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해전에서 이순신은 왜군을 격파하고 다시 제해권을 장악했습니다. 일본군은 육군과 수군이 합동으로 진격해서 한양을 공격한다는 수륙병진 전략을 포기할수밖에 없었는데 수군은 명량에서 이순신에게 가로막혔고, 육군은 직산에서 조명 연합군에 가로막힌 탓이었습니다.
일본군은 더이상 전쟁을 진행할 여력을 상실하고 말았고 결국 일본군은 남해안에 왜성을 쌓고 되려 수비에 치중하게 되었다
이순신 또한 도원수 권율과 함께 수륙 합동으로 순천 왜교성을 공격습니했다. 목표는 고니시 유키나가를 잡아 죽이는 것이었으나 6차례에 걸친 공격에도 불구하고 왜교성의 함락에는 실패했습니다. 명나라 육군이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인 탓이었죠. 결국 이순신은 고금도로 물러나 고니시의 동태를 감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1598년 8월 18일, 원숭이가 결국 사망했습니다. 도요토미의 죽음은 권력 투쟁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었고 고니시나 가토 등은 모두 도요토미의 가신들이었기 때문에 하루 빨리 일본으로 돌아가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상대해야 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이순신은 절대 일본군의 퇴각을 용인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이순신은 기어코 일본군과 장수들을 죽여서 7년 전란의 책임을 지게할 생각이었고, 이순신 휘하 군졸 및 장군들은 임진왜란 당시 온갖 잔학한 짓을 저질렀던 일본군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고 있었습니다.
일본군은 일본군대로 승산이고 뭐고 처절하게 살아남기에 급급한 상황이었고,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경쟁자였던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집권할 경우 본국으로부터의 보급도 받지 못하고 이국에서 말라죽을 위기였습니다.
고니시는 필사적으로 탈출하기 위해서 시마즈 부대를 지원군으로 부릅니다. 이순신 또한 시마즈 부대와 고니시군이 합쳐질 경우 천 척의 대함대를 상대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았기에 왜군 지원함대를 격파하기 위하여 전투를 결심합니다.
11월 19일 새벽 2시 무렵 창선도 앞바다에서 재편성된 500여 척의 전선에 최소 1만 2천여명이 넘는 정예군사로 무장한 일본 함대는 암흑을 뚫고 서서히 노량해협으로 접근해 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일본 함대의 주력은 거진 1만에 가까운 사쓰마의 시마즈군이었고 이들은 이전 사천왜성 전투에서 명군에 맞서 대승을 거둔 바 있었기 때문에 사기 또한 드높았습니다. 굳이 야간 행군을 택한 이유는 야간에는 조선수군 모르게 노량해협을 통과할 수 있지 않을까? 또는 야간에는 조선수군의 장점인 원거리 포격전이 어려우니 좀더 수월하게 전투를 이끌어 나갈수 있지 않을까? 라고 사료됩니다.
문제는 통상이 일본 수군의 노량해협 통과를 묵과할 사람도 아니었고 또 밤이라고 전투력이 떨어질 사람도 아니었단 거죠.
이순신은 이미 복병장으로 나가 있던 경상우수사 이순신에 의해 일본 수군이 노량해협을 통과할 것이라는 보고를 이미 다 받고 있었습니다. 이때 복병장으로 나간 경상우수사 이순신의 경상우수영 함대가 과연 어디에 복병하고 있었는지는 사료가 없어서 정확한 유추가 불가능하지만, 저는 노량해협의 북쪽에 복병해 진린함대의 호위를 맡은 게 아닐까 유추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노량해전에 참가한 조선군 장수들의 목록은 어떻게 될까요?
임진전란사나 난중일기를 참고해서 작성한 노량해전 조선군 장수 참전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조선 측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
흥양현감 고득장
낙안군수 방덕룡
조방장 우치적
광양가장 나대용
녹도만호 송여종
발포만호 소계남
사도가장 이언량
회령포만호 민정봉
경상우수사 이순신
제포만호 주의수
사량만호 김성옥
안골포만호 우수
영등포만호 정응두
미조항첨사 김응함
당포만호 안이명
보성군수 조계종
조라포만호 정공청
전라우수사 안위
해남현감 유형
진도군수 선의문
강진현감 송상보
무안현감 남언상
장흥부사 전봉
가리포첨사 이영남
충청수영(충청수사는 참가하지 않았다)
당진포만호 조효열
당시 제승방략의 분군법에 의거 삼도수군 연합함대인 이순신 함대는 병력을 5위로 나누는 분군법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아마 중군은 이순신의 전라좌수영일 것이고 중군장은 전 순천부사였던 우치적이 맡았을 것입니다(다른 사람이 맡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 외에 전위, 좌위, 후위, 우위의 경우 전라우수영과 경상우수영과 충청수영이 서로 나누어 맡았을 것이라고 추측 가능합니다.
이중 앞에서 말했듯이 경상우수영군의 경우 복병도 겸하고 있었죠. 퇴로를 차단하는 한후장이나 제일선에 서서 돌격하는 돌격장은 누가 맡았을지는 모릅니다. 다만 오래 전부터 돌격장을 맡아온 이언량이 이 전투에 참전했던만큼 이언량이 돌격장을 맡았을 개연성이 높습니다.
