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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 유령신공(幽靈神功) - 03
사공운은 단 한번의 공격 성공과 그로 인한 깨우침으로 인해, 자신감
이 생겼다. 아직 상대를 이길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쉽게 질 것 같진
않았다.
'그래도 내가 약하다. 그렇다면.'
자신감은 찾았으되, 도가 넘진 않았다.
사공운은 지체하지 않고,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을 하였다. 선제 공격
으로 자신의 약세를 보완하려 한 것이다.
사공운의 검이 반원을 그리는 듯 하다가, 갑자기 앞으로 찔러 갔다.
청강검은 정확하게 화중중의 가슴을 향하고 있었다.
자신감도 전염이 되는가? 그동안 위축되어 있던, 하량도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다. 뻣뻣하던 어깨에 힘이 빠지고, 하체가 안정되어지자 초
식도 제 위력을 찾았다.
사공운이 공격을 하자, 그 역시 비룡검법으로 보조를 하였다.
화중중은 음양선법을 휘둘러 맞섰지만, 도무지 사공운의 초식을 뿌리
치기 어려웠다. 이는 마치 형체가 없는 유령과 싸우는 기분이었다. 거
기다 사공운과 보조를 맞추는 하량의 공격 또한 결코 가볍게 볼 수 없
는 것이라, 그의 어려움은 더 했다.
하량과 힘을 합해 협공을 하는 덴, 비룡검법에 대해 미리 공부해 놓
았던 사공운의 힘이 컸다.
자신이 지닌 검법의 초식을 펼치며, 그 초식과 가장 어울리는 비룡18
쾌검의 초식을 전음으로 하량에게 전해 주었다. 그렇게 되자 두 사람이
펼치는 초식은 교묘한 조화를 이루며 화중중을 몰아 갔다.
10여 초가 지나면서 화중중은 제대로 공격조차 하지 못하고 수세에
몰렸다. 이는 사공운의 무공이 강해서이기보단, 둘의 서로 다른 검법의
보조가 너무나 절묘했고, 사공운의 검법 자체가 화중중으로서는 처음
대하는 기이한 것이라, 상대하기 까다로운 탓이었다.
사공운은 조금 여유가 생기자, 다른 곳의 결투에도 시선을 주었다.
마침 자신들의 옆에서 생사의 결투를 하고 있는 막광과 노구의 모습이
들어왔다. 그 모습을 본 사공운의 눈이 반짝였다.
사공운은 검에 내기를 잔뜩 주입한 후, 화중중의 오른쪽으로 돌아가
며 그의 옆구리를 공격하였다. 기겁을 한 화중중이 사공운이 몸을 튼
방향으로 같이 몸을 틀며 그의 검을 피했다.
하량은 기다렸다는 듯, 미리 사공운이 알려준 비룡18쾌검의 초식으로
화중중의 배후를 공격해 들어갔다.
하량의 무공은 높지 않았지만, 사공운과 그 힘을 합하고 나자 화중중
에게 상당한 위협이 되었다.
화중중은 사공운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몸을 튼 상황에서, 하량이 공
격해 들어오자 적잖게 당황했다. 그의 음양선이 하량의 검을 쳐내려 할
때였다.
사공운은 거두어들인 자신의 검에 전 공력을 집어넣은 다음, 화중중
의 가슴을 향해 직선으로 찔러갔다.
'빠르다.'
만약 옆으로 피하면 하량의 협공이 있을 것이고, 쳐내자니 하량과 사
공운의 공격을 동시에 막아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화중중은 급하다는 생각에 뒤로 몸을 날려 피해버렸다.
화중중이 피해 버리자, 사공운의 검첨은 허공을 격하고, 막광과 막상
막하로 겨루고 있는 백안귀 노구의 등을 향해 일직선으로 놓여졌다.
사공운은 허공을 찌른 그 상황, 그 자세에서 검을 놓았다. 순간, 사공
운의 손에서 벗어난 청강검은 유령처럼 날아가, 백안귀 노구의 심장을
등에서부터 관통하고 가슴으로 삐져 나왔다.
막광과의 결투에 전 힘을 다하던 노구는, 앗 소리조차 못하고 불귀의
객이 되어 버렸다.
