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제스님, "어느 것이 참 나?" 이 시대의 선승 매일경제 2011.12.14
제13대 조계종 종정 추대된 진제스님 스무살때 출가
부처 정통 법맥 잇는 79대 법손 불교전파에 큰 관심, 간화선 세계화 힘 쏟을 듯
"이보게 청년, 세상에 사는 것도 좋지만, 이번 생은 태어나지 않은 셈치고 중 놀이를 해보지 않겠는가?" "중 놀이를 하면 어떠한 좋은 점들이 있습니까?" "범부가 위대한 부처가 되는 법이 있네." 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1954년 겨울. 경남 남해의 작은 마을에서 스무 살을 맞이한 한 청년은 친척과 함께 가까운 암자를 찾는다. 종정을 지낸 석우 스님이 있던 해관암이다. 석우 스님은 당당하고 풍채 좋은 청년에게 대뜸 출가를 권한다.

대구 동화사 조실 진제스님(앞줄 왼쪽 셋째)이 14일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종정에 추대된 후 법등 호계원장(앞줄 왼쪽 첫째)과
자승 총무원장(둘째), 보선 중앙종회의장(넷째)과 함께 걸어 나오고 있다.
'범부가 위대한 부처가 된다.'는 말에 이상하게 마음이 쏠린 청년은 부모에게 허락을 구한 뒤 곧바로 해인사에서 머리를 깎는다.
제13대 조계종 종정으로 만장일치로 추대된 진제(眞際ㆍ속명 임기택) 스님(77)이 출가한 사연이다.
이 시대 최고의 선승(禪僧)을 꼽을 때 하는 말이 '남진제 북송담'이다. 남쪽에는 대구 동화사 조실 진제 스님이, 북쪽에는 인천 용화사 선원장 송담(松潭) 스님(84)이 대표적인 선지식이라는 이야기다.
송담 스님이 외부에 모습을 잘 내놓지 않는 반면 진제 스님은 법을 묻는 사람에게 늘 문을 열어 놓는다. 올해에는 세계적인 신학자 폴 니터 미국 뉴욕 유니언신학대 교수와 종교 간 대화를 두 차례 열었을뿐더러 지난 9월 뉴욕 리버사이드교회에서는 유례없는 법회를 열어 미국 사회에 한국 선불교의 위력을 떨쳤다.
스님이 깨달음을 공식 인정받은 것은 세속 나이 서른셋이자 출가한 지 13년째인 1967년이다. 그에게 깨달음을 인정한 스승이 6~7대 조계종 종정을 지낸 성철 스님의 벗인 향곡 스님이다.
진제 스님은 향곡 스님으로부터 '향엄상수화(香嚴上樹話)'라는 화두를 받아 2년 5개월 만에 해결했고, '일면불 월면불(日面佛 月面佛)' 화두 역시 5년간 씨름해 답을 찾았다. 그러나 정식으로 스승으로부터 깨달음을 인정받은 것은 그로부터 몇 년 뒤였다.
불교에서는 먼저 깨달은 스승이 제자의 법을 점검하고 인증서를 주는 독특한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향곡 스님은 경허-혜월-운봉의 정통 법맥을 잇는 선사다. 이 법맥의 뿌리는 석가모니 부처의 수제자인 마하가섭에서 시작됐다. 인도에서 시작된 불법이 28대 보리달마를 기점으로 중국으로 넘어갔고 57대 태고보우 때부터 한국으로 넘어왔다. 진제 스님은 석가로부터 이어져온 정통 법맥을 잇는 79대 법손이다. 지금까지 종정 가운데 정통 법맥을 잇는 선승이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스님의 종정 추대는 한국 선불교 역사상 의미가 남다르다는 게 불교계 평가다.
스님은 "인생에서 가장 괴로웠던 적은 젊은 시절 화두를 타파하지 못했던 13년이었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진제라는 법명도 향곡 스님으로부터 받은 이름이다.
진제 스님과 성철 스님과의 문답도 유명하다. 법(法)을 물으러 갔다가 쫓겨난 적도 있고 "네 애비(스승)에게 물어봐라"는 퇴짜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향곡 스님이 열반한 뒤 찾아간 성철 스님은 진제 스님에게 네 가지 질문을 던졌고, 스님은 답을 척척 했다고 한다. 스님은 2004년 5월 조계종 대종사 법계를 받았다. 현재 대구 동화사 금당선원과 스님이 1971년 창건한 부산 해운정사에 머무르고 있다.
지금까지 종정을 맡은 스님들은 거의 다 수행과 법력이 높은 선승이다. 조계종이 불교 여러 흐름을 아우르는 통불교를 표방하지만 선불교가 근본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조계종 종정은 선승이라는 등식이 자연스럽게 성립돼 있고 받아들여지고 있다.