여튼 이 노량해전에서 이순신이 사용할 전술을 간단히 말하면 매복에 의한 기습 섬멸전이었습니다. 거기에 화공은 덤이죠. 마침 북서풍이 불고 있었으니 풍하에 위치한 왜군 함대에게 화공을 가할 경우 불벼락을 안겨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순신은 함대를 두 개로 나누어 명 함대는 좌협으로써 곤양땅 죽도 부근에 포진케 하고 조선 함대는 우협으로써 남해선 관음포 북방에 포진시켰습니다.
이때 지도를 한번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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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다시피 노량 해협을 빠져나오면 서쪽에 있는 대도가 방파제처럼 그들 앞을 가로막습니다. 만일 이때 북쪽에 있는 명 수군과 남쪽에 있는 조선 수군이 협공을 가하면 꼼짝없이 포위되기 마련입니다.
이것은 전형적인 포위섬멸전입니다. 문제는 포위하는 군대 중 어느 한쪽이 약하면 적이 약한 쪽으로 전력을 집중시켜서 뚫고 지나가기 쉽다는 건데, 이순신 휘하의 조선수군이야 그 능력이 이미 검증된 바 왜 수군이 아무리 전력을 집중시켜도 뚫고 가기 어려울 것이지만 문제는 북쪽에 있는 명 수군이었죠. 명 수군의 호구스러움이야 만천하에 이미 드러난 바, 만일 왜 수군이 전력을 북쪽으로 집중시킨다면 전투의욕도 전투력도 떨어지는 명 수군은 높은 확률로 패퇴하고 적은 혈로를 뚫을 수 있을 것이었습니다.
그러기에 제가 아까 복병장 경상우수사 이순신이 노량해협 북쪽에 매복하여 명 수군의 호위 역할을 맡은 게 아닐까 추측한 것입니다.
문제는 경상우수군이 북쪽의 명 수군에 가담해도 여전히 조선수군 주력이 모여있는 남쪽에 비하면 전투력이 취약합니다. 그렇다고 함대를 또 떼어줬다가는 남쪽의 전투력이 취약해져서 왜 수군에게 각개격파의 빌미를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순신이 구상한 전술이 바로 화공입니다.
즉 우선 기습-매복으로 왜군 선봉대를 작살낸 뒤에 뒤이어 오는 왜군의 본대가 취약한 북쪽으로 공격을 집중시키려는 기미가 보이면 북서풍을 이용한 화공으로 왜군을 남쪽으로 몰아버리고 그 사이에 남쪽에 있는 이순신의 함대가 불바다를 피해 밀려오는 왜군 함대를 하나하나 작살낸다. 라는 것이 이순신의 구상이었을 겁니다. 구상 자체는 좋습니다.
문제는 이게 실제 전장에서도 그대로 먹힐것이냐는 것이죠.
그림으로 대충 이순신이 구상한 작전을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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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 초반, 북쪽의 명 수군+조선수군 경상우수영 함대와 남쪽의 조선 수군이 야음을 틈타 밀려오는 왜군 선봉대를 기습으로 아작냅니다. 왜군 선봉대는 뜬금없는 기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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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봉대는 작살이 나고 이후 도착한 왜군 본대가 조명 연합수군을 맞습니다. 왜군 함대는 수적인 우세로 앞의 교전으로 인해 대열이 흐트러진 조명 연합수군을 밀어붙이려 할 것이고 아마 전력이 약한 부분으로 공격을 집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북쪽에 있는 명 수군과 경상우수영 함대가 집중포화를 맞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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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군 수군이 공격해오자 불어오는 북서풍을 이용, 왜군 본대를 화공으로 관광태웁니다.
화공으로 정신못차리는 때를 틈타 남쪽의 조선수군이 거북선을 앞세워서 왜군의 중앙을 향해 돌파하여 나아갑니다.
왜 수군 본대는 북쪽에서 불타는 자기 함대와 남쪽에서 공격해오는 조선 수군 사이에 갇혀 압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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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CCESS! 왜군은 이렇게 작살이 나고 조명연합수군은 대승을 거둡니다.
일이 이렇게 잘 풀리면 참 좋겠지만 전장에서 그러긴 쉽지 않은 일이죠.
엉뚱하게도 이 때 작전의 장애 요인은 명나라 수군 되겠습니다. 명나라 수군 덕분에 불완전한 포위망이 형성되고 그 사이 왜군은 도망칩니다. 그러나 물론 잘 알다시피 도망을 칠 거면 잘 치지 관음포로 도망쳐서 되려 역관광당하죠.
첫댓글 일본장수들은 누구누구였나요??시마즈 요시히로 말구요..
엔딩이 코앞에 온 최종미션이라 다 몰려나옵니다(.....)
근대 님들 치트공 살리는 스토리 분기는 없나요? 아 이 게임 처음 해봤더니 모르겠네....
좋은 글 감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