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홈으로 쓰는 광주구장. 광주구장은 비만 오면 맨땅인 내야가 진흙탕으로 변하고 잔디가 깔려 있는 된 외야는 물이 빠지지 않아 경기 운영이 어렵기로 소문난 ‘최악의 구장’이다.
올 시즌 전반기에 기아는 비 때문에 치르지 못한 경기가 8개 구단 중 제일 많았다. 14게임을 치르지 못했는데 이 중 12경기가 홈인 광주 경기다.
경기 당일 비가 자주 온 탓도 있지만 전날 비가 많이 오면 다음날 날씨가 개더라도 운동장 사정이 좋지 않아 연기된 경우가 많다. 배수시설이 너무 열악하기 때문이다. 우스갯소리로 광주구장에는 외야 잔디밭에 미꾸라지가 서식한다는 ‘믿지 못할’ 말이 돌고 있을 정도다.
19일 경기가 갑자기 내린 굵은 빗줄기 때문에 강우콜드게임으로 끝난 뒤 맞은 20일 광주구장.
다른 지역과 달리 광주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고 때로는 따가운 햇살이 비출 정도로 날이 갰다.
구장을 관리하는 직원들은 아침 일찍부터 경기장에 나와 ‘수동’ 배수작업을 벌였다. 걸레로 물을 훔치고, 스펀지로 물을 빨아들이고.
내야는 어느 정도 정리됐지만 우익수쪽 외야는 러닝할 때 신경이 쓰일 정도로 물이 남아 있었다. 어렵게 경기는 진행됐다.
여기서 이날 오전 ‘수동’ 배수작업을 했던 한 구장 관리인의 충격(?)적인 증언. 스펀지로 물을 빨아들여 양동이에 퍼 담다 화들짝 놀랐단다. 다름 아닌 물방개가 기어 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문으로 떠돌던’ 미꾸라지는 아니었지만 물방개를 본 그는 깜짝 놀라 뒤로 넘어질 뻔했다고.
비만 오면 물이 안 빠지고 질퍽거리는 광주구장. 물방개가 광주구장의 현실을 여과 없이 보여준 셈이다.