기척도 없고, 기세조차 없는 사공운의 검은 암습에 있어선 과히 최고
의 절기라 부를 만 했다.
화중중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손을 뻗은 상태에서 검을 던진다는
것은 상식 이하의 일이었다. 그렇기에 사공운의 급습은 그 누구도 예상
치 못한 일이었다.
사공운이 마지막에 펼친 초식은, 손에 방탄지기를 모아 그 힘으로 검
을 쏘아보내는 절기였다. 동작 자체가 검을 던지기에 적합하지 않은 자
세에서도 능히 검을 던져 상대를 살상하는 검초로, 그의 사제라는 소년
이 전해준 9초의 검법 중, 제7초식이였다.
전광석화(電光石火)라는 말이 있다.
사공운이 화중중과 겨루며, 백안귀 노구를 암습 하는 과정은, 그 말
이 딱 어울릴 정도로 신속하고 빨랐다.
막광과 화중중은 물론이고 하량조차 입을 딱 벌리고, 지금의 상황에
현실감을 찾지 못해, 하였다.
누군들 일대의 거마 백안귀 노구가, 청룡당의 일개 하급 무사에게 죽
을 줄 생각했겠는가?
이미 다른 곳의 싸움도 멈추었다. 그들은 멍하니 백안귀와 사공운을
번갈아 보고 있었다. 일대의 고수가 너무도 허망하게 죽었고, 그를 죽
인 사공운의 무위에 놀랐다.
화중중과 호요랑은 백안귀가 죽고나자 싸울 맘이 달아나 버렸다.
"나중에 보자 이 애송이 놈아!"
부부는 그 말 한마디를 남기고 도망가 버렸다.
요도 역시 기다렸다는 듯 도망가 버렸다.
공격조도 당초 목표로 했던 백안귀가 죽자 더 이상 싸울 생각이 없
었다. 단지 광견살검 오구만이 몹시 억울한 표정으로 씩씩거리며 요도
의 등을 노려보았다.
막광과 사자검 운자개는 사공운이 화중중을 물리치고, 백안귀 노구를
죽였다는 사실에 아직도 아연한 얼굴들이었다. 그들은 사공운의 얼굴을
보고 또 본다.
"정말 대단하네 사영무, 그런 실력이라니 내가 사람을 너무 잘못 보
았네"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화중중은 운으로 상대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닐세. 자네 너무 겸손해
하지 말게."
사공운은 그냥 웃고 말았다.
"이번에 자네의 사문에 큰 빛을 졌네, 나중에라도 꼭 감사하다고 전
해주게."
"그렇게 하겠습니다. 당주님."
사공운이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사공운에게 치하를 한 막광은, 죽은 고철환을 보며 가볍게 한숨을 쉬
었다.
하량은 눈물을 억눌러 참고 있는 듯 어깨를 들썩인다.
"아까운 인재가 여기서 죽었구나. 하량, 고조장의 시신을 매장하게,
지금은 우리의 입장을 고조장도 이해할거야."
"예, 당주님."
하량이 눈물을 글썽이며 대답했다.
산등성이 땅을 검으로 파, 9조 조장 용권 고철환의 묘를 만들고, 막
광을 비롯한 살아남은 공격조는 잠시 그 앞에 엄숙하게 서 있었다.
"자 우리도 이만 가세."
막광이 신형을 돌리려 할 때였다. 갑자기 사방의 숲에서 그 수를 헤
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박쥐들이 날아 올랐다. 막광과 일행이 급하게
자세를 낮추려 할 때, 독편복들은 서로 물어뜯고 싸우기 시작했다.
강한 독성과 배고픔으로 흉폭해져 있던 독편복들은, 그들을 심령적으
로 제압하여 조정하던 백안귀 노구가 죽자, 광기가 치밀어 자신들끼리
죽이고 죽이는 싸움을 시작한 것이다.
비록 말 못하는 짐승들이지만 처참한 광경에 막광과 사공운 일행은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자세를 낮추고 천천히 이 자리를 빠져나가자."
막광의 명령대로 일행은 아주 조심스럽게 그 자리를 피해 동굴로 향
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동굴 근처까지 온 막광과 사자검 운자개, 사공운
의 안색이 대변했다. 무엇인가 이상했던 것이다. 이쯤이면 누군가가 지
키고 있어야 하는데, 아무도 없었다.
