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연 기자
한 명의 표정은 밝았고 다른 한 명의 얼굴은 굳어있었다.
승패가 갈린 양 팀 주장 나탈리아 페레이라(32)와 김연경(33)이다.
타지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절친이 된 둘은,
누군가는 꼭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했던 경기를 마무리하며 서로를 꼭 껴안았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은 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준결승전에서 브라질에 0대3
(16-25 16-25 16-25)으로 패했다.
앞서 세계랭킹 4위 터키를 꺾어 자신감이 오를대로 오른 상태였지만 강호 브라질의 벽은 높았다.
김연경은 “오늘은 크게 할 말이 없다. 브라질 수비가 좋았고 전체적으로 어려운 경기였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김연경은 마지막까지 동료들을 격려했다.
하지만 사상 첫 결승 진출의 희망이 허무하게 무너진 탓에 표정은 다소 굳어있었다.
기쁨에 환호하는 브라질 선수들의 모습도 현장 분위기를 씁쓸하게 했다.
그러던 김연경의 표정은 잠시 후 밝아졌다.
절친한 친구이자 브라질 주장으로 함께 좋은 경기를 펼쳤던 나탈리아가 다가와 팔을 벌린 덕분이다.
코트에서 재회한 두 사람은 서로를 꽉 껴안으며 각각 축하와 위로를 건넸다.
김연경과 나탈리아는 과거 터키 리그 페네르바흐체와 에즈자즈바시으에서 두 번이나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당시 현지 한식당에서 소주잔을 기울인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서로 다른 리그에서 뛰는 지금도 채팅이나 전화 등으로 수다를 떨며 우정을 유지하고 있다.
나탈리아는 김연경의 유튜브 채널에도 출연했는데, 팬들도 ‘나띠’라는 애칭을 선물하며 그를 응원하고 있다.
김연경은 지난해 V리그 복귀 당시
“나탈리아가 여기로 오면 한국 배구 발전에도 도움이 되고 나랑 친하니까 더 좋을 것”이라며
나탈리아를 언급한 바 있다. 나탈리아 역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김연경은 친구이자 빅스타이고 나는 그녀의 열렬한 팬”이라고 말했었다.
둘은 앞서 도쿄올림픽 조별예선 1차전을 치르면서도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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