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
둔내 집에서 김장을 담갔습니다.
남편과 그 친구가 지은 김장 농사가 제법 튼실하게 풍작이었습니다.
배추 50포기를 밭에서 옮기는 작업은 울 집 세남자 (남편, 아들, 사위)몫이었지요.
절이는 일은 저와 아들과 사위가 담당하였습니다.
그동안 남편은 지난해 김장독을 청소하고
창고 청소를 하였습니다.
보통 전날 오후에 절여서 하던 일을
올해는 당일 하는라 손길이 더욱 바빴습니다.
양념을 손질하고 소를 만드는 과정이 만만치 않았지요.
배추가 어느정도 숨죽었을 때 손질 한 번 해주어야 고르게 절여 지지요.
그 작업도 만만치 않은 지라 큰 비닐 봉투에 배추를 넣고 가끔씩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니
군 일 하나가 줄었습니다.
50포기에 넣은 소를 만들느라 허리가 꺾이고 팔이 아파 아들에게 바턴터치를 하였습니다.
젊은 남자가 소를 버무리는 모습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아들의 아버지가 한 번 도 하지 않던 일을 아들이 선선히 하는 모습이 어찌 듬직하던지요.
이제는 절여진 배추를 씻는 일이었습니다.
중요한 시점에 딸아이가 김치통을 챙겨오지 않아 비닐봉투를 사러 제 남편과 집을 나서는 일이 생겼습니다.
사위에게 너무 험한 일을 시킨 것 같아 미안하던 차에 잘 되었다 했는데 남편은 그게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중요한 시점에 일꾼 2명이 없다 생각했는지 듣기 싫은 소리를 해대었습니다.
김장 절이는게 문제지 씻는건 아무것다 아니라며 머무적 거리는 사위등을 떠밀었습니다.
그리고 남편과 아들과 김장을 씻기 시작했지요.
남편이 한 일은 물 호스 들고 이 그릇 저그릇 물을 채우는 일이었습니다.
아들과 저는 부지런히 손을 놀려 배추를 씻엇습니다.
배추 50포기가 왜 그리 많던지요.
잠시 물기를 뺀 후 업무분장을 하였습니다.
남편에겐 물기를 뺀 배추를 나르는 일을, 딸에게는 김치통을 대령하고 담은 김치통을 정리하는 일과 기타 잡무를 ,그리고 아들과 사위는 김치 소를 넣는 일이엇습니다. 초보자인 아들과 사위에게 김장 소 넣는 강의를 해가며 김장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들은 제법 숙련된 솜씨로 소를 넣기 시작했구요, 사위는 여러번 저에게 제지를 당하며 굼뜨게 소를 넣었습니다.
그렇게 밤 1 0시가 넘어서야 김장이 끝났습니다.
아이고 허리 다리 팔이야^ 저절로 신음이 나왔습니다.
아들과 딸이 너무 힘든다며 내년에는 재고 해달라는 청이 들어 왔습니다.
한꺼번에 많이 할 것이 아니라 양을 좀 줄이고 절임 배추를 사다 하자는 것이었지요.
그 말에 울 남편, 이 배추는 저 농약 무공해에 가까운 배추라며 일언지하에 거절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도 아들과 딸의 말에 한표 던집니다.
어설프게 농사 짓는다며 쉬지도 못하고 오히려 스트레스 받는다는 푸념을 그동안 몇번 들은 저인지라
내년에는 농사 전면 폐지라고 선언하였습니다
고나저나
울집 세남자와 담근 김장 맛이 좋을가요?
첫댓글 ㅎㅎㅎ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 배추는 다른배추와 다른 귀중한 배추입니다. 저농약 무공해 배추....금추지요. 가족 모두가 합심해서 담근 김장, 무지무지하게 맛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