"빨리."
막광의 신형이 갑자기 빨라졌다. 다른 사람들의 신형도 더욱 빨라졌
다.
"이런 일이."
동굴에 돌아온 사람들 모두 아연한 얼굴이 되었다.
동굴 안은 엉망이 되어 있었고, 청룡당의 수하들이 여기저기 죽어 있
었다. 그리고 검은 옷차림을 한 의문의 사나이들이 함께 죽어 있었다.
막광을 비롯한 공격조의 얼굴들이 창백해졌다.
"저쪽입니다."
사공운이 숲을 가리켰다.
"빨리."
막광의 고함이 있기도 전에 사공운의 신형은 이미 숲으로 빨려들어
가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전력을 다해 그의 뒤를 쫓았다.
숲으로 들어가며 여기저기 죽어 있는 청룡당의 수하들을 볼 수 있었
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죽은 검은 옷의 인물들이 상당히 많았다.
사공운과 막광은 잠시 동작을 멈추고 그들의 시신을 살펴보았다.
"혹시 6대기문 중 살문이 아닐까요?"
사자검 운자개의 말에 막광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그런 것 같네, 그들이 아니라면 누가 감히 용부를 향해 검을 뽑겠는
가? 백수문에 이어서 살문이라니. 여하간 소공녀가 무사해야 할텐데.
빨리 가세."
막광과 운자개, 사공운 등은, 숲 안의 계곡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갈수록 여기저기 시체들이 널려 있었다. 앞서 달리던 막광이 하나의 시
신을 향해 달려갔다.
"인 소호장."
막광이 허탈한 음성으로 말했다.
거기엔 일보오장(一步五長) 인지명(仁地明)의 시신이 무릎을 꿇고 않
아 있었다. 무려 다섯 개의 칼이 그의 가슴과 배를 찌르고 있었으며,
그의 주위에는, 약 30여 명이나 되는 흑의 사내들이 널려 있었다.
얼마나 치열하게 결투를 벌였는지, 그의 주위에 있는 어지간한 돌들
이 모두 깨어져 뒹굴고 있었다.
하루전 비가 내린 개울엔, 물보다 피가 더 많이 흐르는 듯 했다.
"인 소호장, 자네의 시신은 나중에 거두겠네."
막광은 그대로 몸을 날렸다. 다른 사람들도 역시 지체하지 않았다.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자 무기 부딪치는 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왔다.
막광이나 운자개, 그리고 사공운, 오구의 신형은 더욱 빨라졌고, 공력
이 뒤지는 하량은 그대로 뒤쳐지고 말았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선 한시
라도 빨리 갈 수 있는 사람이 가야만 한다.
잠시 후엔 오구도 조금씩 뒤쳐졌다.
사공운은 소년이 전해준 구결 중에 있는 신법을 펼치고 있었다. 신법
만으로 따진다면 오히려 막광보다 더 빠른 사공운이었다. 그의 신법을
보고 막광이나 운자개는 놀라움과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얼마를 달렸을까? 드디어 검 부딪치는 소리가 지척에서 들려왔다.
"멈춰라"
"이놈들."
두 마디의 고함과 함께 청룡검 막광과 사공운이 계곡의 모퉁이를 돌
았다. 한참 결투를 하고 있던 일단의 무리들이 잠시 동작을 멈추었다.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검은 복면인들에게 대항하던 섭소봉과 공손
기는, 막광과 사공운을 보고 기쁜 표정을 지었다.
"당주님."
"이게 어찌된 일인가?"
막광의 다그침에 섭소봉이 고개를 흔들었다.
"당주님과 공격조가 동굴을 떠나고 얼마 후에 이들이 들이 닥쳤습니
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섭소봉은 뒷말을 삼켰다. 대신 불안한 눈초리로 자신의 뒤쪽을 슬쩍
쳐다본다.
"제가 가겠습니다."
사공운이 막광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섭소봉의 뒤쪽으로 몸을 날
렸다. 검은 복면의 사내들이 길을 막으려 했지만, 막광과 섭소봉 공손
기가 그들을 놓아주지 않았다.
은접낭 섭소봉(銀蝶娘 燮小鳳)은 검은 복면의 사내들에게 자신의 무
기를 휘두르며 무엇인가 미덥지 않은 시선으로 자신의 뒤편을 흘끔거
렸다.
