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만의 귀향, 그것은 기나긴 길 위에서의 여행 이었다.
육년간 인기척 없는 집을 치우면서 못내 버리지 못한 것이 있었다.
바로 이불이었다.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태울 수도, 버릴 수도 없었다.
어머니와 우리 육남매의 추위를 감싸주며 세월의 무게에 눌린 솜은
타고 또 타서 형님 내외와 조카들까지 따뜻하게 재운 이불임에랴.
나의 귀향은 마그마처럼 피어 오른 붉은 장미의 철이었다.
이어서 고사리가 하늘 향해 손을 펴더니 죽순이 하늘을 찔렀다.
찔레나무 아래 수줍게 핀 양하를 따서 이벤트로
나누고 가픈 숨 몰아쉬는데 바로 감이 익기 시작했다.
감식초를 만들 요량으로 하얀 눈을 뒤집어 쓴 홍시를
독에 넣고 돌아서는데 결단의 순간이 다가왔다.
발목이 빠지도록 흰 눈이 날리던 그 날은 몹시도 추었다.
방 두개에 쌓인 이불 중에서 제일 큰 것을 부엌으로 옮겼다.
눈에 젖을 세라 아기처럼 가슴에 안고 검은 부엌 벽 끄름에
닿을세라 조심조심 내려놓고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마을 분들에게 이불 처리 방법을 물었던 것이 달포 전이었다.
솜이불에 대한 애착이 적지 않을 할머니들까지도 버리라고 했다.
그것도 가워로 잘라서 종량제 봉투에 담아서 내놓으라는 것이었다.
어머니가 애지중지 아꼈고 형수님의 시침 솜씨가 아직도 짱짱한
이불을 자르려고 가위를 들었다가 나무만 태운 것이 어제 밤이었다.
동짓달 긴긴밤을 지새웠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 다시 가위를 들었다.
한쪽을 뜯고 꺼낸 솜을 불속에 밀어 넣었다. 바로 불꽃이 일었다.
따뜻한 봄이 오기를 바라는 아이들의 희망과 타관객지로 떠난
자식들 건강과 안녕을 비는 어머니의 소망이 타는 것일까.
이불 속 묵은 목화는 슬프도록 푸른빛으로 타올랐다,
도수 높은 알 콜 위에 일렁이는 불꽃처럼 푸른 불꽃 뒤에
붉은 불티들이 분열하는 세포처럼 반짝이며 번져갔다.
지천명도 넘기지 못한 아버지의 죽음과 큰형님의 교통사고,
이어진 작은 누나의 요절 등이 점멸하듯 반짝이며 따들어 갔다.
이불이 탄다. 반세기의 세월이 탄다. 삼대를 이어오던
탄생과 죽음과 한탄의 흔적들이 한줌의 재로 변하고 있다.
더부룩하게 자란 흰 터럭을 날리며 아궁이 앞에 앉아
반세기의 세월을 태운 나는 개혁자인가? 파괴자인가?
뜨거운 구들을 지고 창문을 때리는 눈보라와 시름했다.
지존 아재도 가지고 계시네요.
그렇지요. 쉽싸리 내놓기 어려운 물건이죠.
할머니가 직접 농사지은 목화로 만든 솜이불
저도 아직 보관중입니다~~
저 위에 이젤님처럼 사용하는법 알아보렵니다~~
이젤님이 좋은 정보를 주셨네요.
아무쪼록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하는바랩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넵~~ 확실히 출석 맞습니다.
남은 하루도 즐겁게 보내세요.
뜨거운 구들~
옛 생각에 젖어 출석합니다
이번 태풍 핑게로 군불을 지피고
너무 뜨거워서 에어컨 켜놓고 잤네요.
동지섯달에 오리털 파카입고 아이스크림 먹는 꼴...^^
네 늦게 출석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것 따먹다가 들카면 야단맞았죠. 터지기 전 전것이 최고 맛입니다..ㅎ
늦은 출석 합니다
모두들 고운밤 되세요~~
고들빼기 님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