구나 조사 작업을 한 적이 없습니다. 뒤늦게 올 7월에야 공청회를 두 번 열었고 이렇게 공청회가 열리게 된 데는 문원초 학부모들의 문제제기도 일조했습니다. 그리고 위의 문제제기 중 많은 부분은 공청회 자리에 나온 업체측 패널이나 주제발표자가 인정하는 내용입니다.
과천시측의 태도는 어떤가요?
학교측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시장 자신이 인조잔디 사업에 대한 뚜렷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이 사업에 시 지원금은 얼마나 들어가나요?
총 공사비 7억4천만 원 중 4억6천만 원이 들어갑니다. 이 금액은 다른 지자체 평균 지원액의 두 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이런 지원 과정은 어떻게 결정되나요?
주로 한 달마다 한 번씩 열리는 시장과 교장단 연석회의에서 결정됩니다. 이 자리에는 각 학교 운영위원장도 참여합니다. 다른 지자체에 비해 과천은 시의 각 학교 지원금이 아주 풍족한 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문원초 교장은 인조잔디에 대한 문제제기를 받자 가정통신문을 통해 인조잔디를 깔고 나서 옥상에 정원도 만들고 운동장에 연못과 숲도 만들고 체육관도 짓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 실현가능성과 타당성 여부를 떠나 예산이 빠듯한 다른 지자체의 경우 학교장의 이런 허황된 태도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인조잔디 운동장 사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뭔가요?
외국의 인조잔디 운동장은 대부분 전문 축구장입니다. 이것도 안전성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 마당에 한국에서는 아이들이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학교 운동장에 인조잔디를 깔고 있습니다. 이것이 건강과 교육·정서상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교육부와 각종 연구소, 어디에서도 전혀 검토된 바가 없습니다. 이런데도 최소한의 학부모 의견수렴 절차도 없이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참고 자료>
* 사업설명회 동영상: 학부모와 업체 간의 공방과 학교측의 무례한 태도를 엿볼 수 있는 프로그램. 문원초 학부모 모임 카페(http://cafe.daum.net/anti.artificial.turf) 보도자료 게시판의 안양TV뉴스 자료를 보면 된다.
* 과천마을신문(http://www.gcinews.org/) 5·6·7·8월호, 인조잔디 관련기사들
* 2003년 대전·청주·충주 MBC 공동특집 ‘학교숲에 미래가 있다1·2’(‘다른 학교운동장’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 구글 검색창에 프로그램 제목을 치면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 2006년 12월 11일 KBS 취재파일 4321 ‘위험!인조잔디 분진’(http://news.kbs.co.kr/article/4321/200612/20061211/1266227.html)
* 스포츠조선 2006년 11월 20일자 기사 ‘[집중분석] 인조잔디 구장 유해성 논란’
* 조선일보 2007년 11월 26일자 기사 ‘아이들 운동장엔 천연잔디를…’
<위 내용에 동의하시는 시민들께서는...>
-인조잔디 반대 시민 서명에 동참해주십시오.
-문원초(교장실: 507-5801, 교무실: 507-5802-3, 행정실: 507-5804)에 항의 전화를 걸어주십시오.
-과천시청 홈페이지(http://www.gccity.go.kr/), '시장에게 바란다' 게시판(http://www.gccity.go.kr/gccity/opinion/wish/bbs/list.jsp) 등에 항의글을 올려주십시오.
-과천시청 교육지원과(3677-2870)에 항의 전화를 걸어주십시오.
-‘문원초 인조반대 동네 결사 농성단’에 지지 방문을 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