그녀의 마음을 읽은 막광이 그녀에게 전음을 보냈다.
-그의 무공은 소호장급 이상이네.-
섭소봉은 처음에 자신이 잘 못 들은 줄 알았다. 그러나 막광의 전음
이 재차 들어오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럼 지금까지 자신의 무공
을 숨기고 있었단 말인가? 여러 가지로 개운치 않은 일이었다.
-한가지는 확실하네, 무슨 사연이 있는지 모르지만, 믿어도 될 것 같
네-
섭소봉이 조금 안심이 되었다.
그녀에게 달려들던 두 명의 복면인이 허리가 두 동강 난 채로 쓰러
졌고, 그 자리엔 사자검 운자개가 나타났다.
섭소봉의 뒤로 날아간 사공운의 마음은 급했다. 한쪽에 하소란의 비
검에 죽은 살수들 몇이 그의 눈을 어지럽힌다.
'얼마 안됐다.'
언뜻 죽은 자의 피가 응고된 상태를 보고 그 시간을 대충 짐작한 사
공운의 걸음이 더욱 빨라졌다.
얼마쯤 더 가자 내택 호위무사 중, 두 명의 여 호위무사와 두 시녀가
죽어 있었다. 그녀들을 본 사공운의 가슴이 철렁했다.
그녀들의 시신을 보니 별로 대항조차 못해보고 죽은 듯 했다.
여 호위 무사 중 한 명은 죽어 가는 와중에도 손가락으로 한 지점을
가리키고 있었다.
손가락이 가리킨 방향은 산중이었다.
사공운의 신형이 산을 향해 날아갔다. 별로 높지 않고 경사가 완만한
산이라 경신법으로 오르는데 시간이 걸리진 앉았다.
산 위로 몰을 날려, 채 30여 장을 나가기도 전에 사공운은 무기가 부
딪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150여장 거리다.'
그의 신형이 더욱 빨라졌고, 산등성이를 돌아서 내려간지 얼마 안
돼, 산과 산 사이에 있는 풀밭에서 검을 휘두르는 일단의 무리를 보았
다. 근처 나무위로 올라간 사공운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검은 복면에 검은 복장의 인물들 20여 명이, 하소란을 비롯한 청룡당
내택 호위무사들 10여명을 공격하고 있었다. 바닥 풀밭에는 여기저기
시체들이 널려 있었는데, 내택 호위 무사대 6조에 속한 사람들의 시신
도 몇 명, 보였다.
하소란의 뒤에는 용설아가 탄 가마가 있었고, 그 가마를 지키는 것은
겨우 세 명의 내택 여호위무사들이었다.
검은 복장의 사람들 중, 하소란을 몰아 붙이는 복면인의 무공은 단연
발군이었다.
하소란은 거의 무너지기 직전이었지만,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었다.
그녀의 전신이 피투성이다.
사공운은 호흡을 가다듬었다. 자신의 사제라고 밝힌 소년이 전해준
신법과 검법의 운결을 생각하며, 단 한번에 기습하기로 작정했다. 정면
대결이라면 아무래도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그는 숲을 돌아 가마의 뒤
쪽으로 접근했다..
'소호장님 듣기만 하십시오.'
억지로 버티고 있던 하소란은 사공운의 전음을 듣고 응원군이 왔음
을 알았다.
"이 빌어먹을 검둥이 새끼야 이거나 먹고 죽어라."
욕과 함께 하소란이 발악적으로 두 자루의 비수를 상대에게 던졌다.
그러나 복면인은 침착하게 하소란의 두 자루 비수 중, 하나는 쳐내고
하나는 피해 버렸다.
자신의 기습이 빗나가자 하소란은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수리검을 쳐낸 복면인은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하소란의 가슴을 찔
러갔다.
하소란은 몸을 뒤로 젖혀 상대의 검을 머리카락 한 올 차이로 피해
내었다. 그러자 복면인의 시선은 뒤로 몸을 누인, 하소란을 쫓아 아래
쪽으로 향해졌다. 바로 그 순간, 그들이 격렬하게 싸우고 있는 숲 근처,
나무 위에서 나타난 검 한 자루가, 복면인의 머리를 향해 날아갔다. 그
검은 너무 은밀해서 날아오는 파공성은 물론이고, 기척조차 없었다.