진제 스님 종정 추대로 불교계는 간화선 세계화에 한층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진제 스님은 추대 직후 원로회의 사무처장 덕문 스님을 통해 "앞으로 우리 종단의 화합과 수행을 위해 원로 스님들의 고견을 받들 것이며, 동양정신문화의 정수인 간화선(看話禪ㆍ화두 참선법)을 널리 진작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진제 스님은 세속에 불가의 가르침을 전하는 데 적극적이다. '부모에게 나기 전 어떤 것이 참 나던고'라는 화두를 일반인들에게 던진다.
지난해 3월 본지와의 단독 대담에서도 매일경제 독자들에게 사회 큰 어른으로 묵직한 덕담을 건넸다. "인생은 지은 대로 받습니다. 베풀어야 복이 오고, 덕을 쌓아야 사업도 더 잘됩니다. 높은 자리에 앉았다고 해서 허세 부리면 안 됩니다. 오래 못 갑니다. 없는 사람들도 원망보다는 근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재물이 모입니다."
■ 종정 자리는…
종정(宗正)이란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얼굴'이자 정신적 지도자다. 종단 내 행정 실무와 대외활동은 총무원장이 담당하고 있어 종정은 별다른 실권은 없다. 그러나 종단 비상시에는 입법기관인 중앙종회를 해산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기 때문에 정치적 위상이 높다.
특히 종단의 주요 행사와 안거에 법어(法語)를 내려 불가(佛家)뿐만 아니라 세속에도 가르침을 전한다.
임기 5년에 한 차례 중임할 수 있다. 자격은 '승랍'(스님이 된 햇수) 45년 이상, '세납'(속세의 나이) 65세 이상의 대종사 법계를 받은 수행과 법력이 높은 비구 스님이며 지금까지 최고 선승(禪僧)이 추대됐다.
1700년 역사를 가진 한국 불교 전통을 잇는 조계종은 통합종단이 출범한 1962년 제1대 종정으로 효봉 대종사를 낸 이후 청담(2대), 고암(3~4대), 서옹(5대), 성철(6~7대), 서암 (8~9대), 월하(9대), 혜암(10대), 법전(11~12대) 스님이 뒤를 이었다.현 종정의 임기는 내년 3월 25일까지다.
[이향휘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향엄상수화(香嚴上樹話)
향엄(香嚴)선사가 제자들에게 물었다.
『어떤 사람이 나무에 올라갔는데,
손은 가지를 잡지 못하고 입으로만 나뭇가지를 문 채,
두 발은 허공에 대롱대롱 떠있다.
그런데 나무 아래서 한 사람이 그에게,
"달마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이 무엇이냐?"
하고 묻는다면 어떻게 답해야 하겠는가?
만약 대답치 않는다면 묻는 이의 간절한 뜻을 저버리는 것이고,
만약 대답하려 입을 벌리면 당장 나무에서 떨어져 죽을 것이다.
자, 빨리 대답해 보라!......』
자료출처
http://cafe.daum.net/dochangtmsla
일면불(日面佛) 월면불(月面佛)
당(唐)나라 때의 대선지식(大善智識)이셨던 마조(馬祖)선사의 문하에서는
84인의 뛰어난 법제자(法弟子)가 배출(排出)되었다.
그래서 역대 선지식들께서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마조 선사를
부처님 이후 가장 위대한 도인(道人)이라고 평하셨다.
하루는 마조선사께서 편찮으셔서
원주(院主)가 아침에 문안(問安)을 드리며
"밤새 존후(尊候)가 어떠하십니까?"
하니, 마조선사께서
"일면불(日面佛) 월면불(月面佛)이니라." 고 말씀하셨다.
과거에 일면불(日面佛) 부처님과 월면불(月面佛) 부처님이 계셨다.
'밤새 존후(尊候)가 어떠하십니까?' 하는데
왜 이 두 분 부처님의 이름을 들먹이셨을까?
마조선사의 이 '일면불(日面佛) 월면불(月面佛)'은
알기가 가장 어려운 고준(高峻)한 법문이다.
이 한마디에는 마조 대선사의 전 살림살이가 들어 있다.
그러므로 마조선사를 알고자 한다면 이 법문을 알아야만 한다.
역대의 선지식들께서도 이 법문에 대해 말씀하시기를
" '일면불(日面佛) 월면불(月面佛)'
이 공안을 바로 알아야만 일대사(一大事)를 마친다." 고 하셨다.
"마조선사(馬祖禪師)를 알겠느냐?"
馬駒踏殺天下人(마구답살천하인)
臨濟未是白拈賊(임제미시백염적)
망아지는 천하 사람들을 밟아 죽이는데
임제는 능란한 도적이 못 되는 도다.
자료출처
http://cafe.daum.net/dhmb/Nqrs/43?docid=1B2RU|Nqrs|43|20110106052459&q=%C0%CF%B8%E9%BA%D2%20%BF%F9%B8%E9%BA%D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