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개요 & 배경
이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모음곡은 바흐의 쾨텐 시절 작품이다. 이때는 바하가 세속 음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던 때로서 주요 작품으로는 3대의 바이올린 협주곡,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무반주 첼로 모음곡,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전 6곡 등이 있다.
약간의 인벤션과 평균율 1번의 몇 곡도 작곡되었고, 영국 모음곡과 프랑스 모음곡이 정비된 시절이기도 하다. 즉, 기악곡에 대한 바하의 재능이 발휘된 시절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곡은 전부 6개인데, 1번 소나타-BWV1001, 2번 파르티타-BWV1002, 3번 소나타-BWV1003, 4번 파르티타-BWV1004, 5번 소나타-BWV1005, 6번 파르티타-BWV1006로 되어 있다.
이중에서 세 곡 (1001,1003,1006)은 소나타인데 '느리고-빠르고-느리고-빠르고'의 형식(교회 소나타라고 부름) 으로 되어 있는 4악장의 기악곡이고, 두 곡(1004, 1006)은 각국의 춤곡을 모아 엮은 옴니버스 곡집으로서 각 곡 첫곡으로는 곡의 시작과 전체분위기를 알리는 전주곡(prelude)이 붙어 있다.
바로크 바이올린
17, 18세기에 사용되었던 바이올린은 바이올린 몸체의 베이스 바와 사운드 포스트가 작고, 넥의 각도도 모던 바이올린에 비해 평평한데다가 장력이 약한 거트 현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악기가 전체적으로 긴장이 덜 되어 음량은 작지만 공명이 잘 되는 소리를 냈다. 브리지는 모던 바이올린의 그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좀 더 평평하고 더 두껍고 테일 피스 가까이에 위치했다. 턱 받침과 어깨 받침이 없었기 때문에 어깨에 올려놓는 방법도, 왼손으로 악기를 고정시키고 현을 짚는 방법도 전혀 달랐다. 턱으로 악기를 누를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연주자는 상체를 좀 더 자유롭고 이완된 자세에서 연주할 수 있었고 악기도 자연스럽게 울릴 수 있었다.
소리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 활과 현은 19세기와 20세기를 거치면서 완전히 변화했다. 바로크 시대에는 순수 거트현이나 혹은 종종 거트현을 은선으로 감싼 현을 사용했기 때문에 스틸현에 비해 강도가 낮고 습기에 민감하며 조율을 자주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좋은 거트현을 잘 어울리는 바로크 활로 연주할 때 나오는 은빛처럼 투명하면서도 부드럽게 속삭이는 듯한 음색은 모던 악기로는 도달할 수 없는 세계이다. 또 거트현을 써서 연주하는 것은 다른 악기의 음색과 융합하는 데에도 이점이 있다.
바로크 음악의 연주관습, 특히 현악기의 연주에서 자주 오해받고 있는 것이 비브라토의 사용이다. 흔히 알려진 것처럼 바로크 시대에 비브라토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단, 비브라토를 특별한 표현의 한 방법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필요한 부분에서 장식음처럼 사용하고 모든 음에 비브라토를 사용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리고 비브라토를 적게 사용하는 대신 마치 말하는 듯한 연주를 하기 위해 활을 잡고 있는 오른손의 표현이 중요했다. 보우 비브라토라던가 빠른 트레몰로, 꼴 레뇨(Col legno)와 같은 특별한 기술도 이미 17세기에 알려져 있었다.
활은 활등이 위로 굽어있고 활 끝이 뾰족하게 되어 있다. 이런 볼록한 모양의 활은 현대 활보다 현을 잘 물 수 있도록 고안되어 있다. 또 활의 형태 때문에 바로크 시대에 이상적으로 생각했던 인성처럼 자연스러운 메사 디 보체(Mesa di voce)를 쉽게 구현할 수 있었다. 모던 악기와 달리 바로크 활은 좀 더 활대에 가깝게 쥐고 연주하며 손가락 끝과 손목으로 가볍게 연주한다. 이는 자연스러운 분절 연주와 특히 바로크 무곡의 리드미컬한 연주를 하는데 있어서 중요하다.
음고와 조율법도 오늘날의 상황과는 상당히 달랐다. 현대의 표준적인 연주회 음고는 a=440Hz(혹은 442Hz)지만 바로크 시대에는 오늘날보다 온음 낮은 음고(종종 프랑스 피치라고 불리운다)에서부터 코어 톤이라고 부르는 온음 높은 음고까지 다양한 음고가 쓰였으며 관악기 주자들은 그때 그때 음고를 맞추기 위해 다양한 크기의 접합관을 가지고 다녔다. 흔히 바로크 시대의 음악을 연주할 때 현대보다 반음 가량 낮은 a=415Hz만이 바로크 시대의 피치라고 설명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큰 오해이다. 이것은 연주자가 선택할 수 있는 수 많은 피치 가운데 하나일 뿐이고 작품의 특성, 그리고 크반츠가 말한 것처럼 연주하는 장소와 분위기에 따라 사용하는 음고는 유동적이 될 수 있다. 오늘날에는 조율법의 평균율로 고정되어 버렸으나 평균율이 일반화 된 것은 매우 최근의 일로서 바로크 시대에 등분 평균율이라는 것은 결코 실용적인 조율법이 아니었다. 조율법 역시 음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작품의 특성과 연주하는 장소의 반주 악기에 따라 유동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조율법이 가장 좋다라는 독단은 바로크 시대의 연주 관습을 잘못 이해한 것에 불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