복면인은 뒤늦게 검의 기세를 느끼고, 기겁을 해 피하려 했지만, 사
공운이 던진 검은 벌써 복면인의 코앞에 다가와 있었다.
백안귀 노구가 피하지 못한 검을 그가 피할 수 있을 리 만무였다.
"퍽"하는 소리와 함께 사공운의 청강검은, 복면인의 왼쪽 머리에 손
잡이만 남기고 들어가 박혔다.
"끄르륵"하는 소리와 함께 복면인의 신형이 서서히 쓰러졌다.
하소란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쓰러지는 복면인을 보고 있었다.
사공운이 숨어 있음을 미리 알고 있던 그녀조차, 검이 날아오는 기척
을 느끼지 못했었다. 만약 그 검이 자신을 노렸으면.
하소란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기습에 성공한 사공운은, 나무 위에서 뛰어 내려 쓰러진 복면인의 머
리에서 검을 뽑아들고, 싸움터로 달려들었다.
그의 동작은 조금도 지체함이 없었고, 나무에서 내려와 검을 들고 뛰
어 나감에도 옷자락 펄럭이는 소리조차 없었다.
'유령이다.'
하소란이 자신도 모르게 웅얼거릴 때, 사공운은 제일 먼저 혜초를 협
공하고 있는 두 명의 복면인에게 날아갔다. 그는 단 한번에 두 사람의
목을 쳐버렸다.
사공운의 행동이 얼마나 빠르고 신속했는지, 혜초의 어리벙벙한 얼굴
만 봐도 짐작할 수 있을 정도였다.
죽은 자들은 머리가 날아가고도 검을 들고 있었다. 그들의 시선은 죽
어서도 자신들의 죽었음을 모르고 있는 듯 했다.
둘을 단 한번에 베어 버린 사공운은, 자신의 사제라고 말한 소년이
전해준 절기가 암습에 있어선 과히 최고의 절기임을, 다시 한번 인정하
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떻게 된 무공이 초식을 펼치는 데 파공성도 없
고, 공력을 끌어 올려도 전혀 그 기세를 느낄 수가 없었다.
하단전에 갑자기 새로 생성된 내공은, 그의 무공 수위를 배 이상 높
여놓았는데도, 그냥 보고는 막광 조차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철저
하게 안으로 숨어 있었다. 하물며 지금까지도 막광은, 사공운의 하단전
에 모인 내공의 기세를 전혀 못 느끼고 있었으니, 그 무공의 은밀함은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두 명을 베어 버린 사공운의 신형이 다시 한 명의 복면인에게 날아
갔다.
복면인은 자신의 동료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지켜 본 인물이었다. 그
는 소리를 질러 경고음을 발하려다, 질겁을 하며 뒤로 물러섰다. 그러
나 뒤로 물러선 것은 복면인의 허리 아래뿐이었다.
검붉은 피가 하늘로 솟아오르며, 복면인의 상체가 땅바닥에 굴렀다.
그때부터 사공운은 그야 말로 좌충우돌이요. 종힁무진이었다.
호위무사대와 싸우던 살문의 살객들은 언제 죽는지도 모르고, 여기저
기서 죽어 나갔다.
하소란은 비검을 던질 생각조차 못하고, 그저 사공운을 보고만 있었
다. 보기엔 전혀 위력이 없어 보이는 사공운의 검술은, 허깨비 하나가
춤을 추는 듯했다. 아니 귀신이 허공을 맴도는 모습이라고 해야 할까?
바로 옆에서 자신의 동료가 죽어도, 그 기척을 느끼지 못하는 복면인
들의 모습을 보면서, 하소란은 진저리를 쳤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즐감~!
즐독!!!!!!!!!!!
ㅎㅎㅎ
감사합니다
살초
ㅈㄷㄱ~~~~~~~~~`````````````````
감사해요~~~^~
ㅈㄷㄳ
감사합니당
잘읽었습니다
즐감
즐독 감사합니다^^^
감사...
즐독
즐독 감사합니다.
잘읽었습니다
재미 있게 읽고 갑니다
항상 건강 하고 행복 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